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그 중에서도 김치,
김치 중에서도 열무김치나 오이 소박이는 간단하게 정성이라 말 하기 보다 세심하게 챙기면서 담아야 합니다.
우선 씻을 때부터 잘 못 하면 풋내가 나기 때문에 열무 잎이 상처나지 않게 잘 씻어야 합니다.
잘 씻어서 소금물을 해서 절이면 좋은데, 그냥 켜켜로 소금을 뿌리면서 한번 쯤 아래 위를 바꾸어 주었다.
딱 마치맞을 때 씻어 건져 갱물기가 돌지 않게 물도 적당하게 빼서 담아야 합니다.
음식은 정성이 들어가야 맛이 난다는데, 열무김치와 오이 소박이를 담는 날은 정성보다도 세심하게 살펴 보면서 때까지 맞추어야
맛이 제대로 납니다.
이제 나이가 열무김치거리를 풋 냄새 나지 않게 10단도 씻을 정도의 이고,
적당하게 절이는 것도,
양념거리 하는 것도 척으로 다 될 나이 입니다.
그런데 기분이 쾌청하지 않으면 일단 간이 맞지 않고, 담아 놓아도 그 때깔에 한번 먹고 싶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그런 기분일 때는 혹여 짜면 어쩌나? 싶어서 그것을 조심하다보니 간이 싱겁게 됩니다.
어제가 그런 날이였습니다.
정성은 있는대로 다 들이고, 열무3단, 오이 15개, 쇠고기 불고기감으로 2근을 하는데,
불고기도, 오이소박이도 싱겁습니다.
일부러 싱겁게 담았다고 핑계를 댈 정도로 굳이 탈을 잡을 정도는 아니지만, 오늘 간을 보니 일단 간이 싱거운 편입니다.
오늘 둘째 사위가 볼 일로 온다고 해서 반찬 좀 보낸다고 급하게 한 것인데, 제 기분이 잿빛이었습니다.
365날 어째 쾌청만 있겠습니까?
허리가 그냥 둔하게 아팠는데, 앉아서 일을 하다가 일어서는데, 허리가 바로 펴지도 못하겠고, 걷는 걸음마다 삐긋 삐긋 했습니다.
허리 아픈 핑계로 담은지 만 3년이 지난 허리 아픈데 먹는 약술을 마셨습니다.
저가 약술이라고 먹었던 것들은 돌복숭아 술, 산초열매로 담근 술, 돌복숭아 술은 친정 어머니께서 그 당시로 하동에 부탁을 해서
10만원어치 택배로 온 것을 큰 항아리에 담아 몇년을 먹었습니다.
돌복숭아 술도, 산초열매로 담은 술도 정말로 넘기기 힘들만큼 맛이 독합니다.
많이 먹었는데, 넘기기 힘들만큼의 맛이라 그런지 그 약술말고는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겨울 강추위 때 코다리 두 괘 8마리를 바짝 말렸습니다.
적당하게 말린 것은 토막을 내어서 냉동실에 두고 먹고 있고, 머리는 그대로 바짝 말렸습니다.
평소 미역국에는 굳이 육수 물로 국물을 잡지 않는데, 둘째 사위는 젊은 사람이라도 미역국, 뜨근뜨근한 것을 먹고 나면,
몸살이 났다가도 나아진다 할 정도로 좋아 합니다.
미역국을 아주 좋아 하니 자주도 아니고, 온다고 하면 미역국을 맛나게 끊여 주고 싶습니다.
국물 잡을 육수를 끓이는 중인데, 바짝 마른 코다리 한 마리, 코다리 머리 말린 것 8개, 무 3토막, 다시마를 넣고 끓이고 있습니다.
찬 물에 담구어 두었다가 아가미를 떼어내고 정성으로 끓입니다.
이 때 정성은 열무김치나 오이 소박이를 할 때처럼의 세심한 맘으로 챙기면서 하는 것은 아닙니다.
푹 끓여서 육수를 만들고, 쇠고기 볶고, 돌미역을 씻어서 참기름에 듞어내고 그렇게 육수 붓고 액젓갈로 간을 해서 끓이면
언제나 비슷한 맛이 납니다.
육수를 따로 만들어서 하는 것은 사위에게 주고 싶을 때입니다.
국은 정성만 들어도 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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