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정해년 끝날에......

이쁜준서 2007. 12. 31. 03:02

 나무해당화이다.

벗꽃처럼 꽃이 늘어져 피는데, 저 한 잎의 아름다운 잎이 떨어지고,

저 열매마저 떨어져도 봄이면 새 잎이 나올 겨울눈이 기다리고 있다.

봄이면 분홍의 꽃이 화사하게 화사하게 피어 날 것이다.

 

 

오늘의 날이 새고, 다시 저물어 한 밤이 되면 정해년은 가고, 새해인 무자년이 온다.

준서를 재우고, 컴퓨터에 앉았다 끄고 다시 켰다.

잠이 안와서.

 

긴 퍼머머리나 생머리는 30대라 했다.

눈에 보이는대로 말을 잘하는 사람이 그렇게 말하길래 눈여겨보니 그 말이 맞았다.

40대가 긴생머리를 하기엔 그 때까지 머리카락을 그리 건강하게 건수하기가 힘이 들고,

또 긴퍼머를 하고 머리 손질을 30대 처럼 하기에도 번거로워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일반적인 것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50대도 긴생머리에 허리는 한옹큼이 되는 사람도 있지만 말이다.

 

차림이 그러면 맘은 또 얼마나 변했을까?

도로를 두고 한 쪽은 시장이고, 건너쪽은 공원이다.

도심에서 벗꽃도, 가을이면 어느날인가 노란 은행잎이 바닥에 양동이로 부은듯 하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는 모습도 보이고, 봄이면 각종의 꽃도 볼 수 있는 휴식의 장소이다.

 

그 공공의 장소에서 여자들도 소주를 마시기도 한다.

그만큼 모든것에 거침이 없는 세상이 되었다.

 

나만해도 김장을 담은 것으로 일년을 먹는다.

물론 가을들어 얼갈이가 나오면 물김치도, 풋김치도 담구어 먹지만 거의 김장김치로 일년을 난다.

생활이 편리한 쪽으로 된 맘큼 생각도 바꾸어졌다.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

밤에만 수도물이 나와 물 한바가지도 귀했던 시절, 가족의 생일이 되면 팥도 홉으로, 찹쌀은

한됫박을 사와 귀한 생일상을 차렸건만.

지금은 가을에 찹쌀도 40Kg 반가마니를 들여 놓고, 일년을 먹는다.

냉동실을 열면 팥도 들어 있고.

그러다보니 귀한 것이 없어진것 같다.

 

가신 엄마도 불러보고 싶고, 초등학교 다니던 시골 길도 가 보고 싶고, 하얀 옥양목 교복 윗도리

다리질하던 그 때로 가고 싶어진다.

 

세상살이에 그래도 법도가 있어 삼가해야할 것이 많았던 그런 인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물론 타파되어야 할 것들이 더 많았다.

그 때에의 세월에서 내 딸들이 살기를, 우리 준서가 살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자유가 넘치고 넘쳐 가림도 없어진 현세에서 괜히 심통 사나운 할미가 되어본다.

 

오늘이 2007년 정해년의 끝날이다.

 

 

 

'샘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음을 기다리며......  (0) 2008.01.07
꿈에본 잔치마당  (0) 2008.01.01
조용한 하루  (0) 2007.12.29
소금  (0) 2007.12.24
부모라는 것?  (0) 2007.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