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노년들도 열심히 배우기를 한다.

이쁜준서 2017. 5. 16. 07:02

 

배우는 것의 즐거움

 

 

사람들은 혼자가 아니고, 둘은 아닌 듯 하고, 셋만 모여도 용감? 해 진다.

강의를 들으러 간다고 전철을 타고 가는데 오후 5시 40분 무렵이라 전철 빈 자리는 없고, 서서 있는 사람도,제법 많았다.

복잡한 전철을 노년의 여자 세사람이 나보다 2정류장 뒤에 탔다.

주고 받는 이야기가 전 학기에..... 이번 학기에는.... 하모니카, 보링, 탁구 같은 단어가 나왔고, 누가 듣던 말던 상관없이,

이야기 했다.

두 사람이라면 달랐지 싶은데, 세사람이다 보니 주눅 들지 않고,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나이 차이는 몇살 씩 있어 보였고,

경노석 내 옆자리에 일행 중 한 사람이 앉았고, 한 사람은 좌석을 찾는듯 휘둘러 보는 것 같으니 젊으니 서서 가다가 앉아라 했다.

젊었으니 하는 말을 듣는 사람도 6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으로 보였다.

세사람중 한 사람이 나는 전국대회 선수로 서울 대회에서 3등도 해 보았는데, 이제 손목이 아퍼서 하지 않는다.(보링)

탁구를 하고 있는 듯 보였다.

아주 잘 했던 사람으로 보였다고, 그러다 한 정류장 만에 내리고,

보링을 했었다고 제일 먼저 내리는 사람도 즐거워 보였다.

 

남은 두 사람이 이야기 하는데,

아침 9시30분 수업은 집에서 1시간전에 나와야 하니 무리라고 했다.

탁구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 새로 하모니카를 배우니 하모니카는 첫 강의 시간으로 선택을 했던 모양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던 내 옆 좌석의 사람이 내리고, 서 있던 일행중 남은 한 명이 앉았다.

어디서 무엇을 배우세요? 짐작한대로 내가 컴퓨터를 배우러 가는 종합노인복지관 이였다.

저도 그곳에서 컴퓨터를 배웁니다 하니, 컴퓨터는 신청해도 않 된다해서 신청을 해 본적이 없다하고, 무엇을 배우러 복지관으로 나선지가  나 보다는 더 먼저였던 것 같았다.

오전에 하나 배우고, 복지관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 하나 배우고 그동안 빈 시간은 다니다 보니 친구가 생겨서,

놀다가 집에 간다고 했다.

바쁘긴 해도 좋다고 했다. 집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나와 보면 정말로 열심이들  배운다고 했다.

즐거워 보였다. 종합노인복지관에서 배우고 같이 놀다 귀가 하는 그들은 즐거워 보였다.

복지관에는 행복 강의도 있고, 탁구, 당구,스포츠댄스, 바둑, 장기, 건강에 대한 강의도 있고, 컴퓨터 강의도 있고,

아침에 식권을 1,500원 주고 사면 따뜻한 점심도 먹고 오후에 또 한 강의 듣고  그야말로 노인들 복지에 기여 하는 곳이다.

 

오전 모임에서 만난 친구 중에 한 사람은 사람은 건강만하면 노인들이라도 어찌어찌 살아 지는데,  사는 것에 걱정스러울 것 없이

살아도,  몸이 심각하게 아프면 자식이 있어도, 자식이 없어도 결국은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으로 내 몰리기는 마찬가지라 했다.

그러니 노년에 들면 건강을 정말로 심각하게 챙기면서 지내야 한다고 하면서, 내가 너무 일을 많이 한다고 했다.

 

 

 

설레임

 

 

 

화분에 심어져 있어도 매년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 핀다.

이 꽃의 꽃몽오리가 열릴 때는 나는 가슴이 설레인다.

 

 

일?

일이기도 하지만, 즐거움의 원천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일을 많이 할 것이다.

친구들이 이젠 귀찮아서 얼마 먹지도 않은 간장, 된장, 고추장을 사다 먹고,  김장김치를 대폭 줄였다 하더니,

올 해는 김장김치를 담지 않을 것이라 했다.

 

그래도 나는 장을 담고, 고추장도 찹쌀가루를 직화불에 삭혀서  아이들도 먹을 것이라 파는 물엿 하나 넣지 않고,

담기도 한다. TV에서 요리프로그램은 아니고, 그 프로그램을 본 친구가 마늘고추장을 담고 싶다고 해서,

검색으로 찾아 보고 레시피가 제대로 나온 것이 아닌데도 마늘고추장도 올 이른 봄날 담았다.

물론 김장김치도 작년 대폭 줄인것으로 20여포기를 했다.

 

화분 하나 없는 사람도 있고, 베란다에 화분 몇개 있어도 남편이 건사하지 나는 모른다고 한다.

늘 서로 주고 받고 하는 사이인 친구가 무엇을 가지러 오기도 주러 오기도 한 걸음이었던 때였다.

가끔 와도 옥상을 올라 간 적이 없는데, 그 날은 오늘은 꼭 보고 가야 겠다 하면서 보고 가더니,

집에 가서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고, 그 남편이 당신은 나 같은 사람에게 시집을 잘 왔다 하더라 했다.

준서할아버지가 꽃을 키우시니 도운다고 그렇게 일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더라고.

우리 실상은 정 반대인데.

 

그 친구들이 노년을 살고 있는 지금 설레임이라는 것이 있을까?

누가 가을쯤에 꽃모종을 주겠다 해도, 씨를 받아 준다 해도 손에 쥔 것이 아닌데도 생각만 해도 맘이 설레인다.

어제는 화훼온라인 몰에 4가지 화초를 구입 했다.

요즘 나를 가슴 설레이게 하는 것은 은방울꽃인데, 토종을 몇일전 얻어 두었는데, 토종은 꽃대가  약하고 잎 사이에서 핀다.

수입종은 꽃대가 실하고 그래서 꽃도 더 크게 보였다. 사진으로 본 것이지만,

은방울꽃로즈란 것은 아마도 로즈란 말이 들어 있는 것을 보면 겹꽃이 피지 싶은데, 겹꽃까지는 바라지 않는데, 와 보아야 안다.

정원처럼 이렇게 많이 식물을 키우면, 참 일도 많기는 한데, 내가 건강하니 할 수 있는 일이고, 집에서 수년 피어 왔던 꽃이,

봄이 되어서 새 잎이 돋아나고, 꽃몽오리가 나오고 봉긋해져 가는 모습, 꽃이 아기 손가락 펴듯이 꽃잎이 열려 가는 것을 보면,

내 가슴은 설레인다.

 

나와 비슷한 나이의 여자들이(할머니) 육덕이 없는 사람을 보면, 손목을 가늘고, 손도 힘이 없어 보인다.

나 역시 손목은 약해도 손에는 힘이 있어 보인다. 화분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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