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작은 끈이라도 있어야 만나게 되는 관계

이쁜준서 2012. 10. 14. 12:56

 

대구에 옛날부터 불러 오는 이름은 큰시장이고 요즈음은 서문시장이라는 도소매 시장이 있습니다.

대구가 섬유도시로 각광을 받던 때는 서문시장도 섬유가 유명한 시장이기도 했었지요.

 

섬유가 단순히 배를 짜고 염색을 하던 시절과 달리

현대는 특수 섬유가 나오고, 염색에도 도안 디자인이 필수가 되고, 그러면서 서울  종합시장들에서

디자인의 개념이 들어 있는 옷들이 시장 물건으로도 나오고, 그 옷들을 지방의 소매점이 서울로 물건을 하러 가고

 

작은 손수건도,

엔간한 봉제도,

중국으로 일감이 밀려가고,

그러면서 대구가 섬유도시란 명색을 걸기에는 부족한 세월이 되었고,

 

실제 80년대 까지만 해도 종방간 잔치에는 여자들이 한복을 입고 결혼식에 참석을 했는데,

준서할미만 해도 종방간 잔치에 다른 곳에 필이 참석하고 가야 하는 촉박한 시간에 한복을 집에 와 갈아 입을 시간이 없어

입은 옷 차림으로 처음 참석 할 때는 참 면구스러웠는데,

세월이 가면서 이젠 종방간 잔치에는 한복을 입지 않은채로 종형제들이 다들 참석을 합니다.

 

결혼식을 하는 신부들이 그 비싼 한복을 해 입고는 다시는 입을 일이 없으니

빌려 입는 신부들이 늘어나다가 이젠 아예 웨딩드레스를 벗고, 폐백드리는 옷은 예식장에서 빌려 입고는

신혼여행을 갔다가 시댁으로 갈 때도 한복을 입지 않는 경우가 많아져서

서문시장 한복지, 상가도 예전 만 못합니다.

 

준서할미 때,

시동생 둘 때,

시누이 때

시어머님께서 단골로 다니셨던 가게에서 그 당시 이렇게 한복지 상회가 많아도 뜨내기 손님은 없다.

머리카락  한가닥의 인연으로 연줄로 하는 장사이라 했는데,

이젠 그분도 저 세상으로 가셨고,

변해진 세상에서 준서할미도 준서에미 때 다른 곳에서 한복을 해 입은 후로는 한복지 상가로 갈 일이 없어졌습니다.

한복도 디자인의 개념과 고급 한복지를 취급하는 주단상회는 한복지 상가에 있는 것이 아니고

따로이 장소가 좋은 곳에 있기도 해서 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고 파는 것이 작은 끈이라도 있어 맺어진다 하는 측면으로 보면,

택배 신청을 해서 농산물을 사는 것도 블로그 인연으로 사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니 그런 의미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보면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인터넷으로 물건 정보만 보고도 택배를 신청하고,

홈쇼핑에서 물건을 사진으로만 보고도 가격대 디자인 등등이 맘에 들면 사게 되니

 

개인과 개인간의 인연이 아니고,

정보로서 물건을 사게 되기도 하니,

작은 끈이라도 있어야 만난다 할 수 없기도 합니다.

 

가을이 깊어 가니,

연락 하지 않고 지내는 예전 친구도 생각이 나고,

그러나 생각이 가끔 난다는 것이지, 정말로 가깝게 지내는 친구는 살고 있는 곳에서 이웃으로 만났던

친구가 제일 가까운 친구입니다.

 

그러면서 현세를 살고 있는 준서할미는 내일 블로그 벗을 만나러  또 다른 지방의 블벗님과

시외버스를 타고 갈 예정입니다.

집 수리 할 일이 생겼는데도 미리 예정 된 것이다 보니 준서외할아버지 혼자 하겠다 합니다.

이 세상은 많이 변했습니다.

그 속에 발 담그고 살고 있는 준서 할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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