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2437

갑작스럽게 당하는

50여 년 지기들 한번 보아야겠다 싶어서 이 친구 저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그 친구는 평소 진동으로 해 놓고 전화를 받지 않다가 나중 확인하고 자기가 전화를 하는 사람인데, 30여분 있으니 전화가 왔다. 안부전화를 서로간 하고 나니 나는 오늘 처음으로 그런 일 당했다 한다. 텃밭이 전철을 환승해서 가면 멀어도 갈 수 있고, 농사철에는 일주일에 두번정도 남편과 함께 가서 가는 핑곗거리 만든다고 조금 심어 놓은 텃밭이라 했다. 일기예보를 보니 비가 또 온다 해서 모종이 늦어질 것 같아서 남편은 바쁘고 혼자서 핸드카트에 모종 담아서 집에서 나서 전철역으로 갔고, 내려가는 에스카레트 탄다고 한발 올렸는데 어지러운 듯한 것만 기억되고 할머니 할머니 일어 나세요란 말에 정신을 들었는데 몸에 힘이 실리지 않아서 자..

샘물 2024.04.24

나물만 먹고 살려나?

서문시장에서 지인이 고향에 다녀왔다면서 전화 와서 나물을 얻어 왔다. 많지는 않아도 오다가 이웃친구 나누어 주고. 서문시장에서 두릅이 핀 것을 사 왔고 미나리도 사 왔고 갯방풍나물도 사 와왔다. 마침 콩나물도 있어 나물 4가지로 밥은 비빔밥 그릇에 퍼고 각자 나물을 얹어 먹으면서 나물을 추가해서 저녁밥을 먹었다. 우리는 나물을 여러 가지 해도 고추장이나 맑은 간장도 넣지 않고 그렇게 먹기에 나물밥이라 한다. 얻어온 나물도 데치지도 않았는데 어제 월요장에 갔더니 어수리나물과 취나물이 좋아서 또 사 왔다. 어수리 나물은 직화솥에 어수리나물 데쳐서 들기름에 무쳐서 어수리나물밥을 할 것이고, 취나물은 5.000원어치 얼마 되지 않아도 데쳐서 말려 두었다 직화 솥에 나물밥을 할까 한다. 그렇다고 나물로만 밥 먹은..

샘물 2024.04.23

기특한 성우 이야기

초등 2학년이 되었습니다. 외할머니댁으로 저그 집에서 나설 때, 오늘은 할아버지 할머니 박카스 사드리고 엄마 아빠는 커피 사준다 하고 작은 자기 지갑을 가지고 왔다 합니다. 초등 2학년이 자기 용돈에서 쓰기는 큰 돈인데 편의점에서 박카스 두병사고 아빠는 커피를 빨리 골랐는데, 엄마가 고르는 것이 늦어지니 (성우 엄마의 해석) 돈이 아까운지 못 고르겠으면 사지 말아라 하더라고 했습니다. 저는 아기들에게나 아이들에게 인사를 공손하게 합니다. TV를 보다가 앉은 자세라도 삐닥하다고 저그 엄마가 니는 인사 제대로 해라 해서 저도 공손하게 인사 한번 더 했습니다. 떡국을 좋아 하고, 오징어 조림반찬을 좋아하고 삶은계란 노른자 빼고 흰자만 먹는데 7~8 개 먹는다 합니다. 떡국도 국물은 남기고 떡만 골라 먹는데, ..

샘물 2024.04.22

등 따시고 배 부른날

두릅나물 두릅나물은 예쁘게 피지 않은 순으로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이 일반적인데, 올해는 나물이 워낙 비싸니 엮어 파는 것은 없고, 투명한 플라스틱 통에 들어 있는 것을 마트에서 사다 둔 것이 있다. 경주에서 얻어 온 두릅도 먹었다. 어제는 서문시장을 갔더니 개량된 두릅나무가 아니고, 예전부터의 두릅이라 더 맛나다 하는데 두릅순이 핀 것이고, 사 와서 다듬어서 일반나물처럼 데쳤다. 다듬는데 손에 진이 묻었고 전날 종일 비가 온 뒤라 물기가 많았다. 데친 두릅에, 된장에 파 약간, 깨소금 참기름으로 나물을 무쳤다. 아주 부드러웠고 향이 좋았다. 두릅을 파는 사람이 미나리를 풀은 미나리보다 쑥 올라온 것을 고르지도 않고 그것도 하루전날 베었다면서 가져왔다. 고르니 반은 나가고 반정도 먹을 것이 남아..

샘물 2024.04.22

일 몰아하기

지인은 자기 장사를 크게 하는데 다슬기 철이면, 아내와 둘이 하는 장사를 아내에게 맡기고, 다슬기를 잡으러 다닌다. 내가 다슬기 알이 굵을 때 연락해 달라 해두니 언제라도 연락이 오면 내가 가서 가져오는데 어제는 늦었다고 가져다주고 갔다. 어제저녁 7시쯤에 가져 왔으니 밤에 할 수도 없고 뚜껑을 열어서 두었다 아침 식사 하고는 마당의 수도가에서 씻어 왔다. 10시 반쯤 전철을 타고 채소를 사러 나갔는데, 마트부터 들려서 식자재를 위주로 파는 곳에서 얼갈이 2단, 부추 3단을 사 왔다. 집에 돌아와서는 얼갈이도 부추도 다듬어서 씻어야 했고, 얼갈이와 갯방풍 1Kg도 다듬어 씻어야 했고, 데쳐야 했고, 다슬기도 까야했고, 그러니 쉴 사이가 없이 일을 몰아서 계속해야 했다. 남편이 다슬기 까는 것을 도와주면서..

