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꼭 필요한가?

이쁜준서 2012. 7. 14. 06:00

 

지난  겨울 서울에 가서, 작은어머니 댁에 찾아 가는데,

지하도에서 몇번 출구로 나오라 하셨는데, 그 출구가 공사로 막혀 있었다.

전화를 드렸더니 그날 시작한 공사인지?

그 출구는 공사가 하지 않고, 다른 쪽에서 공사를 하고 있으니 다시 보라 하셨고,

분명 우리가 나가야 하는 출구가 공사 중이였다.

 

충청도 어느 시골에서 그 동리의 어른이신 할아버님께서 준서를 보여 주신다고

손 수 만들어 보내 주신 짚신

 

 

딸아이와 함께 갔는데,

찾을 수 있으니 찾아 간다고 말씀드리세요 라 했고,

휴대폰에서 내비게이션을 열고는

내비게이션 지시대로 갔더니 아파트 현관 앞까지 딱 찾아 갈 수 있었다.

 

차가 아닌 사람이 걸어서 길을 찾는데도

늘 휴대하고 다니는 핸편의 내비게이션 도움을 받다니.....

 

우리 지역에는 산이 가려서 TV를 유선방송에 신청해서

방송국 수신료는 수신료대로 내고, 유선방송 시청료도 내는데,

리모컨으로 채널을 위로 아래로 눌리기만 하면 채널이 간단하게 바뀐다.

 

 

 

우리네 농촌에서 지게가 꼭 필요 하던 시절에는

산에 가 나무를 지게 다리를 만들 나무를 벨게 귀하지 않았는데,

요즈음은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지게 다리를 할 수 있는 나무를 구 하기가 어렵다 하셨다.

재료를 구 해다 주신 분은 만들 줄 모르시고,

재료를 구 해다 그 마을 어르신께 부탁해서 만들어 보내 주신 지게와 바소구리 이다.

역시 준서에게 보내 주신 선물이다.

두분 다 감사합니다.

옥상의 허ㅡ브를 베어서....

 

 

결합상품으로 바꾸면서 한쪽으로 모으게 되었다.

통신비용이 낮아 진것도 있고,

또 더 들어가게 되는 것도 있고,

 

TV 리모컨을 작동하는 것이 채널이 더 많아 지면서

그 작동이 위로 아래로 채널을 눌리기만 하면 바꾸어 지는 것에 비해

좀 복잡해 졌다.

 

분명 약간 복잡해 진 것이 있어도,

모르는 길을 찾아 가다 내비게이션을 켜고,

전화번호를 핸편에 입력 시켜 놓고, 이름으로 찾아 쓰는 것이나

아예 가족이나 가까운 친지는 대표번호로 등록해서 숫자 하나로 찾아 쓸 수 있음은 편리한 것이 맞다.

 

그런데 점점 기억력은 떨어지고 기계에 의존해서 살고,

그 조금 편리해진 것들이 에너지를 많이 쓰는 사회로 변해 버렸다.

 

작년에 핸펀을 가지게 된 준서핸펀 번호도

매번 이름으로 찾아서 전화를 건다.

그렇게 좋아 하는 준서이라도 한주에 4~5회 전화를 걸면서도 외워지질 않는다.

준서할미 머리에 전화번호가 바꾸어 졌다고 한번 듣고 외워 지는 것은

아마도 우리 아이들과 준서외할아버지과 준서할미 본인 뿐인 모양이다.

 

 

 

참 곱게도 만드신 것이다.

예전 시골에서 요긴하게 사용하던 짚으로 만든 그릇인데,

어르신께서 만드 신 것이라

요즘 중국에서 값산 공예품으로 수입해서 장마당에서 파는 것과는 격이 다르다.

 

오래전 동화에 제목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고,

원숭이가 맨발로 다니는데, 누가 덧버선을 선물했고,

처음에는 필요 없다 던져버리다가 신어 보니 너무 편했고,

다음 번에 찾아 와서도 또 한켤례 선물로 주고 가서

두 켤례를 신고 나니 이젠 맨발로 걸을 수 없을 지경이 되었는데,

 

그 때 찾아 와서는 사라고 해서

덧버선을 사서라도 신을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 였다.

 

 

다섯살 준서가 지고 놀기도 하라고 보내 주신 것이라,

작으마하다.

아직은 준서할미 집에 있으나.

친정 숙부님께서 생전 좋아 하셨다던 작은 돌절구를 받아 둔 것과 함께

준서네로 언젠가는 보내질 것이다.

 

분명 우리가 살고 있는 생활환경은

점점 조금씩 편해지고, 더 볼것이 많아지고, 개선 되어지는데,

점점 덧버선에 의존해 지는 원숭이 처럼 되어 가는 것 같다.

 

준서할미가 아침에 운동하러 가는 날 말고

그 장소와 시간을 바꾸어서

오래 걷기를 하다보면 참으로 즐거워 진다.

 

7시간정도는 평지를 걸을 수 여력이 있으니

만약 길을 잘못 찾아 들었다 해도

걸어서 사람을 만나면 묻고 또 묻고,

승용차를 타고 쑥~~ 가서 내려서 구경을 하고 또 차를 타고 쑥~~가고가 아니고,

걸어서 모르는 곳에서 여기 저기를 갈 수 있음이 즐거운 것이다.

 

이러다 이 더위가 가고 나면 시외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다른 도시로 나설지도 모른다.

 

준서할미 이러한 사고 방식이

편리해진 사회에서 엉뚱한 투정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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