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쌀독에서 인심나고, 큰나무가 그늘이 깊다.

이쁜준서 2012. 7. 11. 10:37

 

 

 

밤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고, 장마비라 어제 낮에 옥상 물내려 가는 곳도,

옥상 바닥도 손을 보아 두었는데, 밤이 되고, 갑작 스럽게 후두둑 후두둑 비가 온다.

도시 단독주택에서는 이렇게 비설거지를 한다.

 

 

 

비가 소리 없이 차분하게 내려도 그 비소리에도 잠을 깨기도 하고,

뒷 베란다 샤시 지붕에서 큰소리 내면서 오는 비도,

거실 창 망창으로 보면 별로 세차게 내리게 보이지 않기도 하고,

주방에서 나오면서 비가 많이 온다고 하면,

준서외할아버지는 비가 어디 많이 오노? 창 밖을 바라보면서, 자기들이 보이는 만큼 말을 한다.

굳이 생각이라 할 것도 없이 눈으로 보이고, 귀로 듣고 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물론 장소의 차이도 있지만,

 

 

 

 

아침 비가 세차게 시작 되니, 옥상에 올라 가 보고 오까?

내가 어제 다 손질을 해서 비가 더 많이 오면 화분 사이 사이에서 떠 내려 오는 것이 있을 것이니

아침이나 먹고 올라 가보고 올께요 했는데,

아침을 먹고 우산을 받고 올라 간 준서외할아버지 우산 밖으로 나온 옷는 젖었다.

물 구멍이 막혀서 물이 고였더라면서 잠시 잠깐의 소나기성 비가 많이도 왔던 모양이다.

 

김장배추 심을 밭고랑을 얼마전 풀을 메어 놓았고, 비를 맞혀서 비닐을 덮을려고 했었는데,

비가 오면 발이 푹푹 빠지고 한동안 질퍽거리다 다시 비가 오고 해서 아무래도 장마가 지나가고

땅을 말려 장마에 다시 자란 풀을 뽑고 비닐을 덮어야 할 듯 하다.

 

 

 

 

이제 전국적으로 해갈은 되었을 것인데, 폭우만 피해 가기를 바랄 뿐이다.

예전 지금처럼 수리시설이 잘 되어 있지 않고, 천수답이 많았던 시절에,

오랜 가뭄 끝에 비가 오고, 봇도랑에 물이 철철 소리까지 내고 내려가면,

가뭄에 논 물 때문에 아래, 위 논을 가진 아재비, 조카가

아랫논의 아재비가 조카 논에 물꼬를 조금 트면, 조카가 아재요라 소리지르면서 막고,

가래가 부딪히다 몸싸움까지 했었다.

아랫논 아재비가 같이 살아야지.....

그러면 우리 논은요?.....

 

그러다 비가 오고 봇도랑에 물이 철철 흘러 내려가면, 언제 그랬느냐?

마음 속에 앙금 없이 다 풀려 버렸던 것이다.

같은 마을에서 같이 살아온 친족간에는  죽고 사는 일이 아니면 인정 속에 다 녹을 수 있던 시절이었는데,

이젠 농촌도, 도시도, 그런 인심이 그리운 세월이다.

 

봉선화님의 댓글입니다. 

 

이방에 오면 우리의 옛말을 들을수 있기에 역시 같은 세대를
사는 우리의 공감대는 옛말에 더욱 정감이 가지요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거 하고 내논에 물 들어가느거는 아무리 많이
들어가도 아깝지않타 했지요 ...
모심고 좀 가문다 싶으면 앞뜰 보 에는 날마다 가래들고 싸우는 소리가
아침잠을 깨우죠

조금씩 나누어 흘러가도록 해놓으면 놀부 심뽀는 그사이 못참고
물꼬를 손대어 한바탕 싸우는 모습 ,
그러다 비오면 언제 그랬나,
아니면 많은 양의 비에 아래로 물꼬를 내려 보내 아래 논뚝이 터져 또
싸우고 그러다 여름가고 벼가 여물면 그물은 싸울 필요없이 흘러보내고 .....
반복되는 농사일,
올해는 그래도 풍년이 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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