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사람들과 어울려서 세상 살아가기

이쁜준서 2017. 5. 21. 06:36

 

 

 

 

 

친구가 2년전 꽃을 흩어면서 굳이 '흑법사'는 나를 주겠다고 남겨 두었다면서 가지고 가라 했고, 화분도 유약 칠하지 않은

빛깔의 옹기 화분이었다. 얼마마 무겁던지  심어진 식물도 길이가 길고, 전철에는 엘리베이트가 있어서 환승을 하면서 가지고 왔다.

친구가 애지중지 하던 것이라 맡아 둔다는 생각으로 가지고 왔다.

생각보다 빨리, 올 해 다시 꽃을 키우게 되었고,  3월에 다른 식물들을 뿌리나누기를 해서 대폭적으로 주었고, 내가 가져 왔던 흑법사는 지난 월요일

식물만 뽑아서 만날 때 주었고, 금요일 화분을 가져다 주었다.

 

동구 쪽이고, 점심을 먹고, 버스를 타려고 금호강 주변을 걷다가 이 인공 폭포수를 만났다.

물살 소리와 포말을 이루면서 내려 오는 것이 그날 기온이 높기도 했지만, 마치 여름날 시원한 폭포를 만났것처럼 좋았다.

조금 더 걸어가면 올라 가는 길이 있고, 폭포 위는 공원이기도 하다.

어느 해 전철을 타고 가서 동촌역에 내려서 해맞이 다리를 건너서 7시간 걷기를 할 때 그 때도 저 앞을 걸어 갔던 적이 있다.

 

 

 

 

 

 

2일 전에 친구가 어느 집 옥상의 다육이를 구경 왔노라면서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 온 그 주인을 우연하게 화훼단지에서 만났다.

꽃을 가꾸는 사람들은 초면이라도  누가 소개 시키면 서로를 인정하게 되고, 청하지도 않는데, 나는 구경 가고 싶다란

한마디에 초면에 그 집으로도 갈 수 있고, 서로가 서로의 지인들 집으로 구경을 가고 그렇게 친해 진다.

친구가 2년전 5사람 팀을 이룬 것이기도 한 사람들 중 2사람이었다.

 

서로가 소개로 인사를 하고 나니 당장 우리집으로 오겠다 했다.

전혀 낯선 사람을 데리고 우리집으로 오고, 또 가고 하는 것이 습관화가 되지 않아서 단박에 거절을 하고 싶었는데,

친구 면이 있어서 지금은 꽃이 다 피고 없고, 내년 봄에 구경 오세요라 했더니,

어린아이들처럼 71살의 그이가 몸까지 흔들면서 가고 싶다 가고싶다 라 했다.

꽃 키우는 사람들이 꽃이 피었을 때만 아름답다 생각하나?

꽃이 지고 없어도 척 보면 수준을 알 수 있는 거지라 하면서 또 가고 싶다라 했다.

그래도 내년 봄에 오세요라 말은 하면서 그 내년 봄에는 부디 잊어버리기를 싶었다.

오래 된 친구들은 단점, 장점이 다 녹아버리고, 고쳐지지 않는 단점까지 안게 되는데, 굳이 인간관계 하나 더 만들기가 싫었다.

 

나 보다 월등하게 정원을 잘 가꾸시는 두분이 계신다.

전라도에 한 분, 공주에 한 분, 올망졸망한 꽃들부터 나무꽃들이 피는 곳,

참으로 격 있게 정원을 가꾸시는 분들이라 보고 싶다란 생각을 해 보았지  남의 집 정원이 보고 싶을정도로 호기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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