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된 아파트에서들 세탁기도 얼고, 세탁기가 놓인 베란다의 배수관이 얼어서 아주 추운 날이면 세탁기를 돌리지 말라는
관리실의 방송이 나온다는 말을 듣기는 했었다.
뉴스에서도 화면으로도 보여 주었고.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단독주택보다 덜 춥다고 생각하고, 실제 그렇기도 하다.
단독주택처럼 방바닥이 따끈따끈하도록 보일러를 돌리면 너무 더워서 반바지와 반팔을 입을 정도라, 실제 섣달 제사를 모시고
수도권의 아파트에 살고 있는 시동생네로 제사 파젯날 갔었는데, 밖은 정말로 추운 날인데도, 문을 열어 주는 아이들은
반바지에 반팔차림이었다.
참 별일도 다 있다 싶었던 것은 그래도 10여년 전의 일이고, 이제는 아파트도 난방비가 많이 나오니 방바닥은 따끈따끈하지 않아도
실내는 우풍이 없이 훈훈하게 지낼 정도만 난방을 하고들 사는 것이다.
오늘은 이사가 아파트에 사는 사람,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 친구들이 모여서 놀았다.
아주 추운 때 아파트를 비워 놓았기나, 잠 잘 때만 침대에 전기요를 깔고 거의 난방을 하지 않고 살았던 집에,
수도관이 터져서 베란다의 배수관도 얼어서 집은 물바다가 되고, 아랫층으로 물이 내려가고, 그런 일이 이웃에 있었다고
아파트에 사는 친구가 말 했다.
그러니 준서할미와 같은 동네에 사는 매사에 짐작성이 많은 친구가 아무렴 우리들 집 뒷베란다보다 아파트 뒷베란다가 더 춥겠는가?
우리들은 한번도 겨울에 배수관이 막히지 않았고, 세탁기가 얼지 않았는 것을 보면, 주방과 뒷베란다로 난 문으로
주방의 수증기와 훈기가 드나들어서 그럴거라 했다.
동생집 단독주택도 오래 비워두니 베란다 타일이 다 터져 금이 가 공사를 했는데, 부모님 살아 생전 기거 하실 때에는 없었던 일이라 하기도 했다.
아파트도 비워 두거나 난방을 아주 아주 아끼면 비워 둔 아파트와 같아서, 이 추운 겨울날에는 훈기가 드나들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했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옛날 이바구에 청상에 자식도 없이 과부가 된 사람이 남에게 신세지는 것도 싫고, 자기것 남주기도 싫어서 그냥 혼자서 어찌어찌
살다 죽었는데, 뱀이 되었다 했다.
남을 해꼬지 한 일도 없었고, 남에게 베풀은 적도 없었다 한다.
사람과 사람간의 정 나눔도 없이 살아서 그리 되었다고, 시어머님께서 하신 이바구이다.
사람과 정 나눔도 훈기일 것이다.
실체로 눈에 보이지 않는 훈기가 그리 중요한 것이다.
집은 사람이 살아야 오래간다고 그럽니다.
비워두면 금방 망가진다고 하는데 저의집이 그랬습니다.
시내로 이사를오고 시골집을 비우니 멀쩡하던집이 금방 무너져 내리데요.
첫해에 댓돌아래 마당이 푸석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은식구라도 발길이 오고 갈때는 단단하게 다져지는데
발길이 끊기니 마당흙이 솟아나고 푸석해지며 댓돌의 흙도 진흙이지만
다 흘러내리고 부엌의 불때는 고래로는 쥐들이 들락거리고...
그렇게 금방 페가가 되어 가더라구요.
위의 글은 제비꽃님의 댓글 중의 일부분입니다.
사람의 훈기란 것이 참으로 대단함을 알게 하는 내용입니다.
첫해에 댓돌아래 마당이 푸석해지는 느낌을 받으셨다 하는데,
빈집을 일년내내 비워 두신 것도 아니고, 농장이 그곳에 있어
여름 한철 그 댓돌 밑의 마당을 밟고 다니시기도 했을 겁니다.
저가 현실에서 느낌을 정리한 본글인데, 제비꽃님의 말씀은 더 극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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