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꼭 참석해야 할 친구의 아들 장가가는 결혼식이 있었다.
인천에서 있었기에 아침 8시에 전세버스가 대구를 출발해서 결혼식을 마치고 대구에 도착 했을 때는 밤 9시 30분이 넘은 시각이었다 했다.
준서네가 아주 오랫만에 온 식구가 오기로 되어 있어 참석을 못했던 결혼식이었다.
지난달 모임 때 청첩장을 전해 줄 때 준서할미가 한 말이 있었다.
혹여 결혼식날 비가 오더라도, 작년 봄부터 해갈이 될 정도로 비가 온적이 없는 단비이다.
그러니 그렇게 단비가 내리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과반수가 반기는 비일테고, 산천초목은 다 반기는 그런 비이니
축복으로 여기고 비 온다고 궁시렁 궁시렁 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어제 다시 그 모임이 있어 만났다.
결혼식에 참석하고 온 친구들이 하는 말이, 맑은 하늘에 비라고는 상상도 못하는 때에 결혼식날 비가 와도 궁시렁 궁시렁 하지
말라고 하더니 정말 비가 왔었다면서, 형님 그리 말하지 않았다면 궁시렁 거렸을 것이라 했다.
단비란 하필이면..... 이 아니고, 언제 어느 때에 오더라도 단비라서 그리 말했던 것이였는데,
그 날 결혼식을 하는 부부들은 출발부터 하늘의 축복을 받은 것이다.
예견이 있어 그런 것이 아니고, 일반적인 마음 가짐이었다.
창으로 바람이 들어오니 소나무꽃가루를 잎에 받았다.
정말 대단한 기세로 자라는 알로카시아!!!!!
아직 덜 펴진 잎이다.
요즘 준서할미가 달래고 있는 알로카시아 이다.
검색을 해 보니 열대에서는 나무처럼 자라서 저 줄기가 11미터도 된다고 하는데, 알로카시아의 잠재된 품성에
따라 환경 조건이 맞아 잘 자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실상 가정집 거실에서는 부담스러울만큼 잎이 크다.
두포기가 심겨져 있는데, 한포기가 별스레 잎이 큰 것이다.
그러니 준서외할아버지 잎이 너무 크다고 큰 잎은 잘라 버릴려고 하고, 준서할미는 않된다고 하는 중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준서외할배가 뭔가 맞지 않다고 잔소리로 대하던 꽃나무들이 다 죽어 버렸다.
어느날 갑자기 죽어 버려서, 어안이 벙벙한 그런 적이 한 두어번이 아니었다.
치자나무, 함소화, 능소화, 철쭉나무 두개, 야리향, 자란 한다라이, 수국, 만리향, 천리향, 목수련 등등의...
몇년을 키워 나무도 아주 큰 상태에서 가버린 꽃나무들이다.
올해만 해도 꽃창포의 꽃대가 아홉개가 올라 와, 다 피우기 힘이 든다고, 자르자고 하고, 준서할미는 않된다고 하고,
초반에는 예쁘게 피우던 꽃대가 이젠 서너개 빼고는 다 누워버렸다.
꽃을 가꾸는 입장에서는 준서외할아버지가 맞은 것인데, 필려고 올라온 꽃대를 어찌 잘라 버린단 말인가?
누워서도 꽃이 피고 있다.
이 알로카시아가 만약 어떻게 되면, 너무 크게 잎을 키우고 자꾸 잎대가 올라와 진이 빠졌다고 할 것 같다.
한창 자라는 것을 그만 자라라 할 수도 없고, 컴퓨터 책상 옆,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창가에 있는 얘를 어떻게 할건가? 가
숙제거리가 되었다.
- 그저 싱싱하게 나랑 오래 오래 살자- 고 하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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