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님과 살 적에는 늘 음력 정월 초 사흘에 담았다. 그러다 정월 첫 말날에 담았다. 어제가 정월 초사흘이고, 첫 말날이 겹친 날이였다. 그러니 최적의 날인 것이다. 메주를 주문 해두면 설전에 오는데 올해는 어제 말로 내일 보내겠다고 했다. 괜찮다. 둘째 말날에 담으면 된다. 오랜 지인의 누님이 메주를 쑤어 판다고, 누나가 좀 팔아 달라 한다는 부탁에 한 해 당겨서 담았던 것이 2022년 이었다. 메주를 옥상으로 올리고, 메주 씻어서 말리고, 장독 소독하고 등등으로 일이 많은데 2년 뒤 내가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으로 당겨서 올해 또 장을 담는다. 친구는 그 때 못 담으면 자기가 담아 준다고, 몇번이고 말리는 것을 내 고집이 아니고 이유 있는 생각으로 올해 담는다. 장 담는 것을 남의 손을 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