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2024/02 12

어느 팔순의 부부

07시30분즈음에 수술을 마치고 우리 병실로 팔순의 수술환자 할아버지와 그 아내인 지팡이를 짚으신 할머니와 아들이 왔다. 환자가 80대이시고 2시간 수술을 받으셨으니 중하시고, 간호사가 일단 병실 침대에 옮겨 눕게 하고 이따만한 기계도 들어오고 잠시 분주하더니 환자가 주무시면 안된다는 주의를 주고 갔다. 병실은 아침식사를 먹고 있는데,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깨운다고 일어나~아. 하다하다 안되니 나하고 눈 맞추자~~~아 듣는 사람들은 그 연세에 콧소리 애교로 들려서 모두 웃음을 웃음 참아야 했다. 할머니는 절박 하셨을 것이라서. 세살 아기에게 달래듯이 하는 말로 듣겼다. 보호자가 앉을수 있는 의자는 한 개인데 그것도 아들 앉으라고 침대 끄트머리에 엉덩이만 살짝 걸쳐 앉았던 할머니는 걱정이 되어 지팡이 짚으시..

샘물 2024.02.29

노환이라고?

어줍자는 병으로 간단한 수술을 한 남편의 보호자로 병원에 와 있다. 집에서도 잠을 제대로 못자니 어제 밤에도 제대로 잠을 못잤다. 같은 호실에는 하루 한번씩 수술을 세번 했다는 옆 침상의 아저씨는 잠들지 않으면 아내에게 고함으로 말을 하시고 아프다 하시고, 반대편은 저녁 때가 되니 유치원생 아이와 그 엄마가 오고 밤에 집에 갈 때까지 요란스럽고, 건너 아저씨는 좀 나아 가는지 일장연설을 하시면서 커텐을 열어 놓고 있고, 아홉 침상이다. 다행히 남편은 경과가 좋아서 작은 병에 진통제가 든 병을 달았고,링거도 달았지만 아프지 않다고 했고, 2박3일 일정으로 내일 퇴원이 될 것 같다. 밥은 보호자 것까지 신청했고, 물은 매점에서 생수를 샀고, 모든 과정이 순조롭다. 수술은 회복기가 문제인데 집에 가서 두달까지..

샘물 2024.02.28

甲辰년 정월대보름

오늘이 정월 대보름날이고 두번째 말날이다. 장을 담으려고 메주도 씻어 말려서 장독에 넣어 놓았고, 하루 전날 소금물을 만들어 하룻밤 재웠다가 웃물만 따라 넣는데 전 날 종일 비가 오락가락해서 시작도 못했다. 삼다수 생수를 동네 슈퍼에서 사니 6개 담긴 팩포장을 4개 사니 30.000 원이라 한다. 메주 한말 콩으로 쑨것 10장에 180.000원, 소금 12Kg, 물 2리터 22개, 염도계로 20 으로 맞추어 저녁때 소금물을 떠 넣으면 된다. 보름 음식 나물 아홉가지 하는 것은 접고 다섯가지를 했다. 콩나물과 무채 썰어 볶아서 익히는 나물은 뺐다. 설에는 해놓고도 딱 한 번을 먹었을 뿐이여서 고사리 한뭉치를 삶으니 양이 많았다. 코다리로 심심하게 국물 있게 짤박하게 지졌다. 밥은 팥,강낭콩 분홍, 강낭콩 ..

샘물 2024.02.24

기장으로

동해남부선 기장역으로 가는 것 첫차가 09시37분이었고, 기장역 도착은 11시 39분이었다. 요금은 경노 7.100원 KTX로는 부산까지 46분이 걸리고 경노 12.000원이 였다. 태화강역의 풍경 오랫만에 동해남부선을 탔더니 일단 기차가 횟수가 줄었다. 출발해서 하양,영천, 경주,북울산, 태화강역, 남창역, 기장역, 예전의 시골역들은 서지 않고, 울산 북구쪽에서 경주 쪽으로는 폐선이 되고 새로운 선로가 개설 되고, 예전은 경주 시가지와 인접한 경주역도, 불국사역도 없어지고 신경주역이라고 KTX가 서는 역이 따로 있었는데 그 역의 이름을 신경주역에서 경주역으로 바꾸었다 한다. 봄에 경주에서 만나자 했던 울산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딸이 경주에 있어서 승용차를 타고 다니니 잘 모른다고. 호계역이 없어지고 ..

샘물 2024.02.22

노년에서 보는 동생들

핸드백에 필기구를 넣고 다니지 않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역사가 사람들 소리로 와글와글 해서 역사 밖으로 나갔더니 햇살은 따뜻하고 조용했다. 부산을 갈려고 기차표 예매하러 갔는데. 폰에 디스토리를 열어 새글 창에 우선 동해남부선 하행 기장,날짜, 기차 시간과, 1인, KTX, 날짜,상행, 시간, 1인 을 역사 밖에서 적어 비공개로 해둔 것을 펼쳐서 폰을 창구에 넣고 카드를 들고 있었더니 창구 직원이 나를 보면서 우선 하행선입니다. 라해서 대답을했더니 아하 듣고 말하기가 되는 사람이구나 싶은 듯 보였다. 할머니라서 표를 보여 주면서 일자 시간등의 중요한 곳에 동그라미를 쳐주면서 확인을 해 주었다. 나는 이 일을 어떻게 간편하게 상대방이 알아 듣게 하나를 생각한다. 병원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의사선생님방에 ..

