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나무꽃몽오리
처음 새로 돋아나는 잎들이 어느 정도 자라고 나니
잎 봉오리 속에 있어, 보이지 않아도 꽃몽오리가 될 것이 있게 보였다.
눈에도 보이지 않던 것이 참깨알보다도 더 작게 보이기 시작했고,
날로 날로 자라서 이 정도의 꽃몽오리로 자랐다.
오랫동안 친한데도 만나서 얼굴 본것이 오래 되면 전화 통화시에 하는 말,
' 얼굴 좀 보자'
' 그래 한번 보자 너무 오래 되었다'
그러다 한 번 보게 되면 친하기 정도에 따라 서로가 온 얼굴 가득 웃음띠고 어색하게
악수를 하는 것이 아니고 손 잡고 그리고 요즘이사 포옹이라 하지만 그냥 안아서
서로가 서로의 체온을 느끼게 된다.
같은 도시에 사는 친구들은 어떻게던 얼굴을 보는 것이 멀리 있는 자식보다는 더 자주였다.
사회적으로 중견이 된 아이들은 너무도 바쁘다.
그 먼 길 차 운전해서 명절에 오지 말라 한다.
이제 우리 부부가 간다.
명절에 가는 것이 아니고 무삼시에 가면 제법 오래 있다 온다.
그렇다고 영 안오는 것은 아니고 느닷없이 명절에 올 때도 있고, 여름휴가 왔다 가는 길이라면서
엄마 밥만 해 놓으시면 저가 가면서 배달 음식 시킬게요라 하고는 와서 밥 먹고 가는 것이
고작 40분이였던 때도 있기는 하다.
바쁜 자식들에게는 얼굴 한번 보자란 말도 않한다.
올려면 그 먼길 차 운전해서 와야 하고 와 보았자 길어야 1박을 하면 가야 하니까.
그런데 코로나가 같은 도시에 살고 있는 친구들간에도 얼굴 한번 보자란 말을 못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꽃을 가꾸는 친구는 저번에도 떡을 해 가지고 왔을 때 꽃이 피는 식물들을 챙겨 주었고,
이번에도 식물 서너가지를 이웃친구집에서 우리 집에서 준비한 것이 있고,
특별히 월동력이 좋은 수국도 사면서 그 친구것도 사 놓았고,
줄 것이 있는데 우리가 중간에서 만날까?
유리호프스 꽃
잎이 흰빛이 나고, 월동이 되고,
다년생으로 자라고, 꽃도 일년 내내 피고지고를 하고,
친구가 떡을 해 오면서,
이 꽃 한 포트와 녹색의 꽃삽까지 선물 했던 것
4월 초순 친구집으로 가서
해 주는 밥 먹고 셋이서 오붓하게 놀다 온 날
우리도 식물들을 가져 갔지만,
친구가 미리 사 두었다면서
두 사람에게 다알리아 폿트를 주었다.
이제 살음을 했는지, 새 가지들이 나와서 풍성하고
꽃몽오리들이 많이 생긴다.
집에서 점심 먹고 오후 2시쯤 저가 가지러 갑니다라 했다.
꽃이 매개가 되어서 4월에도 그 친구 집에가서 점심 해 주는 것을 먹고 느긋하게 놀다가 왔는데,
저번 떡을 해 가지고 왔을 때도 이런 저런 식물을 두 사람이 챙겨 주었고,
굳이 얼굴 보자란 말을 하지 않아도 올 해 세번째 만난다.
고광꽃이 필 때 꽃구경 올께요라 했는데, 빨라졌고, 또 시간이 맞으면 고광꽃이 필때 꽃구경을
하러 또 와도 된다.
이 코로나 와중에도 꽃을 가꾸는 사람들은 꽃이 있어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고광꽃은 하나 들이고 싶었다.
더 비싼 것도 때에 따라서는 들이기도 하는데, 파는 몸값이 과연 이 돈을 들여서 사야 하나?
늘 돌아서고, 그랬던 것을 재작년 가을에 멀리서 보내 주셨다.
작년에는 늦도록 새싹도 나지 않고, 수피는 벗겨지고 그러더니 늦게사 새싹이 가지에 보이고,
이내 화분의 흙에서도 새순이 올라와 쑥쑥 커서 지금은 내 키보다 더 컸다.
특별히 흰색의 큰 화분에 작년에 분갈이도 해 주었고,
올 해는 꽃몽오리가 가득 맺혔다.
흰색의 꽃이 피면 눈 부실 것 같다. 향이 좋은 꽃이다.
보내 주신 분께 정말로 감사 한 맘이다.
얼굴만 볼일로 만나는 것이 아니고,
꽃피는 식물을 나누고, 꽃구경을 하는 것이라 다른 어떤 친구보다 더 자주 보게 된다.
코로나 이 난리 중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