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날 죽을 끓일려고 팥을 3되 샀다.
죽이야 1되 조금 못되게 끓이면 되지만 팥은 벌레가 잘 먹어서 겨울이 지나면 냉동실에 넣어 두고 먹어야
하는 잡곡이라 1년 풍족하게 먹을려면 3되 정도는 되어야 한다.
녹두도 1되 샀다.
몸살 감기를 하거나 아니면 아주 피곤해서 입 맛을 잃을 때에 죽을 끓일려고 준비했다.
나는 거의 1년 먹을 것을 제 철에 준비한다.
고추도 고추장을 담그는 해에는 30근(아니면 20근), 마늘은 4접정도, 검은콩은 5되정도, 흰콩도 5되정도,
참쌀은 20kg,다시마는 큰 것 5오리정도, 국물용 흑새우는 6월에 준비하고,국물용 멸치는 1년에 6포정도, 쌀은 11월경에 햇쌀을 1가마니 준비 해 먹다 떨어지면 또 1가마니 준비하고 그런다.
참깨, 들깨, 무우 씨래기,국산 고사리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소금은 1년 정도 묵혀서 먹는다.
내가 돼지고기를 삶을 때 넣는 것은 팔각, 정향, 통후추, 커피약간, 된장, 생강, 대파, 양파를 넣는다.
이 때 1년정도 간수를 뺀 왕소금을 첨가하면 돼지고기가 감칠 맛이 있어진다.
이유는 모르겠다.
삭힌 콩잎과 깻잎 김치도 담구어야하고, 무우 말랭이도 하는 해도 있고, 도시에 살아도 농사 짓는 분들이
들으면 웃겠지만 이런 일들이 나의 가을 준비이다.
그렇다 올 해는 가을 준비가 더 있구나.
두 돐이 갓 지난 우리 준서 단풍도 보여 주어야하고 계명대에서 이웃 주민을 위한 행사에 가서 풍물패도
구경시켜야하고, 칠성시장에 가서 민물고기도 보여 주어야 한다.
더 추워지면 바� 나들이도 제약을 받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