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위 사진처럼 화분을 실내로 많이 들여 놓고 지내는 것이 6년째이다.
준서를 에미가 데려 가기 전에는 거실이 준서의 놀이터가 되어야 했고, 안방은 준서가 자는 방이라서
실내에 들이는 화분의 숫자가 그리 많지 않았고, 준서를 보내고 허전한 맘에 다육이를 키우기 시작 했기도 했고.
밤에 잠을 깼는데, 목 뒤가 따끔거렸고, 자세가 잘 못 되었는가? 하고는 긁고 만지고 하고는 자다가 또 잠을 깨었고,
자꾸 목 뒤로 손이 가서 긁어도 보고 만져도 보다가 손에 뭐가 잡혔고, 바닥에 놓고보니 자세하게 보이지 않고,
따끔거렸으니 벌이 들어 갔다 톡 쏘고는 힘을 못썼나? 했지만,
준서외할아버지 잠을 깨우지 않으려고 휴지 찾아서 눌러 두고는 누웠다.
늘 일어 나는 시간인 5시에 일어 나서 준서외할아버지는 운동을 나갈 시간이고 해서 불을 켰더니,
밤에 올라 와서 잎을 뜯어 먹고는 흙속에 숨어 살아서 잡기도 어려운 애벌레였다.
차라리 벌이 낫지 애벌레가 내 목을 기었다 생각하니 소름이 끼칠정도로 징그러웠다.
나갈 준비를 하는 준서외할아버지께 이야기를 하고는 6년째 실내에 화분을 많이 들였어도 이런 일은 없었는데,
내가 당신에게 뭐 잘 못 했나? 했더니
준서외할아버지 어찌 그런 기특한 생각을 했노?라 농담을 받는다.
예전 시골 고향에서는 흙담에 초가집이었으니, 밤에 자다가 지네가 벽 기는 소리가 나면, 몸이 잰 초등학생이었으니
밖으로 나가 고무신짝을 들고 왔고, 어른들이 벽을 때려서 잡기도 했고, 놓치면 그 날 밤은 겁이나서 잠이 들지 못하기도
했었고, 시능거미라 하는 발이 많이 달린 벌레에게 물리면 퉁퉁 붓기도 하고 물집이 생기기도 했는데도
환경이 그러한 시골이니 그리 겁내지 않고, 잠을 잤는데,
도시 생활에 젖게 살아 와서 애벌레 한마리가 목을 기었다 싶으니 아직도 징그럽다.
괫심해서 화장을 시킬까? 했더니 말만 그러는 것을 아는 준서외할아버지 웃기만 했다.
애벌레는 물에만 넣으면 몸에 기공으로 숨을 쉬는 것이라 잠시 잠깐 사이에 갈아 앉아 버린다.
지렁이가 화분에 살면 지렁이 분변이 거름도 되고 뿌리 발달에 좋다고 해도, 작은 한마리가 보여도 흙 일 하다 일어나서
옥상에서 길로 던져 버린다.
비 온 뒤에 지렁이가 나오거나 흙일을 하다가 지렁이가 나오면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요즘 자라는 아이들은 뱀을 사육해서 보여 주는 곳으로 견학을 가서는 큰 구렁이를 사육사가 지켜 보는 가운데이지만,
목에 두르기도 하고, 양팔에 얹기도 하면서 웃던데, 선입견이 문제이기도 할 거다만,
준서할미는 여전히 벌레도 지렁이도,징그럽고, 뱀은 무섭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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