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식물을 새로 들이면 은근히 남편 눈치가 보인다.
화훼단지나 꽃시장을 돌아서 두서너개 사 오는 날은 일단은 현관에 두지 않고,
옥상으로 올려 두고 눈에 덜 뜨이는 곳에 둔다.
그래도 일부러 찾은 듯이 눈에 뜨여서 꽃 사가지고 왔데라 하는 날도 있으면,
몇개 샀어요라 단답형 대답을 한다.
늘 남편이 꽃을 심어 주었다.
그런데 이번에 장미 조팝을 사면서는 1차로 주문서를 넣고도 기다리는 시간이 일주일도 넘어가니,
그 간에 새로운 꽃들이 자꾸 올라 오고,
다시 2차 주문서를 넣어서 내일 택배 도착한다고.
그러니 1차, 2차 좀 양이 많다.
일단은 택배가 오기 전에 뭣을 샀네 하는 것을 알게 하기 싫은데,
발송 하는데서 문자도 오고 전화까지 오니 남편이 무슨 말이고?
꽃을 좀 많이 샀고, 그 택배 건으로 온 전화라 하면서,
꽃이 많다 싶어도 그냥 이쁘다 하고 넘어가세요라 했다.
좀 상냥하게 웃으면서 이야기 했고,
그냥 많겠지 하다가 이웃친구것도 있고 11가지나 되니 바로 보게 되면 놀랄 것이다.
흙과 화분을 준비 해 두면 남편이 심어 줄 것이다.
따따부따라 따지는 사람은 아닌데도 또 그만큼 많은 식물이 오면
무슨 꽃이 이래 많노?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의 이야기인 지라,
부탁을 했던 것이다.
남편 눈치 살핀 이야기가 아니고 남편이 잘 넘어 가 줄 것에 고맙다는 이야기 이다.
무엇이냐구요?
모종을 심을 때 아직 어리고 여리면,
햇빛도 가려 주어야 하고, 비가 와도 강한 빗줄기도
가려 주어야 살음을 할 겁니다.
작년에 어렵게 캘리포니아 양귀비란 노란꽃씨를 나눔 받아
꽃을 피웠습니다.
그런데 씨가 맺히지 않았고, 씨라도 정성스럽게
받은 것이 가을 파종을 했는데 발아 자체가 되지 않았지요.
그런데 옆에 있던 화분 2개에 합해서 5포기가
자연 발아해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어제 아침 정성스럽게,
숟가락으로 폭 떠서 그 5포기를 심어서 낮에는
햇빛 가리개로, 그러다 비가 와서
또 비가리개로 소쿠리를 덮어 씌웠습니다.
아마도 1주일 가량 보호 하다가 제 자리 잡아 줄 것입니다.
베르가못
작년에 멀리 양평에서 오래 된 블로그 인연님께서
초가을에 보내 주셨다.
지금은 다음블로그는 접었다.
새 식물을 잘 사면서도 베르가못은 망서리다 사지 못했던 꽃이다.
숙근다년생이다.
분갈이를 할 때는 지금의 키에 반에 반도 않된
여리고 여린 것이였는데,
꽃 삽을 푹 넣어 뜨내어 심었는데
이렇게 쑥쑥 자랐다.
지금 한창 자라는 연두색과 그 생명감이
꽃에 못지 않게 아름답다.
어울림
당조팝과 분홍빈도리와 무늬병꽃의 어울림이다.
비슬산에서 자연에 핀 말발도리 꽃을 보고, ( 그 향에 반해서)
말발도리를 살려고 원예단지에 나가 찾기를 한 3년차에?
꽃눈이 겨우 트이기 시작 했을 무렵
말발도리라면서 시골에서 5뭉치가 왔다면서
야생화전문점에서 샀다.
그 때로는 15,000원은 제법한 꽃값이다 싶어도 샀다.
말발도리는 아니였고, 더 이쁜 꽃이 피는 분홍빈도리였다.
한 2년 키우다 뿌리 나누기로 이웃 친구와 또 멀리까지 가기는 해도
여러곳은 나누지 못한 꽃이다.
수입종으로 거의 비슷한 것이
분홍빈도리라고 팔기는 하던데 이 꽃보다는 좀 투박해 보였다.
친구가 유럽 여행중에 높은 산을 넘어 가다가 보았고,
강원도 설악에서 높은 곳인데 비가 오는 날
꺾이고 꺽여서 키도 작고 꽃도 몇송이 피지 않아도 보았다 했다.
설악산 그 높은 곳에 누가 심었을리는 없고,
우리나라 자연산 야생화인가 했던 꽃이다.
분홍빈도리는 해마다 나를 감동시킨다.
아니 반하게 만든다.
컴퓨터 책상 옆 탁자에 둔 칼란디바 꽃
옥상정원의 언니들에게 가면 치일 것 같아서
원예용 꽃중에서도 원예용 꽃인데,
참 이쁘다.
컴퓨터 책상에서도 수시로 쳐다 보고,
일부러 꽃 앞에 서서도 보고,
이 작은 꽃이 어떻게 겹겹이 꽃을 피울까?
꽃을 피우는 식물들은 오래 친하고,
더 많이 알면,
더 신기한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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