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자식을 멀리 떠나 보내는....

이쁜준서 2009. 5. 14. 01:21

준서에미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첫 근무지가 한번 집에 올려면 다섯시간을 길 바닥에 있어야 하는 먼거리였다.

처음엔 일주일만에 집에 왔었고, 어느만큼 익으니 이주일 만에 오다 세주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객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준서에미가 결혼도 또 먼곳으로 갔기에, 준서를 데리고 간 지금은 일년에 한번 밖에

집에 오지 못한다.

준서할미야 가끔씩 가 거의 두주동안 있다 오지만, 준서외할아버지가 준서와 준서에미를 보는 것은 아주 오랫만인 것이다.

 

먼저 결혼시킨 친구들이 이젠 결혼을 시키면 한동안은 정말 섭섭하다고 이야기 했고, 결혼을 시켜 못 보았던 친구는

멀리 떼어 놓았던 딸이라 그리 섭섭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준서에미가 신혼여행을 갔다 와 준서외할아버지와 시동생이 시댁으로 데려다 주는 절차가 다 끝나고, 집에 있으니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나 자신도 모르게 눈에는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어디가서 맞은 사람처럼, 억울한 일을 당하고 말 못하는 사람 같기도 한 그저 눈물이 주르르 흐르는 것이였다.

설겆이를 하면서도 울었고, 밥을 지으면서도 울었고, 달빛이 밝아도 울었다.

여전히 내 자식이긴 하지만, 그 애틋한 정을 떼지 못해 그랬을 것이다.

 

친구 중에는 아들을 군에 보내고 근 일년을 막걸리 한병 받아 놓고 울었던 사람도 있고, 어떤 친구는 술 먹을 자리가 있으면

과음을 하고 엉엉 울었던 사람도 있다.

그랬던 친구가 얼마전에는 전화가 왔다.

울진에 살고 있는 작은 아들 내외가 왔는데, 마트에서 살것이 있다면서 가자해 같이 갔었다 했다.

그랬는데, 아들이 회사에서 상품권을 받은 것이 있는데, 옷이던 구두던 사라고 했다 한다.

며느리 눈치가 보여서 사지는 않았는데, 왜 내 아들인데, 내가 눈치를 봐야하나? 싶은게, 참으로 쓸쓸했다고 한다.

아들을 결혼시킨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렇지 또 얼마간 있으면 맘으로 다 받아 들이게 되는 것이 준서할미 세대들이다.

 

거리가 멀어도 멀리 떠나 보내는 것이고, 군대에 보내어도, 결혼을 시켜도 멀리 떠나 보내는 것이다.

자식을 낳아 길러서 멀리 떠나 보내는 맘은 글로서는 표현을 못한다.

나 자신도 부산에서 이곳으로 결혼을 해 왔지만, 우리 엄니 맘이 살점 도려내는 아픔이었음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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