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2440

살아 가는 길목

뒷집 형님께서는 다리가 아퍼셔서 2층 집으로 올라가지 못하셔서 1층가게를 조금 막아 방 한칸 주방 한칸으로 공사를 해서 2층에는 지금 50대 후반인 딸이 살고 혼자서 1층에 살고 계셨다. 올 해 아마도 여든 후반이지 싶은데 머리도 맑으시고 피부도 혈색이 좋으신데 지팡이를 짚고 다니신 것은 오래 되셨다. 김장을 한다고 마당에 배추를 절여 놓고, 마당에 내려 가는데 뒷집에서 학생 이거 하는 말소리가 들려서 가 보니 수도가에 펑퍼지게 앉아 계셨다. 내가 앉았다 일어서지 못해 한시간째 이러고 있다 하셨고 나 혼자는 체중이 나보다 훨씬 더 나가는 분을 세울려 해도 힘이 들어가지 못하니 내가 기어서 가겠다 하셨고 이웃친구네에 가서 친구를 불러 왔고, 함께 겨드랑이 한쪽씩 팔을 끼어 서게 하고 방에 들어 가시게 했다..

샘물 2023.12.08

뇌의 질환

병이라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 환자가 많다는데,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에서 병원 치료를 받지는 못한다. 미국에서 10대 후반과 20대 20명에게 실험을 했다 한다. 두 그릅으로 한 그릅은 SNS 를 보면서 댓글도 쓰고 참여 하게 하고, 다른 그릅은 그냥 보는 것만하게 했는데, 그 시간은 같았다. 그냥 본 그릅에서는 우울증, 수면 방해등이 높았고, 적극적으로 참여 하는 쪽은 그 수치가 병적이지 않았다고. 생활 중에서 부딪히는 것에 관심을 갖고 부딪히는 사람과 무념무상으로 지내는 것의 차이가 있구나 싶었다. 나보다 12살 위이신 사촌 시숙 부부는 친척들의 결혼식 후 오랫만에 친척들이 같이 하는 자리에 아들한 사람이 저그 또래들이 앉은 상에는 못 앉고 우리 세대들이 앉은 상에 앉아 어머니 아버지 싸움을 말..

샘물 2023.12.01

12월 1일

한달이 가고 새달 첫날은 기대감도 있고 무엇인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 올해의 12월은 기대감도 없고 서둘러 한 해 살이가 끝나는 듯 하고 어제부터 많이 추워서 김장을 마치맞게 잘 했구나 싶다. 김장김치 이틀을 맛나게 먹고나니 새 반찬이 먹고 싶어 대빵 큰 코다리 한 마리 사둔 것으로 코다리 조림을 한다. 무, 당근, 육수물에익히고, 육수에 넣었던 표고는 건져 넣고 냄비 뚜껑을 덮지 않고 끓이면서 쌈배추 로 위를 덮었다.쌈배추가 달고 맛나고 시원한 맛도 배추 줄기도, 건져 먹고 할려고.둘이 먹는 반찬은 요란스럽게 하지 않는다. 불을 낮추면서 들기름 조금 넣을 것이다. 준서네가 1월 말경에 와서 자고 간다 했다. 말은 하지 않아도 남편이 명자나무를 몇개씩이나 들이자 한 것은 준서를 환영하는 맘일것이다...

샘물 2023.12.01

무, 배추 값이

예전 시골에서 먹거리 귀하던 시절 새댁이 친정갔다 오면서 사돈댁에서 음식을 보내 오면, 동네 어르신들 계신 댁에 내가 심부름을 다녔다. 노할머니들께서 정성이구나 솜씨도 좋으시구나라 하셨다. 사돈댁 음식을 정성이라 부르셨다. 나는 박스에서 개봉 해서 파란 냉이를 우선 보고 그 싱싱함에 놀랐고, 다 씻어 약간 물방울 무늬옷 새옷 입고 나드리 가듯이 방긋방긋 나물들이 웃고 있었다. 형제의 정이 아니라면 이런 선물을 줄 수가 없는 것이다. 그 맘이 전해져서 찡한 맘이였다. 친구가 칫과에 다녀 오는데 좌회전 차선에 들었고 인도쪽에 무, 배추를 트럭을 세워 놓고 파는데, 쌈배추거리로 보이는 것도 동치미 무 거리도 참 하더라고 가자는 전화가 왔다. 날씨는 전날도 춥다 했지만 벼락처럼 춥고 바람까지 불었다. 따뜻하다 ..

샘물 2023.11.25

작은 생각들

따뜻한 날씨에 명자꽃이 한 송이 피었다. 꽃몽오리 꼭 꼭 감추고 월동을 해야 하는데, 저 많은 꽃몽오리 잠이 깨었고 겨울에 동사 할 것 같다. 50년 전까지에는 부산에서, 김해에서 재첩을 잡아 그 재첩조개로 국물은 뽀얗고, 또 그러면서 투명하고 조개알은 무수하게 많은 재첩국을 골목골목 돌면서 재첩국 사이소~ 라 외치고 다녔다. 그 국을 사서 정구지 짧게 잘라 넣고 뽀르르 끓어 오르면 아침밥을 먹고 출근 할 수 있게 일찍 팔았다. 재첩조개라고 다 같은 맛이 나는것이 아니라 한다. 울산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민물에서 잡아 올린 재첩으로, 여름철 마당에 백철 솥 걸어 놓고 재첩국을 끓였다. 내가 중학생 때 재첩조개를 잡으러 사촌 언니와 오빠와 마을사람들과 함께 갔는데 물이 그렇게 깊지 않고 강에 앉으면 가슴..

