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빨래는 실내에 습기를 조절할려고 건조대에 널고, 겉옷은 몇십년만의 추위라는 정도가 아니면 옥상에 넌다.
가을 햇빛에 건조한 날씨처럼 바짝 마르지야 않지만, 저녁 때 걷어 와 안방 바닥에 이리 저리 두면 밤에 바짝 마른다.
낮시간이야 거실에서 지내고 안방에 들어갈 일도 거의 없다.
영하의 날씨라도 바람이 치면 처음에는 얼었다가도 바람에 빨래가 마르는 것이다.
옥상에 빨래를 널러 갔더니, 장독에 맹물을 부어 놓으면 독이 터질 정도의 날씨였다.
그래도 빨래도 널고, 메주도 이젠 다 뜬것 같기도 하고, 또 장 담글날도 가까워 오고 있어 메주도 마르라고 씻어 옥상에 두었다.
영하의 날씨라 해도 빨래가 바람에 날리는 모양도, 화창한 햇살에 채반에 씻어 마르라고 둔 메주도 신춘의 모습이다.
방안에는 꽃들이 피어나니 또 봄 날 같다.
독!
준서할미는 독의 색, 큰바위의 색, 깊은 계곡의 옥색보다 진한 물빛을 좋아한다.
비단 색만으로만 좋아하게 된것은 아닐것이다.
숨구멍 하나 없을 것 같은 유약을 입힌 독은 맨지르르 하고, 오래 되어 유약이 세월따라 반지르함이 없어져도 물을 가득 담아 놓아도
물은 새지 않아도, 그 독이 숨을 쉰다니 신기하게 생각하면 더 이상 신기할 것이 없을 것도 같음이 있어서 이고,
큰 바위 정확하게 어떤 색이라 할 수 없어 회색이라 말을 하기도 하지만, 바위꽃이 피기도 이끼의 자국이 있기도 하지만,
바위는 그 바위의 색일 뿐이고, 풍화작용으로 여러가지 모습으로 변해 가면서 자연과 순응한 그 모습이 좋은 것이고,
진한 옥색물빛은 그 깊이를 알 수 없고, 신비스런 그 색은 사람이 오염을 시키지만 않으면 깊이야 어떠하건간에 사람 손바닥 안에서는
물 본연의 빛이 좋은 것이다.
경상도 말로 한말콩으로 메주 쑨것으로 장을 담을 독을 우리는 한말독이라 부른다.
7~8년전 한말독을사 간장을 담아 왔는데, 장독을 소독한다고, 영하의 날씨가 계속된 어느 날 신문지로 장독을 태웠는데,
독 터지는 소리가 나면서 독이 터져 버렸다.
그래 다시 장독을 사러 가 한말 장독을 사왔는데, 예전의 독은 짚불로 장독을 소독해도 터지지 않았는데,
왜 독이 터지느냐고 물었더니 예전의 옹기는 독 만드는 가마에서 구웠고, 요즘의 옹기는 전기(가스?)가마에서 굽기에 열처리가
예전 독만 못해서 영하의 날씨가 계속된 날에 독안에 신문지를 태워서 그렇다고 했다.
결국은 거죽은 멀쩡해도 요즈음의 물건들은 예전만 못한 것이다.
올해는 장독을 우려 낸다고 물도 채워서는 않될 듯하고,
소독한다고 신문지를 태워서도 않될 정도로 날씨가 계속 춥다.
가을에 간장을 퍼내고 독을 여러날 물을 부어 우려내었으니 깨끗하게 씻어 내기만 해야 겠다.
춥다 춥다해도 봄은 하마 와 있는 것이다.
죽은 듯 꽃몽오리를 솜털로 감싸안고 있는 복숭아나무에도 하마 봄은 와 있고, 화분들은 모두 봄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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