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멀리서도 이해가 되는 사이 / 김장 양념정리

이쁜준서 2024. 12. 2. 16:42


사람과 사람은 서로 다른 개체이니
같을 수도 없고 서로 다른 시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통한다는 말과 이해가 된다는 두 단어를 생각하다
이해가 되는  사이라 적었다.
블로그 하면서 적당하게 부를 단어가 모자라니 통틀어서 블로그
친구라 부른다.

50여 년의 친구 그보다는 짧아도 몇십 년 친구 하고도 하지 않는
댓글 답글이라는 미명하에
대화를 나누지만 그 대화상에서는
친구이지만 또 허상이기도 하다고 본다.
블로그 상에서 여러 번 만나 여행도 다니고 절친이다 싶은 친구가 가고 나니 그 댁 남편분 차를 타고 다녔으니 그분께서 우리 차는 아무나 탈 수없는데 준서할머니는
남이 아니다 하실정도였는데,
가시고 나니 정작 그 남편분의 전화번호를 모르니  그만 끝났다.

실제로 오늘 담는 김치도 맛 보여 주면 외로울 때 언니 같은 따뜻함이 초 단위로 지나버리겠지만
그런 따뜻함을 주고 싶었다.
참 멀고도 먼 곳에 사시는데,
그러니 맘뿐이다.

작년에는 남편이 하늘이 집에 가 있어 처음에는 김장하러 2박 3일은 오겠지 했다.
하늘이 엄마가 아빠가 올해는 김장하지 않는다 하신다고.


늘 같이 배추 사서 같은 날 둘이서
두 집 배추 절이고,
같은 날   씻고,
같은 날 양념 버무리고,
그리고는 그다음 날 택배 보내고,
힘겨웠어도 배추 30 포기 김장을 친구와 함께 했다.

이웃친구의 딸 성우 엄마가,
올해   준서할아버지가 김장 때는 많이 도와준다고 양념도 큰 주걱으로 섞고, 배추고갱이 따서 현관 앞으로 올리고 양념 바른 포기들을 비닐 깐 김치통에 채우면 양념 닦을 것은 닦고 김치냉장고에 넣어 주고,
내가 그릇들을 마당에서 씻을 동안 남편은 거실 청소를 하고.
어찌 보면  준서할머니보다 더 많이 하신다 했던 모양이다.

저는 경상도 남자분들이 김장을 돕는 것은 이야기로도 못 들었다고,
아저씨 고향은 어디세요?
대대로 경상도 사람이다.

누구에게도 진실하고,
야단스럽지도 않고,
조용하고 따뜻한 사람이어서
처가 쪽 친척 어르신들께서도
내 동생들도 참 좋아하는 사람이다.
어제도 손목에 파스를 붙여주는 손이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올해는 내가 션치 못해서 준서
할아버지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했다.

나는 아는 일이고 늘 해 왔던 일이라  시작하면 일 같지도 않게
하지만 남자이어서 어쩌다 하는 일이 하나하나 일거리가 될터인데
수고스럽다 싶다.



어젯밤 큰 스텐리이스 대야에
찹쌀풀과 생새우 간 것, 조기새끼 삶아 국물만 바친 것에
고춧가루 4Kg,
마늘 간 것 2Kg,
생강 280g,
새우젓갈 1Kg,
멸치 육젓 갈,
액젓 갈, 등을 넣었는데,
배추에 양념 발라서 간 보고
더 넣을 수도 있는데  우리 집 김장은 짜지 않게  한다.
오늘 아침 무 채 썬 것 약간 절이고
갓, 미나리,  청각, 참깨를 넣으면
양념  섞는 것이 끝난다.

찹쌀풀 끓이는 육수는
북어 2마리, 건표고  25ㅇg,
다시마를 넣고, 디포리도 10마리  정도 넣었다.



시작하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을 내년에 찾아 참고하려고
적으니 참 많기도 하다.

김장은 오전에 끝났고,
준서네 택배 접수를 12시 전 하겠다고
갔더니 11시 30분에서  12시 30분까지가 점심시간이란 안내
표찰 출입문에  붙이고
우체국 문은 잠겨 있었다.



1시간을 기다려야 해서 가깝게
공원에서 편의점에서  따근한
커피 두 잔 사서  늦가을 풍경
보면서  보냈다.



택배 보내고 오니 가기 전 동원 되었던 그릇들이 크니 마당에 내려서  씻어 놓고  갔는데도
거실 치우고 주방 치우고,
발매트 3개 세탁하고  벗은 옷
세탁기에 넣고, 화장실 청소까지
오후 3시까지  했다.
점심식사를 하지 않아서
아직 김장김치 맛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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