샘물 2023.11.21

먹고 사는 것

2022년 산 메주콩이 생수병에 2병이 있다. 콩을 삶아 된장에 섞으려고 했었는데 매년 그렇게 했는데 이웃 친구가 TV에서 보았다면서 그렇게 매년 삶아 넣으면 맛이 들기까지 시일도 걸리고 된장은 오래 두면 검게 변하기는 해도 더 검게 변하게 된다 하더라고 해서 그냥 두었는데 된장도 물기가 있고 괜찮았다. 메주콩 두 됫박 손으로 가려서 햇빛 한나절 널었다 생수병에 두고 먹는다. 보리효소란 것을 선물 받았다. 보리효소를 넣고 아마도 콩을 삶아 넣고 된장으로 담으면 되는 모양인데 어제는 자경농이 오는 월요장이라 두 되 약속을 해 두었으니 받으러 가야 했다. 콩 두되와 상추도 샀고, 마늘은 김장에 필요한 것은 집에 있는 것을 다 까니 충분 할 듯 한데, 설 쇠고 내년 햇마늘이 나올 때까지 추렴으로 먹는 마늘도 ..

샘물 2023.11.21

따스한 마을 이야기

새봄부터 옥상정원은 꽃이 피었고 새싹이 나고 구근과 꽃씨를 심고 나는 밝고 따뜻한 일을 했다. 이 꽃들은 어제까지 피었던 꽃을 꺾어서 가는 걸음에 실내를 따뜻하게 해 준다. 김장 언제 하느냐고? 김장에 들어가는 채소와 황석어 담는 조기새끼, 보리새우, 미나리등, 생강을 해마다 칠성시장에서 사다 쓰는 줄 아는 친구의 전화였다. 어쩌다 보니 바뻐서 올해는 배추사러 매천동으로 가서 다 사온다 했더니 줄것이 있다고 우리동네 전철역에서 만나자고 했다. 무심코 안부라고 들은 것이 대답을 잘 못해서 친구가 무엇을 들고 우리동네까지 오게 되었다. 내일은 시간이 있을거니 가겠다 했더니 그냥 우리 동네 전철역으로 나오라 했다. 자정이 넘었으니 어제이지만 건고추를 15근 딱았고 오늘 날이 밝으면 마늘을 까고 김치통도 준비해..

샘물 2023.11.18

터가 좋은지

내과약은 수년전부터 받아 오던 병원이 있고, 예방주사나 코로나 백신은 집에서 15분거리 의원급에서 하고. 위,대장 내시경은 전문의인 그 병원 의사선생님께 받은지가 올해로 두번째이다. 오전 10시 이전에 내시경 검사를 하고 10시 이후에 일반 환자를 보는데. 개업한지 3년차인데 환자가 많다. 그리고 병원 분위기도 쾌적하고 의사선생님도 젊으시다. 오전 8시 10분까지 오라는 연락이 와 갔더니 나는 환자복을 입고 침대에 누웠는데 간호사는 이런저런 준비를 하면서 살짝 살짝 말을 건네 주었고, 위내시경을 시작 했는데 간호사는 내 등 뒤에 서 있고, 비수면으로 하는데 의사선생님도 들어갑니다 하더니 꿀꺽 삼키듯 하세요. 이제 깊게 들어 갑니다 하더니 빨리 끝내었으면 하는데 거의 다 했습니다. 간호사와 둘이서 참 잘 ..

샘물 2023.11.16

어떤 삶을보다

TV예능에서 본 어느 사람의 일과였다. 약간 고지대이고 대지는 넓지 않고 약경사지이고 지붕 쪽으로 올라가는 곡선의 좁은계단으로 올라가면 바로 지붕이 있어 그 지붕 위에서 연결해서 빨래줄을 만들어 이불빨래도 널고 옷가지도 널고 세탁기가 뒤란에 있어 세탁이 끝난 빨래를 뒷 창문으로 안으로 던져 넣을 정도로 협소 했다. 그 좁은 곳 지형을 이용해 포차를 작게 만들고, 그 집 자체가 만들어 내는 일도 많아 보였다. 어항도 놓고, 이끼류도 키우고, 즐겁게 일하는 그는 서울 명동거리의 일원이 되어도 깔끔하고 잰틀하게 보일 세련 된 40대였다. 서울 좋은 아파트에서 편하게 살지 않고 변두리 동네에 작은 집을 사서 불편해 보이는 생활을 즐기고 살고 있었다. 하루 종일 이 일이 끝나면 다른 일을 하고 일로 지쳤을 것인데..

샘물 2023.11.13

몇십년 같이 산 시어머님 성함도 모른다더니

어느 때 시골 오일장에 갔었다. 시골오일장은 일단은 붐빈다. 나물을 사는 아낙이 할머니 연세가 어찌 되세요? 내가 어째 나(나이)를 아노? 해마다 바끼는 나 (나이)를. 내가 용띠다 라 답 하셨다. 그 때 나는 해마다 바끼는 나는 모르겠고 용띠다 하시길래 우스개를 재미있게 하신다 싶었다. 그런데 미장원에서들 한번은 나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딱 잘라 몇살이라 하는 사람도 있고 띠로 말 하기도 했다. 실상 예전 우리들이 어릴 때는 시골에서 여자 어른들의 이름은 들을 기회가 거의 없다. 그러니 며느리가 시집 올 때도 시어머님 성함을 들은 적도 없고, 시집 와서도 성함을 들은 적도 없게 살기도 했다. 그러니 몇십년 같이 산 시어머님 성함도 모르다더니란 말이 있는 것이다.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에는 제삿장..

샘물 2023.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