샘물 2024.02.18

버릇

오늘은 아주 따뜻하고 봄 바람은 살랑인다. 거실바닥이 따뜻해서 보온쇼파에서 내려 와 거실바닥에 눕기도하고 엎드리기도 하고 예전 어릴 때 시골에서 밖에서 소풀 캐고 들어와 작은 이불 들치고 따뜻한 온돌바닥의 그 감촉이 본능적으로 노년의 나를 거실 바닥에서 놀게 한다. 4월이 되면 풀들이 제법 자랐다. 호미로 뿌리까지 캐서 삼태기를 봇물 도랑에 설렁설렁 씻어서 가져다 놓으면 저녁 쇠죽을 쑬 때 넣어 주었다. 절대로 남자 아이들이, 엄마들이, 아버지들이 나가지 않았고, 초등학생인 여자아이들이 논둑 밭둑을 돌면서 봄바람에 손가락이 굳어 호호 불기도 했다. 그러니 그 들에서의 추위와 따끈한 온돌은 너무도 따뜻했다. 봄이 일찍 오는 둣 하다. 남편은 극세사 이불을 덮고 양모이불 얇은 것도 덮고 겨울을 났는데 어제밤..

샘물 2024.02.16

메주,검은 깨, 청국장말린것 오다

한말콩으로 쑨 메주 10장, 청국장 말린것 3되. 검은깨 2Kg, 30만원 송금했다. 메주는 잘 뜨고 다글다글 하게 잘 말라 있었다. 오랜 지인의 누님인데 메주 쑤기 전에 주문을 했고, 2022년에 이어 두번째 주문이고, 작년에는 이웃친구에게 소개 했는데, 우리집 간장이나 된장, 이웃 친구네도 장이 맛이 있었다. 어제 택배가 왔는데 감사 했다. 하루 전 날 청국장을 해서 말려서 줄 수있느냐 했더니 메주 쑬 때 만들어 건조 해둔 것이 있다 해서 살 수 있었다. 청국장 말린것을 분말로 해두고 먹으려 했던 것인데 된장을 끓이면서 조금 넣었더니 된장찌개가 맛이 있었다. 올 해 산 콩들은 당진의 황토밭에서 농사를 지은 것들이다. 돈을 주고 사도 자경농들께 사는 것은 감사한 맘으로 사게 된다. 아는 분이 농사 지으..

음식 2024.02.15

장 담는 최적의 날

시어머님과 살 적에는 늘 음력 정월 초 사흘에 담았다. 그러다 정월 첫 말날에 담았다. 어제가 정월 초사흘이고, 첫 말날이 겹친 날이였다. 그러니 최적의 날인 것이다. 메주를 주문 해두면 설전에 오는데 올해는 어제 말로 내일 보내겠다고 했다. 괜찮다. 둘째 말날에 담으면 된다. 오랜 지인의 누님이 메주를 쑤어 판다고, 누나가 좀 팔아 달라 한다는 부탁에 한 해 당겨서 담았던 것이 2022년 이었다. 메주를 옥상으로 올리고, 메주 씻어서 말리고, 장독 소독하고 등등으로 일이 많은데 2년 뒤 내가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으로 당겨서 올해 또 장을 담는다. 친구는 그 때 못 담으면 자기가 담아 준다고, 몇번이고 말리는 것을 내 고집이 아니고 이유 있는 생각으로 올해 담는다. 장 담는 것을 남의 손을 빌리..

음식 2024.02.13

여유를 가지고

꽃피는 식물을 가꾼다는 것은 키우는 재미, 키워서 꽃을 보는 재미, 친구들과 주고 받는 재미 현재의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더해 희망사항을 가지게 하는 일입니다. 요즘은 옥상에 올라가면 새싹이 올라 오는 봄은 아니라도 3월에 꽃이 필 명자나무들이 꽃눈을 열고 꽃 몽오리를 키워 가고 있어서 봄이 오고 있구나하고 신비스러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실내에 들어오면 낮이여도 보온쇼파를 들락 거리고, 보온쇼파 위에 퀸사이즈 겨울이불로는 조금 얇은 것으로 두었더니 가벼워서 좋고, 몸에 착 붇지 않고 따뜻한 공기층이 있어 좋습니다. 두꺼운 이불도 못 덮고 답답해서 발을 쏘옥 내었다가 추워서 이불 속으로 넣고, 아직도 겨울입니다. 내 어린시절은 바다도 청청해역이었고, 공기도 맑았습니다. 어린시절 겨울에 해운대 동백섬 광안리..

샘물 2024.02.12

설날 1 2024년설날에

작년 작은 포트로 들인 칼란디바가 화분 한가득 꽃이 피고 있습니다. 중학교 가사실습 시간에 약식을 한적이 있다. 고등학교 때는 가사실습실도 따로 있었으니 적게 잡아도 3번은 했을터인데 양식에 가까운 일품요리라는 것만 기억난다. 그 때 일품요리란 말을처음 들었는데 한가지 요리로 한 끼니가 되는 것이라 했다. 누가 올 것이라 약속 된 것도 아닌데 아이들이 와도 한상차림이 될 정도로 식재료를 사 놓고 한가지씩 해서 따끈할 때 밥과 겻들여서 맛나게 해 먹었다. 설날인 오늘 아침 식사는 나물 6가지 해서 나물밥을 먹었는데 흙도라지를 사서 손질한 것인데 쓴 맛보다 단맛이 더 있었고, 시금치 나물과 미나리 나물이 있었는데 하얀 쌀밥에 초록나물 색이 아주 고았다. 어제 기름진 음식을 먹어서 조기 한 마리도 굽지않았다...

샘물 2024.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