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부산 보수동 헌책방 골목.....

이쁜준서 2010. 12. 20. 00:05

준서할미가 중학교는 울산에서 다녔고, 고등학교는 부산에서 다녔습니다.

신입생으로 입학하는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입학금과 같이 붙은 교과서 대금 청구서도 다 함께

돈을 내니 모두들 새교과서를 사게 되고, 헌책을 구입 할 수 있다는 것도 모릅니다.

 

그런데 1학년 춘기방학 때는 1학년 교과서를 들고 보수동 헌책방골목으로 친구들과 함께 갑니다.

그런데 1학년 책은  흔해서 팔아서 돈을 많이 보태어서 2학년 헌책교과서를 삽니다.

그러고 2학년 춘기방학 때는

헌책을 사 2학년 1년을 더 사용 했으니 내가 살 때보다는 더 헌책이 되었어도

그 2학년 책을 팔고 3학년 헌책을 사게 되면 거의 돈을 보태지 않아도 살 수 있었지요.

2학년부터는 헌교과서를 사서 쓰는 사람이 많으니 새책을 팔러 오는 학생은 적고,

2~3학년 헌책교과서는 물량이 많지 않아서 그런것이였습니다.

 

참고서를 버젓하게 사서 쓸 수 없는 가난한 시절이었으니

참고서도 다 쓰고는 갖다 팔고 또 헌 참고서를 사 오기도 했습니다.

주간으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학교를 마치고 아르바이트 할 자리도 없던 시절이었지요.

 

그러니

어린왕자 같은 책도 헌책이라도 살 여유는 없었고,

책은 학교 앞 책대여점에서 빌려 보았고,

아침에 학교 등교 하면서 빌린 책을 어찌 어찌 학교에서 다 보고는

집에 갈 때 반납하면 다시 한권 대여값에 다시 한권을 더 빌려 보고

그 다음날 등교길에 반납 하였지요.

 

지금 생각하니 수업시간에 가끔 책을 읽고 있는 것을 선생님께서 아시고도 눈 감아 주셨지 싶고,

책을 빌려 온 날은 밤을 새워서 책을 읽기도 했습니다.

그런 세월이 우리나라의 1960년대의 모습이었습니다.

 

부산을 가게 되면 보수동 헌책골목도 가 보아야 겠습니다.

3학년 교과서는 졸업하고 팔면

2학년 교과서는 팔고 3학년 교과서를 살 때와는 달리

사는 것은 없고 팔고 돌아서는 것이라 또 헌교과서의 값은 쬐금 쳐 주었습니다.

우리들의 용돈이 되었습니다.

 

TV에서 보여 지는 부산보수동 헌책골목은 준서할미가

고등학생이던 때의 분위가 남아 있었습니다.

친구들이랑 우르르 몰려 가니 용기가 생겨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고 더 받으려고

그 골목의 몇집을 더트 다니기도 했던

추억의 골목길입니다.

 

보수동 헌책방 골목은 멋으로서가 아니고,

돈도 귀하고, 밥도 귀했던 시절에

우리의 피부 가까이 실생활에 도움을 구 할 수 있는 곳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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