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천상 태생이 시골사람

이쁜준서 2012. 10. 13. 05:29

 

 

 

전국적으로 유명한 성주 참외 하우스 공사중

먼저 논에 황토로 객토를 해서 로타리를 치고.

 

 

친구가 전화를 했다.

논을 참외농사를 하는 사람에게 임대를 했는데, 논을 정리 해 주어야 한다면서.

 

메뚜기를 잡으러 가자고 한다.

일이 있어 이틀 전에 가서 30분동안 제법 잡아 왔다면서.

 

일주일 전인가?

그 논에서 메뚜기를 잡아 와 튀김을 했더니 준서외할아버지 고소하다면서 맛있게 자셔서

한번 더 잡아 올까 하고 갔었더니,

이틀 사이에 메뚜기가 어디로 숨었는지 톡톡 튀는 것이 있어야 잡다 손안에 들어 온 것을 페트병에 넣다 노치기도 할텐데,

이건 영 메뚜기들이 출근을 하지 않는다.

 

 

객토를 하고 로타리를 해 놓은 곳

 

콩 밭은 200여평인데, 고랑이 길어 7고랑이 되고 그 고랑마다 서너번을 돌아서 조금 잡아 놓고는.

점심을 먹고는 준서할미도 한고랑 비닐을 벗겨 내었는데,

그 논이 4대강 공사로 2년 농사를 짓지 못했고, 경지정리를 해서 돌려 받은 논이라,

비가 오고나면 물이 흘러 내려가고도 땅에 스며 들었던  물기가 빨리 마르지 않고, 발이 푹푹 빠지는 기간이 길고,

땅이 마르면 이번에 땅콩을 캐낼 때 곡괭이로 파 낼 정도로 딱딱하고.

 

고구마도, 참깨도, 땅콩도, 콩도

땅은 습하고 풀은 발이 푹푹 빠져서 뽑아 주지도 못해서 농사는 실패작이었는데

참외농사 하는 사람에게 임대를 했더니, 하우스 짓는 작업을 한다고 일요일까지 땅을 비워 달라 한다 했다.

제초기로 풀을 베어내고 비닐 피복 했던 것도 벗겨 내어야 하는데,

골에도, 헛골에도 풀밭이었으니 그 일이 간단한 것이 아니고, 고랑은 한고랑이 30여평이 되니

일 중에서도 힘든 일이었다.

 

준서할미 쌀자루 하나를 깔고 펑 퍼질고 앉아서 한 고랑 비닐을 걷었다.

퍼질고 앉아 했다 해도 더 이상은 몸에 무리가 갈 것 같아서 한고랑 일을 끝내고는

그동안 메뚜기가 출근을 했나? 싶어 다시 콩밭 고랑을 도는 사이에 친구네는 일을 하고,

집에 오는 길에 날은 어두웠다.

 

 

 

하우스 지주를 완성 해 놓은 곳

이 들은 대 단지 참외하우스가 될 곳

부모님이 참외농사를 해 오셨던 농가에서는

대학공부를 마치고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40대들이 들어 와 농사를 배우고 이어가고 한다고.

 

 

 

어린아이 시절 시골에서 살아서,

쑥 캐고, 메뚜기 잡고 하는 일도 좋아 하고,

오늘처럼 친구네 일 할 때 일손 도와 준다고 들일 퍼질고 앉아서 하고 나서 돌아 오는 길에는

차 타고 씽씽 달려 오면 일 할 때 힘들었던 것은 잊어버리고,

아주 재미난 놀이하고 오는 기분이 된다.

 

사진 찍으면서  좋은 경치 보러 다니는 즐거움처럼의 맘이다.

준서할미는 어린시절 농가에서 자랐어도, 어려서 들일도 하지 않았고,

소풀 멕이러 가는 일과 , 소풀 캐러 가는 일만 했으니

농사 일 힘들게 하지 않고 자랐으니,

농사 일 힘듬은 알지만 내가 겪어 오지 않았던 것이라.

조금씩 하는 것은 재미 난 일이다.

 

준서외할아버지는 윗대 어른들께서도 도시 사람이시고, 본적도 윗대 어른들 때부터 도시인 사람이다.

본시 농사일에 흥미도 없지만, 준서할미 다리 걱정이 되어 질색인 일이기도 하니,

조금 심어 놓은 배추 밭에 벌레 잡고 물 주러 갈 때는 언제나 눈치껏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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