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음식

장아지 담기

이쁜준서 2018. 6. 16. 23:09





장아지와 젓갈은 밥도둑이라고 한다.

예전 시골에서 도시락 반찬은 날씨가  더워지면서는 장아지와 멸치볶음을 자주 가져 갔다.

푸른콩잎을 된장에 박은 장아지, 동치미 무를 된장이나 고추장에 박은 장아지, 명절날 콩나물 다듬은 것중에

콩나물 발을 삶아 고추장에 박은 장아지, 짭자롬 했다.

보통 당년에 담은 것을 당년에 먹는 것이 아니고, 한 해 묵힌 장아지는 짭조롬하고 깊은 맛이 나는 것이였다.

내가 제일 좋아 했던 장아지는 어린 콩잎을 된장에 박은 콩잎장아지였다.

장아지 무가 장아지 고추장 속에서 곰삭아 아삭거리지 않은 발가스럼한 색의 고추장 장아지도 좋아 한다.

그리운 엄니의 손 맛이고, 또 흰쌀밥에 그 장아지들 얹어서 먹었던 그 시절이 그리워라.


그런데 이 세월은 짠 것이 몸에 좋지 않다면서 장아지도 삼삼하게라 하더니 삼삼하게보다도 염도를 더 낮추어야

자주 상에 올리고 먹어 준다.

작년에는 명이나물, 곰취 장아지를 했다.

짜지 않게 한다고 삼삼하게, 장아지 간장에 담그어 두면 점점 염도가 높아진다해서  맛이 들고는,

건져서 지프백에 넣어서, 냉동실에 넣어 두고 우리는 다 먹었는데, 아이들이 가져 간 것은 냉동실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한번 먹을만큼 몇장씩 실로 감아서 내어 먹을 때 편하도록까지 세심한 신경을 썼는데.

그래 이제는 반찬 만들어 주는 것 끝을 내어야 겠다 다짐을 했다.


올 해는 한참 나물이 맛이 있을 때, 곰취, 엄나무 순, 두릅 순등의 최상의 상태의 나물들이 있어도,

장아지 담지 않을 것이라 맘 먹었기에 냉장고에 건사를 잘 해 두고,  데쳐서 쌈으로 먹고 넘어 갔다.

택배로 나물을 구해서 장아지를 담으면 아이들 두 집에 주고 집에 남은 것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입만 잃었다는 핑계를 앞 세우고 정말로 고급 산채를 데쳐서 나물로 실컷 먹을 수 있었다.

잃었던 입맛도 찾았고,


5월 요일장에서 보통보다 잎사귀가 좁고 더 걀죽하게 생기고 대궁이 채로 낯설어 보이는 나물을 팔았다.

아주 예전 초등학교 시절 온 동네 아지매 처녀 고모들까지 깊은 산중으로 가서 산나물을 해 왔을 때 보았던것 같았다.

파는 사람은 명이나물이라 했고,

한 소쿠리 달라 했더니 더 사가서 장아지를 담아라 몇번을 권했고 세소쿠리를 사 와서 명이나물 장아지를 담았다.

염도를 최대한 낮추고 20여장씩 무명실로 묶어서 담았더니 막상 상 위에 놓으니 줄기는 잘라 버려야 했고, 잎사귀는 질겼다.

그래도 준서외할아버지는 육고기가 있을 때 상에 놓으면 잘 자셨다.

이번 아이들이 왔을 때도 상에 놓았더니 질기다하고 맛 한번 보면 먹지 않을 것이라 생각 했는데,

잘 먹었고, 갈 때 가져갈래? 했더니 주세요라 했다.

짜지 않아서 맛있다 했다.


오이, 양파, 오이고추, 마늘을 넣고, 진간장, 액젓갈,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물론 식초도, 매실발효액도 넣고

간은 아주 싱겁게 담았더니 입맛에 맞아 두번째 담은 것도 한보시기 정도 남았을 때 아이들이 왔다.

갈 때 오이 6개, 양파, 하나, 오이고추 약간, 담았던 장아지 국물을 따라 내어 팔팔 끓여서 담아 주었다.

육고기 먹을 때도 마늘도 들어 있으니 이 장아지 하나면 상추 쌈만 준비하면 된다.

집에 먹을 것이 없으니 새로 담아야 하고, 오이지도 담으려고 지하철을 타고 농산물 도소매 시장에 다녀 왔다.

오이 한 박스를 사고, 오이고추, 홍고추, 찜고추, 깻잎을 사 왔다.

핸드카를 가지고 가고, 지하철에 엘리베이트가 있어 다녀 올만하다.


TV프로그램에서 하는 불고기까지 할 수 있는 만능간장을 만들고,

오이 섞어 장아지 담을 간장도 만들고,

소금, 설탕, 식초, 소주 넣고 오이지도 40여개 담아야 하고,

오늘 할 일이  태산이다.









가스렌지가 검은색으로 닦아 놓으면 반지르하게 윤이 나고 한 인물 하지만,

양쪽으로 건전지 2개를 넣어 주는 것이 닳으면 음식을 하다가 불이 꺼진다.

그러고 나면 점화는 되면서도 불이 붙어도 이내 꺼진다.

아이들이 왔을 때 된장뚝배기를 끓이다가 불이 꺼져서 손으로 레버를 잡고 된장을 끓였다.

인덕션이 있기는 한데, 제 자리 넣어 놓았으니 필요할 때 말고  순간적으로 까스불이 갔을 때 꺼내 쓰지지 않는다.

음식을 하다 고온이면 건전지가 있어도 고온이라고 불이 꺼지고 잠시 두었다 다시 켜야 한다.

화재방지가 된다나?

솥이나 냄비 바닥이 약간의 곡선이 져도 이내 꺼져 버린다.

주방에서 열일하는 것이 가스렌지이다 보니 건전지를  여분의 것을 준비 해 놓았는데 쓰게 되고,

한 번 갈면 오래 사용하니 잊고 있다 보면 이번 같은 경우가 생긴다.

예전 주방을 개조해서 스덴상판의 가스렌지를 사용 할 때보다 개선되고, 개선 된것 이상으로 렌지 가격은

고공으로 치솟았고, 그렇게 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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