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음식

善 한 동네 이야기

이쁜준서 2019. 5. 26. 10:42



어제는 가던 미장원에 갔더니, 60대초반의 원장이 73세의 언니의 도움을 받아서
하던 곳인데, 그 언니가 인공관절 수술을 하러 입원 했고,
그런저런 사정으로 4일을 미장원을 쉬었다 했습니다.

언제 문을 열겠다고 쓰 붙였는데, 멀리서 미장원  돌아가는 원통이 멈추어진 것을 보고,
그 다음 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미장원에 헛걸음을 했다고들 하면서,
원장은 혼자서 코팅, 염색등을 하고 머리 셋팅하고, 중화제, 머리감기기, 머리 모양을
다듬는다고, 도착 했을 때 11시였는데, 나올 때 오후 4시였습니다.



다들 10년이 넘었다고, 20년이 넘었다고, 30년이 넘었다는 손님들은 
그 미장원을 다니면서 자주 얼굴을 보아서 친구처럼 이바구 삼매경인데,

준서할미보다 인생 선배님들이셨지요.
처음에는 며느리보다 딸이 낫더라는 분의 이야기 시작으로, 며느리들 이야기,
차라리 자주 오지 않는 것이 도와 주는 것이라는 둥,
며느리가 왜 우리 집에 가까운데도 오시지 않느냐? 하는데, 너거가 자주 오는데
내가 뭐하러 가?
했지만, 가면 둘러 볼수가 있나? 냉장고를 열어 볼 수가 있나? 손님되어 쇼파에 앉았다.
끼니 때가 되면 음식 배달한 것 먹고 오는데 갈 필요가 없다고( 이바구 하는 분들 전체가 동의)

며느리를 똑똑한 것, 중간치기, 머리 나쁜것( 그분들의 이야기대로 옮겨적자면)
보았더니 똑똑한 며느리는 주방에 들어 가서 고사리 손질 하라 했더니 몇 센티로요?
대강 알아서 해라 했더니 젓가락에 집히지도 않게  해 버렸고,( 실제 파는 비빔밥에 그렇게 자른 고사리가 들어가 있기도 함)
머리 나쁜 며느리는 주방에 들어가면  일 배울 생각은 없고 제 식대로 해서 일 저지르고,
중간치기 며느리는 살짝 살짝 이 눈치 저 눈지 보면서 일 하지 않고,

차라리 며느리가 한 사람이라면 그대로 서로가 맞출 것인데,
아들 셋이 있어 며느리 셋을 보니 머리 아프다  했습니다.


그 말에 이어서 한 사람이,

아들이 고시공부 하는 동안 10년을 생활비를 대어 주었고, 마침내 변호사 개업을 하게 되었다 합니다.

생활비 받던 그 10년 동안은 며느리가 시어른들께 깍듯했다 합니다.

그러더니 변호사 개업을 하고 나서는 시어른들께서 갔더니 이제부터는 우리집에 오시면 손님이니

일단 제 말을 들으셔야 한다고, 손부터 씻고 나오라 하더랍니다.

일단 손을 씻어야 아기라도 한번 안아 볼수 있겠다 싶어서 손을 씻고, 아기를 안고보니,

너무도 이뻐서 그만 뽀뽀를 했다 합니다.

(그말에 이구 동성으로 그카면 않된다 요새 아 에미들이 질색을 하는거다)

그 뒤부터는 시댁에 아기도 데리고 오지 않고, 잘 오지도 않고, 그렇게 발길이 뜸해 지더라 했습니다.


이젠 정치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어쩌면 그렇게들 잘 아시는지?

아마도 가족이나 경노당에서 유투브로 들은 그분들 말에 의하면 방송에서는 나오지 않는 뉴스라면서

너도 나도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며느리 들었다 놓았다 하시고들,

정치 들었다 놓았다 하시고들

미장원에서 늘 점심을 주었는데, 원장 혼자서는 자기들 식사도 챙기지 못할 것인데,

원장의 6촌동생이 반찬을 해서 왔었습니다.

올갱이 국까지 끓여서 상에는 반찬이 5가지 정도 되었습니다.

6촌 언니가 하는 미장원 손님 늘 점심을 대접 했는데, 그럴 형편이 못되니  언니 맘 편하지 못하겠거니 하고,

오라고도 하지 않았는데 왔을 겁니다.

자기 식구들 밥 해 먹기도 어려운데, 손님들 밥은 아무도 얻어 먹을 생각을 못했을텐데,

그럴수 있는 6촌 자매의 인정이 좋아 보였습니다.


머리를 셋팅 할 때는 60대 초반의 손님 한 분이 도와 드렸구요.

어느 80대 한 분은 인공관절을 두 다리 다 하셨다는데,  앉았다 일어서시니 다리가 불편 해 보였습니다.

셋팅을 하고 풀어 놓은 부속품들을 싱크대에 모아 놓으니 씻어 주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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