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살림을 차린 시절부터 자식 낳아 기르고, 결혼 시키고, 손주 보았고, 또 손주 키워 주는
몇십년 동안 보아 온 친구들 모임이 있다.
단지 신혼 때인 아직도 우리나라가 밥 걱정을 하던 때인 70년도 초반에 한동네에서 신혼을 시작한
이유 하나 만으로 한동네에서 10년이상씩을 살고는 제 각기 앞 서거니 뒤 서거니 그 동네를 떠나
조금 더 나은 집으로 이사를 갔었던 친구들 모임이다.
나이도 들쑥날쑥, 제 각기 배운 가방끈 길이도 다르고, 각 가정의 경제력도 다르고,
모임날 고기를 구어 먹는 집에 가도, 상 두개를 놓고는 준서할미와 한 친구가 도 맡아 고기를 구어도
바꾸어 굽겠다는 사람도 없이 30년도 더 그렇게 살아들 왔다.
버스를 타고 나갈 일이 있거나, 택시를 타고 갈 일이 있어도,
준서할미와 그 한 친구가 차비를 내었고, 내는 사람도, 그냥 타는 사람들도 아무런 생각 없이 그렇게 몇 십년을 살아 왔다.
어느 모임 날 준서할미가 팔목이 다쳐서 가게 되었고, 공료롭게 그 날도 고깃집에 갔는데,
오늘은 내가 고기 못 구어 준다고 했더니, 왜요?라고 반문 했고,
내가 손목이 다쳐서 그렇다고 했더니, 누군가가 고기를 굽고, 이제 내가 구을께라 하면서 서로가 교대로 했다.
그것이 시작이고, 서로 바꾸어 가면서 굽게 되었다.
여전히 차비는 준서할미나 또 한 친구가 내고 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당연하게 그래 왔고, 또 늘 믿거니.... 하고 아무런 생각 없이 살아 온 듯 했다.
그 중에는 아직도 월급 받고 일하는 사람이 2명이 있고,
손주들을 보다 보니, 손주 셋을 보는 친구도, 딸네 집에 가서 낳아 받아 보아 주던 손주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도
아이가 하나라서 아직도 주중에는 할머니가 없으면 않된다면서 주중 하루도 나드리를 못하기도 한다.
늘 이 사람 배려하고, 또 저 사람 배려하고 1박 2일 이상의 여행도 못 가고 있다.
더 나이 들면 힘든다고 올 해는 중국으로 4박5일 일정의 여행 상품으로 여행을 가자고 약속이 되었는데,
막상 여행을 주선할려 하니, 5월로 하자는 사람이 있어, 3월로 예정 했던 것을 5월로 연기를 했었는데,
여행사와 계약 할려 하니, 제 각자 이유를 들고 나와 양보를 하지 않아서,
여행 날자를 잡을 수 없게 만들어서, 2박3일 제주도 여행으로 바꾸었는데도, 또 갈 수 없게 만들었다.
옛정으로 40여년간 보아 왔던 친구들이 이게 뭐 하는 것인가? 싶어서
만정이 떨어져서 도저히 못 맞추겠으니, 여행 경비만큼 돈을 나눠서
각자 알아서 여행 가자 하면서 지난 달 결론을 내었고,
어제 모임에서는 지난 달 미안해서 나오지 않았던 친구까지 왔는데,
너무 믿거니.... 하고 다른 사람은 배려 하지 못하고 늘 그래 왔으니 이번에도 내 욕심대로 말 했다면서,
우리가 죽을 때까지 가야지..... 그런 생각으로 해 왔는데, 가을에 다 함께 놀러 가자면서 미안 하다고 했다.
그렇게 화해 분위기로 돌아 선 것은, 아마도 40여년간 정 든 것이 어느 순간에 깨어 질 수도 있다 싶어
위기감이 들었지 싶다.
준서할미와 나이차가 적은 사람이 3살이고, 많게는 10살까지 차이가 나는 사람들과의 모임이다.
누구를 해꼬지 할려 했던 것은 아니고, 자기 형편만 내 세우고, 친구들을 배려 하지 못했던 것이라
나만 정직하게 살고, 내 자식들에게 성실하게 살아 온 것만이 최선은 아니고,
이젠 나이도, 경제력도 다 여유가 있으니, 대접만 받을 것이 아니고, 상대에게도 대접 할 줄 알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손주들에게 무한대로 잘 해주고 싶어 하는 할머니들이 아니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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