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4월의 꽃

봄비 내리는 밤

이쁜준서 2017. 4. 10. 06:30


지금은 그야말로 새벽 시간입니다. 03시 11분.

잠결에 비가 오는 듯 했는데, 귀찮아서 그대로 잠을 잤는데, 새벽2시가 약간 지난 시간 이젠 영 잠이 깨었습니다.

창문을 열면, 밤 중에 드르륵 하는 소리가 날까 싶어서 주방으로 가 뒷 베란다 잠귀 밝은 사람처럼 빗소리 잘 들리게

하는 알미늄 샷시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었습니다. 제법 주룩주룩 오는 비입니다.


창문도 드르륵 소리 난다 열지 않았는데, 수수 빗자루가 생각나서 현관문 열고 나가 옥상으로 가서 비가 맞아 무거워진 빗자루를 들고

내려 왔습니다.

수수 빗자루는 물을 쓸어 내리고, 금방 자루를 들고, 앞, 뒤 팔 운동을 하면 물이 뿌려져서 빗자루는 금방 마릅니다.

그러나 이렇게 무겁게 젖어 버리면 꽁꽁 묶은 자루 속까지 빗물이 들어가서 필경은 색이 거므스럼하게 변합니다.

마당으로 내려 두고, 마당에 쓰던 것은 버려야 겠습니다.

마당, 현관, 옥상 수수빗자루가 3개는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빗자루 때문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일이 줄어 듭니다.

수수 빗자루는 가격차가 참 많습니다.

오래 사용 할려면 가격대가 높은 것을 사야 잘 쓸리고, 오래 사용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의 빗자루 젖게 한 것은 참 아까운 일입니다.



봄비! 

산천초목이 반기는 봄비가 밤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우는 아이 달래듯이 나긋나긋 옵니다.

이렇게 오는 비는 흙 속으로 잘 스며 듭니다. 세차게 오면 흙이 젖어서 흙속으로 물이 들어 갈 길을 낼때까지는 별로 흙 속이나

화분 속으로 물이 스며 들지 못하고 흘러 내리고 넘치고 합니다.

오늘처럼 금방 머리칼이 젖을 정도로 오는 비는 흙이나 화분 속으로 젖어 듭니다.

전국의 큰 저수지 윗쪽은 물이 말라 땅이 보이고, 아랫 쪽으로만 물이 고여 있거나, 아니면 그런 저수지에 떨어진 곳에서 물을 퍼서

담고 있었습니다. 한번에 강수량이 적어도 100미리 오는 비가 서너번을 와야 저수지들이 반 정도라도 물이 채일 것인데,

걱정입니다.





2일 전 사진,


3년 가뭄에도 비가 오니 등개불에 쏙꼳 말려 입고 친정 길 나서면서 하루만 참지 하는 것이 간사한 사람 맘입니다.

예전 삼베, 무명으로 치마 길이 보다 야간 짧게 입는 것을 쏙꼳(속곳) 이라 했고, 겉속곳, 안속곳이라 구별 되어 있었다 합니다.

농촌에서 자란 우리 세대는 그런 옷을 입으신 할머니들을 보았지만,  넉넉하지 못하던 그 세월에 속곳이라고 넉넉 했겠습니까?


저는 또 이 단비를 반기면서도, 밤부터 와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가침박달나무 꽃이 어제부터 몇몇  가지의 꽃이 피기 시작 했습니다.

피어 날 무렵에는 하루 낮시간 햇볕을 받고, 살랑이는 바람에 흔들리면서 그 낮의 시간들이 꽃을 피울 준비를 사람들 모르게 하는지,

그 전날 일몰 무렵도 그렇지 않았는데, 밤새 사람들이 보기 전 저그들끼리 잔치라도 벌렸는지?  

이른 아침  옥상정원에 올라 가 보면 어제와는 너무도 다른 풍경 그 많은 꽃몽오리 중에 반이상이 개화 한 것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어제 밤부터 비가 왔으니 개화 할려던 참이라 개화 시간을 좀 늦출 것이라  그 1년에 한번 피는 꽃을 화사하게 피는 것을 보고 싶어서 비가 내리는 것에 신경 쓰입니다.

채송화, 가우니아, 나팔꽃등 햇빛을 좋아 하는 꽃들은 밤에나 아침에 비가 오면 꽃몽오리를 열지 않고, 하루 쯤은 기다려 봅니다.

제 이쁜 모습을 추레하게 비 속에서 피지 않으려 그리 하는 것이지요.

다 제 각각의 속셈이 있는데, 이때 속셈은 긍정적인 것입니다.



하루 전 사진(어제)



2017년  4월 11일 새벽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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