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요일장인 월요장이 서는 날입니다.
요일장은 동네에서 가까운 재래시장보다는 가격이 헐해야 하거나 물건이 좋아야 잘 팔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딱 하루 서는 요일장은 파는 사람, 사는 사람이 빽빽하니 장사가 잘 됩니다.
시골 텃밭에서 기른 채소들 가져 온 자경농 할머니들이 앉으시는 골목이 있고,
어물상, 과일상, 채소상들의 물량이 많은 상인들이 앉은 곳은 12m 소방도로이고,
뒷켠의 6차로 도로의 인도는 화물차로 마늘, 무, 배추, 더덕, 도라지, 양파, 과일, 잎 채소등을 화물차에 얹어 놓고,
인도에 물건을 펴 놓고 팔다가 팔리면 화물차에서 다시 내려 보태어 진열 해 놓고 파는 곳도 있고,
흰색 무 단은 무거워서 허리를 굽혀서 두 손으로 들어 올려야 한다.
자색무가 연하고 맛이 있다 해서, 섞어서 담으려고.
나누어 먹으려고 많이 담는다.
준서할미는 김장 채소중 솎음 무가 나왔으면 해서 갔는데, 이젠 무도 수확 할 철이라 솎음무는 보이지 않고, 알타리만 보였습니다.
그냥 돌아 오다 월요시장이 끝나고 넓은 도로의 횡단보도를 건너 왔더니,
준서할미가 찾는 무 청도 좋고, 알타리 보다 조금 더 큰 솎음 무가 뭇단으로 묶어서 있었지요.
보라색 무도 있었구요.
그런 무를 만난 것도 반가움이었는데 우리 동네 재래시장으로 토요일이면 나오는 자경농인 잘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마도 아직 된서리가 오지 않았는지? 된서리가 오기 전 무청이 좋을 때 판다고 맘 먹고 물건을 해 온 모양인데,
뭇단으로 묶은 무를 100단을 해 왔다는데, 10단쯤 남아 있었으니 소매로 판 것이 그러하니 대단히 많이 판 것입니다.
알타리 무 3단보다 더 많은 무를 한 단으로 묶어 놓고, 5,000원이고, 무도 깎아 먹어도 맵지 않고 맛이 있었으니
그렇게 많은 무를 팔았나 봅니다.
늘 다른 사람들보다 채소를 헐하게 파는 사람이라, 우리 동네 재래시장은 11시경이라 어울리는데,
9시 30분경이면 올 때마다 앉는 인도에 물건을 내려 놓고는 남편은 농사 지으러 집에 가고, 오라고 전화 하면 데리러 오고 합니다.
40대 젊은 부부인데, 우덕이 있게 장사를 해서 단골이 많은 사람입니다.
우덕은 먼저 내가 베풀어서 생기는 것이니, 내가 새침을 떠는데 우덕은 생기지 않습니다.
오늘은 농사지은 보리로 엿질금을 낸 것과, 쥐눈이 콩, 서리태, 현미찹쌀, 홍미, 햅쌀도 있었는데,
누가 콩 값을 묻고는 한 되에 중량을 묻고 값을 묻고는 콩 값이 시세가 있네라 했지요.
아지매요. 콩이고, 곡식이고 다 중량은 각각 다르니 중량을 묻지 말고, 국산 햇것인가를 물으세요라고.
무는 뿌리는 흰색이고 무청은 녹색이라도 가을색이 묻어 있고,
사러 나온 사람들 자전거 양쪽 주머니에 삐죽하게 나온 무청도, 대파도 가을 색이 묻어 있고,
단감, 모과, 사과, 배, 귤등의 과일에도 가을 색이 묻어 있고,
요일장을 오가는 사람들 맘에도 가을 색이 묻어 있고, 파는 상인들의 인도를 좌판 삼아 내어 놓은 먹거리 재료에도 가을 색이 묻어 있었습니다.
요일 장 두 장쯤 전에는 생강도 제법 많이 났었어도 제비초리처럼 뾰족한 끝이 있더니, 이젠 제비초리는 없고,
둥글둥글하니 영근 생강 모양이었지요.
가을은 서글픈 계절이기도 하고, 만물이 영글어서 수확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농사를 지어서도 나누고, 가을 농산물 사서도 나누고 나누고 싶은 계절이기도 합니다.
나누고 싶은 맘이 가을색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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