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나의 어른들

이쁜준서 2006. 11. 24. 01:06

시어머님, 친정 숙모님, 친정 이모님 나를 진정으로 위해 주시는 어른들이시다.

작년에 친정 어머님이 78세로 돌아가시고, 나는 이 어른들께 자주 전화를 드린다.

다들 점잖으신 어른들이시라 내가 하지 않으면 전화를 않하신다.

늙은이 전화 무엇이 그리 반가울꼬? 그리고 준서가 있으니 아기가 잘 때도 있고 목욕중일 때도 있겠다고

전화를 삼가신다.

나도 나이가 들어서 중늙은이가 되었고, 그러나 그 분들에게는 아직도 며느리고 질녀이다.

그래서 나의 건강을 염려하시고, 목소리가 맑으면 좋하하시고 그렇다.

자식들이야 울 되고 담될 뿐이고, 잘있으면 그만이지 부모 속을 헤아리기에는 다들 바쁘게 살고 있지 않은가?

그 분들이 가시면 정말 염려 해주시는 맘을 받지 못하는 나도 어른일 뿐이다.

부산에, 서울에, 대구에 계신데도 일년에 한 번 보기가 어렵다.

항상 내 일상이 먼져여서 그렇다.

올 겨울도 감기 심하게 하시지 마시고 잘 계셔요.

전화 자주 드리겠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해도 눈물을 짓지 않지만 1주기가 지나가기 전까지는 먼 산을 봐도 눈물이

핑돌고, 버스타고 늦은 시간 앞자리에 앉아 오다 도시의 형형색색의 불빛에서도 눈물이 나기도 했다.

잘 해드리지 못해서, 오랜 병환으로 고생을 하셔서, 철 없던 시절 엄마랑 살던 시간이 그리워서이다.

그래 부모란 항상 울되고 담 될 뿐이지 자식이 어찌 부모의 맘을 헤아려 드렸던가?

주변의 노인들이 늙어가고, 또 돌아가시고 하는 것을 결혼해서 30년이 넘어 봐 오지 않았던가?

정말 늙어서 바깥 출입이 안되어서 70년대,80년대 물자가 귀하던 시절 대문간에 나와서 바깥을 보고

있다 모시는 자식들의 꾸지람으로 그것도 못하는 노인도 보았다.

모시지 않는 자식이 좋은 새옷으로, 다이야반지로, 돈을 드렸지만 다 허사인 것이였다.

돈은 요 밑에, 좋은 옷이라야 거치장 스럽고 늘 옛적에 입었던 무명의 옷이 만만하고(출입을 못하니), 반지는 꾀 많은 외손녀의 손가락에 있고, -그런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먹고, 사고, 같이 늙어 온 부부가 건강하게 오래도록 사는 것이 행복일 뿐인 나이가 되어간다.

열심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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