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새벽시간이 시원하다.

이쁜준서 2013. 6. 28. 10:23

 

 

 

1시간 가량 잠이 들었던가?

잠에서 깨어 다시 잠이 오지 않고, 정신이 또렷해져서 실내보다 시원하고,

식물들이 가득한 옥상으로 올라 갔더니 바람이 살랑살랑 분다.

왜 잠이 오지 않는지를 도저히 이해 못하는 준서외할아버지 안방에서 자느라 몰라서 그렇지

그야말로 달밤의 체조라 할 만하다.

 

 

 

 

살랑 살랑 하는 바람은 식물들의 잎을 살랑이게 해서 옥상 식구들끼리 대화를 하게 한다.

문주란 꽃이 쟁반만 하게 피었다.

직경이 무려 30Cm나 된다.

문주란은 낱 꽃송이가 모여서 큰 꽃송이를 만드는데, 한꺼번에 피면 아주 대물일 것인데, 바깥 쪽부터 피고 지고

안쪽 것이 피어 나니 한꺼번에 꽃잎이 서로 물면서 큰 공을 만드는 것을 볼 수 없어 아쉽다.

그 좋은 향기를 아껴 피는 시기를 늦추려고 그렇게 조절을 하나?

 

기온이 더우니, 늦은 밤까지 어디서엔가 한잔 술을 하고 놀았음직한 청년들이 지나가니

새벽 2시까지도 시끄럽더니 새벽 3시에 가까운 이 시각은 큰 도로의 차 소리도 없고, 사람소리도 없고,

조용하다.

하루 중 3시에서 4시까지가 가장 조용한 시간이라 한다.

자정이 넘어서 3시 직전까지 잠을 못 자던 사람도 내일을 위해 불을 끄고 잠이 드는 시간이고,

4시 이후부터는 자정 전이나 자정 무렵에 잠을 잔 사람들 중에서 일찍 깨어 또 하루를 준비하기도 하는 그런 시간이라 한다.

잠 오지 않아 있어 보면 3시무렵이면 사위가 조용해 지고, 4시가 되면서부터는

왕복 10차로 도로에서는 간간이 차 소리가 들린다.

 

 

녹색 잎과 꽃대와 꽃의 조화로움은 힘이고, 아름다움이다.

 

3일 후에는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 된다고 해서

빨래 감을 만들어서 겉옷 중에서 깨끗한 것을 모아 세탁기를 돌리고,

기능성 섬유로 된 바지는 손 빨래를 할려하고, 삶는 빨래도, 순서대로 삶고 있는 중이다.

준서 할미는 삶는 빨래가 많아서 동서나 친구들이 만들어서 하는 일 중의 하나라 한다.

삶아서 옥상 햇빛과 바람에 널어 걷어 오면 그 뽀송뽀송한 촉감에 속 옷과 수건은 삶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아침은 간단식으로 했더니,

점심에 밥을 해야 하고, 반찬을 해야 한다.

어제 나갔더니 콩잎이 나와서 한 묶음에 1,000원 하는 것을 사 왔다.

청양고추 넣고, 된장 끓여서 콩잎 쌈을 하고,

마디 호박도 한창 부드러워서, 밀가루 묻히지 않고, 팬에 익혀서 갖은 양념에 무쳐내고,

가지 나물하고, 찜고추 반찬하고, 자색 양파 볶아 낼려 한다.

 

바람이 분~다,

바람은 일 만들기 시작이고, 바람이 하는 일 중의 가장 큰 일은 소통이다.

사람이던 식물이던 간에.

 

큰 바람이 재앙이기도 하지만, 쌓이고 쌓인 것을 걷어내고  여름날 가뭄에 녹조 된 그 큰 강물도

녹조를 씻어 낼 수 있는 것도 큰 비를 동반 해 온 큰 바람인 것이다.

일상의 찌거기를 혼돈으로 만들어 날려 보내고, 자연의 질서를 찾아 주기도 한다.

 

태풍 무서운 것이다.

태풍의 피해가 없어야 하지만, 또 태풍 후의 자연의 질서를 생각 해 본 것이다.

산 위에서 부는 바람만 좋은 것이 아니고,

옥상에서 밤에 부는 바람도 좋은 바람이다.~~~ ~~~

준서할미가 제일 좋아 하는 바람은 강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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