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인 어제는 잠시 잠깐(50분가량) 이었지만 폭우에 가까운 소나기가 왔었다.
입동을 코 앞에 둔 겨울의 초입에서 말이다.
준서 할아버지랑 준서랑 걷기도 할겸 준서가 걷기도하고, 유모차를 타고 가기도 하면서 가면 거의 50분이 소요 되는 대형 마트에 갔다.
가는 도중 우산을 받지 않고 갈 만큼의 비가 그리 올 줄은 몰랐고,
올 때는 우산이 있다면 받을 만큼의 비가 마트를 출발 할 때는 왔었는데 오는 도중 천둥이 치고, 바람과 세찬 빗줄기에 발에 물은 철벅거리고
온 몸은 비가 줄줄 흐르고 유모차에, 또 손구르마엔 짐이 가득했고, 택시를 탈 형편도 못 되어,
날 비를 맞고 왔다. 폭우 속에서 30분 가량을 걸었을 것이다.
천둥에, 바람에, 세찬 빗줄기에 어느 소설 장면에서 묘사 할 폭우라면 제일 적당한 표현이 될 것이다.
유모차 밖으로 나온 준서의 다리에는 비닐을 감았고, 세번 정도는 다시 고쳐 했건만
결국 비닐은 바람에 날려 가버리고 10분정도는 준서도 다리에 날 비를 맞고 왔다.
아기 걱정이 되어 어찌나 빠르게 유모차를 몰고 왔던지, 오후에는 어깨도 아프고, 얼굴에는 고단해서 열이 났다.
오후에 개인 하늘을 보니 딴 세상에서 온 듯했다.
빗 물이 줄줄 흐르는 내 옷을 대충 갈아 입고 준서를 벗기니 아기 바지도 빗물이 흐르고 ,방수처리까지 안된 유모차 뚜겅을 닫았지만 모자가 벗겨 졌든지 머리는 감은 듯 했고,
오들 오들 떠는 아기를 달리 체온을 올릴 방법이 없어 따뜻한 물에 목욕을 시켜 따뜻하게 해 주고, 뚜거운 이불에, 따뜻한 우유로 몸을 덥혀 주었더니 감기 기운은 없는 듯 하다.
준서야 미안해 비 맞게해서 미안해(목욕 하면서) 밤에 잠자기 전에는 고마워 고마워를 했더니 아기가" 비 맞게해서 미안해" 라고 해서 웃었다.
지 엄마를 오래도록 못 봐도 잘 자라 주는 우리 준서가 기특하다.
어제부터는 언제나 제일 좋은 지 엄마를 안온다고 밉다고 한다. 지난 주부터는 "삐졌다"면서 지 엄마 전화도 않 받으려한다.
엄마 이쁘냐고 물었더니 "안 이쁘다. 이거 할머니가 이쁘다"라고 대답했다.
준서의 시계에는 3주는 기다리는 모양인데, 3주가 넘으면 기다림에 지치는 모양이다.
저녁 뉴스에 보니 수확 적기인 단감에도 까치가 파 먹은 것 같은 상처가 나고 그 폭우에 우박까지 합쳐서농가에 피해가 막심했다.
하늘이 하는 일을 누가 막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