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고령보이다.
산 옆으로 물이 바로 보이는 폭 좁은 다리가 있고,
저 다리 끝까지 걸어가면 국도의 다리가 2개씩이나 있고,
집에서 강정고령보가 먼데 걸어서 가서
저 다리를 걸어서 건너고,
저 다리 위에서 걷다보면,
사람의 혼이 잠시라도 머문다면 옆의 산일까?
강물일까?를 생각하게 했던 곳이다.
다른 반대편 길로 저 작은 산도 몇개씩이나 넘어 갔던 적도 있다.
고등학교 동기라고 해야 1년에 한번이라도 소식 전하고 산 것은 두 사람뿐이다.
그 중 한 사람이 신년에 내가 전화를 하면 너는 그 시절과 (고등학생이던) 변한 것이 없다.
세상에 오염이 않된 것 같다.
우리 남편과도 그 때 친구들이 같이 본 자리가 있었으니 별칭인 열씨가 잘 해 주는 모양이다라 했다.
아주 가끔 서울에 친구 서너명이 여행도 가고 했는데, 내가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 친구 중 한 사람이 전라도 어디에 전원주택을 지어서 입주를 했다고 갔는데,
간 친구들이 너무 체면 없게 대하는 것이 그 친구 남편 보기에 민망 했었다고,
그 친구는 덜 자주 만났고, 서울과 전라도가 멀다보니 같이 간 친구들은 더 가까워서
친근함이 도가 넘게 보였는지는 모른다 싶었다.
그러면서 우리 두사람은 신년에 전화 통화를 해 왔는데,
3년 전 어느날 봄에 전화를 했더니, 그동안에 이사도 했고, 내가 좀 좋지 않으니
나으면 전화를 하겠다 했다.
소식은 그 뿐이였고, 그 후는 전화도 문자도 대답은 없었다.
잘 있다면 굳이 문자까지 받지 않지는 않을 것이라 그렇게 한 생명이 소멸하듯 하는 것에
생각이 깊어졌다.
네 사람이 하는 카톡방에 한 사람이 작년부터 잘 들어 오지 않고, 글은 읽었다.
내가 꼭 집어서 안부를 물었더니 좀 바뻤다고 따로 전화 하겠다는 글이 올라 왔고,
그 후 몇번의 글이 올라 오기도 하다가 소식이 끝어 진 것이 1년여가 넘었지 싶다.
네 사람중 한 사람이 개인적으로, 문자를 주고 받았는데 언제부터인가 문자도 전화도 연락이 되지 않아서
어찌 어찌 찾아서 문자를 받고 답장이 온 것이 3번인데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했다고.
딱 그 말 뿐이였다고.
나하고는 같이 여행도 다녔고, 친한 사이였는데,
아마도 어떤 일이 생겨도 연락은 오지 않을 것이고,
소멸하듯이 그리 갈 것인 모양이다.
카톡방에 그 때 그 때 읽지 않아도 글은 읽더니 일주일째 읽지도 않는다.
본인이 자기 아픈 것을 알리고 싶지 않은데 알은척도 못한다.
안부를 찾았던 사람도 문자를 보내면 읽기는 했는데 일주일째 문자를 읽지도 않으신다고.
생각이 깊어 진다.
그래도 친했던 친구에게는 작별의 말이라도 듣고 가야 할 것 같은데,
코로나 때문에 찾아서 길 나서기도 않되고,
나도 미래에 겪게 될 때 어떤 맘일지 모르겠다.
둘째네와 뭔 이야기 끝에 나중 우리( 남편과 나)는 화장해서 뿌려 달라고 했더니,
보고 싶을 때 찾아 갈 곳도 없게 되는데요라 했다.
2022년 1월 03일 이른 아침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