샘물 2024.04.20

호사

큰꽃으아리꽃 경주 불국사 후원 겹벚꽃을 보고 내려오는데 몇 가지 나물을 파는 할머니 한분께, 취나물, 머위, 산초잎을 샀다. 분황사지의 유채꽃밭 막내동생이 준 미나리 한 단도, 외사촌 남동생의 집에서 준 두릅나물, 내가 집 나서는 전 날, 명이나물과 곰취 장아찌 담아 둔 것도 있었다. 경주 분황사 탑 아침 식사 때는 취나물 무치고, 두릅과 초장을, 갈치를 굽고, 취나물이 산 밑의 밭이라 하더니 예전 산나물 뜯어 온 듯한 나물맛이었다. 취나물을 놓고 초장을 넣고 밥을 비벼 먹었다. 분황사지의 청보리밭 저녁식사 때는 양념갈비를 남편이 굽고, 명이나물, 곰취장아찌, 산초 새순을 간장에 슬쩍 절였다가 간장물은 빼고, 고추장과 액젓갈로 깨소금, 생강꿀 넣고 고추장 지를, 취나물 무침을, 미나리강회를, 경주석굴암 ..

샘물 2024.04.17

오늘일기

옥상정원을 거니면 일거리가 생긴다. 장수매 어린 포트식물을 사다 심었다. 오늘은 캘리포니아 양귀비가 쪼끔 받아둔 씨앗을 찾다 못 찾았는데 찾게 되어 뿌렸고, 들깨씨도 뿌렸다. 4~5 포기를 세우고 보드라운 모종 때 뽑아서 반찬을 하면 될 것이라 씨앗은 많이 뿌렸다. 일단은 씨앗을 품어 줄 통에 물이 빠지라고 밑바닥에 거치를 놓아주고 흙을 얼마간 놓아주고 거름을 섞은 흙을 넣고 씨가 닿는 곳에는 거름 없는 흙을 놓고 씨앗을 심어 둔다. 흙에 바로 심는 것과 달라서 일이 많다. 마트로 가서 토종닭이 세일이라 한 마리 샀다. 백숙을 하면 두 번을 먹고 남은 것으로는 죽을 끓인다. 로컬푸드에서는 삼겹살이 세일이라 사 왔다. 닭백숙을 먼저 해 먹고 냉동해 두었다 먹으면 된다. 오늘은 마트에서 85~86세로 보이는..

샘물 2024.04.13

어제 월요장에 가다

마트 진열대에서 나물을 사는 것이 아니고, 월요장날 자경농들이 가지고 오는 흙도 묻었고, 하나하나 쑥 다듬듯이 다듬어야 하니, 크게 면포를 만들어 놓고. 보통 때는 접어서 사용하고, 가짓수가 많으면 넓게 펴서 사용합니다. 도마 칼질을 하거나 열무김치 등등을 담을 때는 면으로 만든 큰 천이 따로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야 손바느질로 가쪽을 얌전하게 했을 건데, 그냥 천 찢어서 합니다. 2.000 원하는 깻잎 한 뭉치가 양이 많아서 샀더니 장을 펴고 그 자리에서 묶어가면서 팔던데 그냥 조금 더 주더라고요. 요즘 토종부추가 만나기 어려운데 냉상 정국지가 빳빳하고 맛나게 보여서 생 저러기처럼 하려고, 우엉잎도, 시금치도, 사진에는 없어도 상추도, 표고버섯도 샀습니다. 햇양파도 한단 샀습니다. 머위는 아침에 나물로..

샘물 2024.04.09

꽃 보러 친구들이 온다고

네 사람 형편이 맞는 날 약속을 잡는데 꽃친구들이 29일 옥상정원 꽃을 보러 온다는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러면서 그 날 분갈이 넷이서 하자 하던데, 다년생들은 다 해 두었고, 괜찮다고 꽃구경 하고 밥 먹고, 낙동강 보로 가보자 했습니다. 오늘은 역시나 힘든 일을 저는 보조이고 남편은 힘든 일을 하면서 뭐 가져다 달라는 것이 많아서 여러번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했더니 나중에는 입안이 소태 같았습니다. 샤워를 하고 두사람이 벗은 옷이 많습니다. 봄비가 소록소록 오고 있습니다. 따뜻한 보온쇼파에서 낮잠 좀 자고 나면 고단함이 다 풀릴 것인데 낮잠은 1년에 2~3회 정도 자는 정도라서 저가 낮잠을 자면 모두가 조용하게 해 주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꽃몽오리가 왔는지 황송할 뿐입니다. 그러면서 다 개화를 할..

샘물 2024.03.25

쓴냉이 비빔밥

예전이라 하기에는 가깝고, 세상이 하 빨리 변해서 그 때는 냉장고도,세탁기도 없었고, 전기밥솥이 나오기 전에 보온밥솥이, 세탁기가 나오기 전 짤순이라고 빨래를 다 하고 물기를 짜는 탈수기가 먼저 나왔고, 세탁기가 나온 때는 2조식으로 한쪽은 세탁을 하고 한쪽은 탈수를 하고 그런 시절이였다. 동네 시어머님 친구분들은, 나이 차가 있어셨고, 시어머님께서는 내가 결혼을 음력정월에 했고 그해 마흔 다섯이셨다. 그 때는 일본에서 기모노를 만드는 비단천을 염색하기 전 홀치기란 간단한 털이 있고 그 일감을 가지고 아침 식사 하고, 손빨래 하고 집 청소 하고는 남편이 저 세상 가신 집에서 모여서 홀치기를 하다가 철 따라 감자나 고구마를 삶고, 막걸리 반주전자 달라 하면 동네 수퍼에서는 동네 안어른들 모여서 드신다고 한..

샘물 2024.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