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기다릴 자식이 있어야

이쁜준서 2025. 4. 17. 10:13

시골 친구는 형제가 5남매이다.
친구는 5남매의 맏이였고,
친정집을 비우지 못해  도시 집은
시골가 있는 동안 비우고 친정집에서  밭은 거의  묵히고 반정도 소일  삼아 농사를 짓고,
마당 안이 20여 평이라   채전밭으로
또 꽃도 심는다고 한다.
그 꽃밭에 작년 올해 꽃을 나누었다.

친구는  동생들 삼 남매가 공부할 때는 우리 도시 친구네 집에 와 있었다.
우리 집과 앞, 뒷집이라 친구의 동생들과도 인사하고 지냈다.

부모님들께서는 5남매 다 결혼시키고는   모심기철에는 다 와야 했고, 또 명절에도  친구 아버지께서는 오지 않은 사람은
참기름, 들기름  한병도 못 주게 해서 어머니께서 아버지 모르게
다른 형제 편으로 보내 주셨다 했다.

그러니 그 마을에서  자식들이 일찍 땅 팔아 간 집에는  명절에도 자식들이 수년간 오지 않아도
친구네 친정집은 냉동실에는  생선, 육고기들이 늘 들어 있다고 했다.
요즘이사 택배가 잘 되어 있어
두 딸들이, 또 아들이 육고기 사서 보내고 ,
간식이 될만한것들까지 보내온다고 했다.

명절이면 동생 4명과 시집간 사촌 여동생들 2명까지 온다고 한다.
친정부모님 추도식을  친구가 살고 있는 고향집에서 한다 했다.
사촌여동생들은 친정어머니 일찍 돌아가셔서 친구네 친정 모친께서
혼주처럼 결혼을 시킬 때   도시에
친구가 살고 있으니 그 바라지를 친구가 했다.

그러니 그 동생들도 친구가 시골에
살고 있으니 친정처럼 오고,
들기름 짜서 동생들 줄 때도.
반찬 해서 줄 때도 동생들과 같이 준다고 한다.

해마다는 아니지만 가끔 들기름도,
고추장아지나 무 오그락지를
나에게도 줄 때도 있다.
만나지 않고 몇 달을 지내도
이 친구와는 정은 여전하고,
친구 남편께서도 두 분이  와서 2박 3일   지내다 가시라는 말씀을 고맙게 하셨지만 몇 년이 흘러도 한 번도 안 갔다.

이란 유목민 이야기

내가 보는 이야기는 아들이 셋이고 결혼한 딸들이 둘인데,
큰 아들은 아이들이  아직 요람의
쌍둥이까지  8명인듯하고,
둘째는 결혼해서 아직 아기는 없고
20세 정도로 보이는 셋째가 있다.

그들은 둘째를 중심으로 성실하고
정 나누는 것도  내가 어려서 집성촌 시골에서 자랄 때를 잊고 살았는데
그래 그랬지 싶은 이야기들이 많다.

오늘은 큰아들이  건축업을 시작해서  둘째와 셋째와 며느리가
큰아들 집으로 가 있다가
비가 오고 준비할 것도 있어
며칠 쉬게 되어 간후 처음으로
시골 부모님께로 가면서 먹거리를 얼마나 많이 샀는지  셋이  걷지도 못할 정도로 짐에 눌리는데  그 짐을 셋이 나누어서 차에서 내려서는
산길을 걸어서 강철 와이어에 도르래를 타고 강을 짐이고 사람이고 건너야 하는데,
그렇게 집에 가니 반대편에는 부모님께서   나와서  짐을 받고,

내가 오늘 느낀 것은 자식이 있는데도 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기다릴 자식은 노부모들에게는 있어야 한다 싶고,

비록 명절이 되어도,
명절이 아니라도,
부모님 계신 집에 안 가는지,
못 가는지 몰라도,
갈 곳은 있어야  되겠다 싶었다.

비는 오는데  주저 앉을 정도의 짐을
지고 미끄러운  비탈 산길을 걷는데
그 모습들에서  내 눈가는 촉촉이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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