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자식들 세대

이쁜준서 2006. 11. 9. 20:02

부산에서 대구로 결혼 해 왔을 때는 결혼 전에 알던 사람은 대구에 한사람도 없었다.

그 때가 1974년이었으니 우리들이 다들 먹고 살 걱정을 하고, 또 경남사람들은 부산으로, 경북사람들은

대구로 옮겨 살기 시작했을 때 였다.

우리들도 시어머니가 되고, 친정 엄마가 되어 소위 말하는 어른세대가 된 지금은 누가 물으면 대구사람들이지만 결혼 전 자라온 것을 말하면 거의가 대구 인근의 시골이 고향이고 친정인 사람이 많다.

도회지에서만 살아온 사람들과는 다르게 인정이 있고, 남을 배려 할 줄알고, 부모 공경도 하고, 질 줄도

알고 그런 사람들이 우리 세대이고, 또 시골에서 자라온 우리 친구들이다.

한 마을에서 자식들을 키우면서 친구 된지가 30년이 넘은 친구들이다. 아직도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모임을 하고 있고.

준서를 데리고 그 중 한 친구의 딸이 해산을 하고 친정에서 몸조리를 하고 있어서 아기 보러 갔다 왔다.

그 집 큰 딸, 작은 딸(해산한 딸) 도 나를 아주 많이 반기었지만  낳기 전부터 초등학교까지는 한 마을에서

살았기에 내 자식 못잖게 커서 아기 엄마들이 된 아이들이 나도 반가웠다.

저희들이 엄마가 되었고, 준서 에미하고도 어릴적 소꼽친구들이어서 준서를 어찌나 이뻐하든지 옛 정이

감도는 자리였다.

그 모임은 7명이 하는데, 자식들이 다들 착하고 자기 몫을 하고 살고있다.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은 없지만, 교사로, 듀오에, 관광회사를, 동양화 화가로, 대기업에, 언어치료사로,

공무원으로, 몇몇은 장사로, 우리네 삶의 모습처럼 여러가지 직업을 가지고 살고들 있다.

이 번잡하고, 어려운 사회에서도 부모 중한줄 알고, 제 몫을 하는 사람으로 잘 들 컸다.

그 엄마들인 내 친구들이 흔하다는 고스톱도 할 줄 모르고, 모여 봤자 술 먹는 시간도 없고, 모여서 저녁식사 하고, 얼굴보고 이야기 하다가 헤어질 뿐이다.

모두들 시부모님을 모셨고, 제사를 모시고,추도식을 하는 가정들이다.

예쁜 엄마, 아빠들이 되어서 자식들 잘 키우고 사는 사람들이 되거라.

엄마들이 모였을 때 너희들 이야기, 너희들의 아가들 이야기, 내 자식들처럼 흉도 없고 그저 웃는 맘으로

너희들을 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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