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냉장고가 자꾸만 커진다.

이쁜준서 2013. 7. 4. 06:30

 

 

 

플록스

화려하기는 하지만, 수수한 느낌이고,

 

 

김치냉장고가 배달 되었다.

덩치가 커서(202리터) 현관문에 개폐식 망창을 달아 두어서 본래의 현관문보다 폭이 좁아서 들어 오기 곤란해서

사다리차가 와서 거실 창으로 들어 왔다.

배달을 오기 전 사다리차를 대고 창으로 들어 갈 수 있느냐?를 물었다.

 

예전 7식구에 처음으로 산 냉장고는 300리터 쯤 되는 냉장고였다.

그 때 그 시절은 수박을 사서 냉장고에 두고 잘라 한 조각을 들고서 먹을 수 없었다.

우리 식구가 아기들 2명에 어른 5명, 한집에 사는 2가구 식솔들,

수박은 주로 각 집에,남자들이 퇴근 길에 사 왔고,

얼음 한덩이와 같이 사 왔고, 수박을 숟가락으로 떠 내고, 송곳으로 얼음을 깨고,

수박과 얼음과 뉴수가를 넣고, 섞어서 마당에 내식구, 남의 식구 모여서 한 그릇씩 먹고 나면

속부터 이마까지 시원해 지는 그런 시절이여서,

수박화채라 불렀던가?

 

수박은 냉장고에 넣을 것도 없었고, 과일도 냉장고에 넣어 두고 먹은 것도 아니고,

채소도 냉장고에 넣어 두지 않았고, 사 와서 그 담날까지는 해 먹었으니,

냉장고가 적어도 그리 적은 줄도 모르고  살았다.

 

건고추도 김장 배추를 절여 놓고, 그 담날 번개시장으로 가서 김장에 쓰일 정도만 사 왔고,

평상시에는 시장 고추방앗간에 가면 큰 자루의 것을 한근 달라 하면 기계에 소금을 넣고 갈아 주었다.

벌레 생기지 말라고 그런다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소금 무게가 있어 넉넉하게 준다 싶었다.

 

 

 

기생초

이름값을 한다. 치장 하고 나서는 사극의 기생 같다.

그러나 아무도 가꾸지 않은 강변 녹지에서 바로 강변에서

군락으로 피어 있으면 참 수수한 아름다움으로 느껴 진다.

 

 

여름날 늦은 오후가 되면 아이들이 마당에서 서로 물을 퍼 붓는 물장난을 하고 나면,

마당을 비질로 물기를 쓸어 내고 말려서 자리를 깔고, TV는 툇마루에 내어 놓고,

여름이면 모이는 초등학생인 조카들, 생질들, 우리 아이들이 마당 자리에서 오후 어린이 프로그램을 보고,

모기향 서너 군데 피우고, 저녁도 마당에서 먹고, 부채와 선풍기 한대로도 여름을 날 수 있었다.

그 때의 더위는 요즘처럼 푹푹 찌는 듯한 더위는 아니였다.

아무리 야단을 치는 엄니라도 사정 보아 가면서 먹는 것 챙겨 주면서 야단을 치듯 한 그런 더위였다.

 

가꾼 이 없건만......

 

 

환경이 변해서 사방 열기를 내어 뿜어대고, 꼬리를 잇고 달리는 차들도 한몫을 하고,

또 그 시절과는 달라서 여름이면 수박도 한덩이 사 냉장고에서 시원하게 해서 잘라 먹어야 하고,

과일도 넉넉하게 사면 냉장고에서 차게 해서 먹고,

 

맞벌이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1주일치  장을 보아서 냉장고에 넣고, 또 1주일을 살아 내어야 하고,

고추가루이던, 유렴한 식재료들도 장기 보관은 냉동실에, 우선 먹을 거리는 냉장고에

넣어야 하니 자꾸 냉장고가 대 용량을 사게 된다.

 

김치냉장고가 냉동고로도 쓸 수 있고,

봄배추로 담은 김치는 물이 생기고 질겨져서 김장 때 1년 먹을 김치를 담기에, 용량이 큰 것을 샀다.

김장 때 1년 먹을 김장을 해서는 120리터 김치 냉장고에 반 정도, 현관 앞에 항아리를 두고 반 정도 넣고 먹어 왔는데,

지난 겨울은 하도 추워서 밖에 둔 김치를 다 먹을 수 있었지만,  겨울 온난화로 2년간은  밖에 김치가 시어져 다 먹지 못하기도 했다.

 

분명 이유를 대면 이유가 되기는 하지만,

우리들이 잘 하고 살아 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여자인 준서할미가 이런 생각을 하는데,

남자분들께서는 도통 이해가 않되는 일일 것이다.

냉장고 2대, 김치냉장고 대형 그러면서도 늘 냉장고가 모자란다는 말이.....

 

준서할미야 냉장고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옥상 큰 독에 갈무리 하는 것들까지 치면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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