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꿈에는 잔치를 보았다.
옛날 시골에서는 잔치가 있으면 마당에 차양을 쳤다.
그 차양치는 것이 광목빛의 흰천처럼 기억이 되는데,
그 천이 무엇이 소재였는지는 모른다.
마당에 덕석자리에는 온 동네에서 가져온 상들이 놓이고,
사랑방에는 중한 바깥사돈님들이 오시면 들어가셨던 것 같고,
안방과 건넛방에는 집안의 안 어른들이 들어 가셨던 것 같다.
흥은 마당에서 난다.
달리 흥이 아니고, 음식이 귀했던 시절이라 맛난 음식을 앞에 놓고 이야기하는 것도 ,
시집간 고모들이, 또 처객(?) 들이 모여서 떠들썩하다.
고모들은 다 멀리서 오셨기에 대개가 6촌내에서는 밤에도 모여 논다.
술자리에 씨암탉도 나오고, 서로간 물을 퍼 붓고 물싸움도하고, 온 동네가 신이 났던 기억이 난다.
그 차양 밑에서 가방이란 것을 차리고 음식이 나오는데, 솜씨 좋은 아지매들은 형님, 동서 해가면서
음식들을 차려낸다.
가방에서 자기을 아이들이 들어서는 것을 눈여겨 보았다 살짝 불러서 손님상에서 나왔던 떡조각도
주고, 감주 한그릇을 더 주었던 곳이다.
귀한것이라고 좁쌀죽을 되직하게 해서 양념을 한 가자미식혜는 언제나 잔치에 하는 음식이었는데,
식미에 맞질 않았다.
준서할미는 지금이나 그 때나 단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생각한다고 단술을 한 그릇 더 주면
염치에 다 먹긴해야 겠고, 어찌나 고역이었던지!
간밤에 그런 잔치를 보았다.
마당엔 차양이 쳐 있었고, 손님들의 웃음소리도 나고, 가방에선 인정 많은 아지매들이 있는
가방을 중심으로 잔치마당을 보았다.
별 꿈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렇게하면 작은 일에도 맘을 쓸것같아 꿈은 개꿈하고 그렇게 지낸다.
그냥 지난날의 정겨웠던 장면이 꿈에 보여서 적어 보는 것이다.
옛날이 그리워 사람도 그립고, 정경도 그리워했더니 꾼 꿈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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