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올 해의 팥죽 맛

이쁜준서 2010. 12. 23. 14:17

준서외할아버지는 팥죽을 아주 좋아 하고, 죽에서 팥 앙금의 맛이 혓바닥에서 느껴지고,  그 팥 앙금의 맛에서 나는

팥 특유의 단맛을 좋아 한다.

우리 집 팥죽은 팥물을 진하게 해서 끓인다.

 

 

어제 동짓날이여서 팥 대두 한되에서 두홉정도 남기고 팥을 삶고, 새알도 적당하게,넣었고, 약간 후릅게 끓였다.

그런데 색이 예년에 적색이었다면 좀 연하기는 하지만 그만하면 좋은 팥이라 할 수 있었는데, 팥 특유의 단맛이 나질 않았다.

팥 앙금은 혀에, 입안에 감도는데도 그런 것이다.

팥죽은 식으면더 맛 난다고, 이틀을 매끼 팥죽을 먹는 사람이 어제 저녁, 오늘 아침을 먹고는 나는 이제 밥 먹을꺼다 라 했다.

 

팥은 위에 보는 듯이 올 해 팥으로는 상품이었는데, 그래도  8월 한달 내내 비가 오듯해서 일조량이 적어서 그런 모양이다.

제대로 영글지 못해 그런 모양이다.

올 해는 콩류가 흉작이어서 억지로 수확한 것들이  제대로 맛이 나질 않는 모양이다.

 

거죽만 멀쩡한 것은 사람만 그런 것도 아니고, 환경 조건이 맞지 않으면 식물도, 곡식도 다 그런 모양이다.

 

 

 


 

 

동지팥죽 그리고 우리들 참 멋진 우리민족 입니다
어찌 이리도 빈틈없게들 살아오고 사는 것인지
너무도 지혜로운 이 땅에 우리들의 삶모습은
아주 아름답고 감탄 스러울 따름입니다

 

마감동님의 댓글을 복사해서 본글에 넣었습니다.

아직도 40대인 농부님인 마감동님은 그런가 하면,

대학원을 이번에 졸업하시고, 또 대학원에 합격을 해 놓으신 분이십니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내 나라, 또 우리의 문화를 아끼는 것에는 준서할미 보는 맘이 든든합니다.

 

눈으로 보이는 경제력과  각 산업의 발달은  세월에 따라 늘 발달 한다고는 하지 못합니다.

나라 살림의 흥망성쇄에 따라 성하기도 하고 흥하기도 할 것입니다.

물질 문명은요.

그러나 아무리 일제 36년간의 그 독한  식민지시대를 지나도

꺾여 지지 않는 것은 우리가 조상대대로 지켜온 문화였다 생각합니다.

 

동지날이라는 세시풍속에 따라 동지 팥죽을 끓여서,

이웃 어른도 섬기고, 끓이지 못한 집에 나누어 먹고,

또 잡귀를 범점 못하게 팥물을 집안 곳곳에 뿌리던 그런 풍습은

거의 사라졌지만,  1년에 한번, 동짓날 팥죽을 끓여 먹는 풍습은 대대로 이어 갔으면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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