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가난했던 1950년대에서 1960년대의 가난한 피난 시절의 대명사 격인
40계단을 잘 꾸며 놓았는 거리에는 이런 조형물들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 부산역전이나 도소매 시장인 국제시장에는
딱 이런 모습의 지겟군들이 있었지요.
그 시절 번듯한 공장들에 일자리가 많았던 것도 아니고,
지겟군도 경쟁이어서 손님을 만나지 못하면,
배도 쫄쫄 굷고 부산역 광장에서 저렇게 지게에 몸 누이거나,
사과궤짝 놓고 고민스럽게 저렇게 앉아 있는 모습을
그 당시 어렸지만 익히 보았던 광경입니다.
그 시절은 남녀를 불문하고 고무신이 평상신이었던 시절이었고,
일 하는 사람들은 덜 더렵혀 지라고 검정고무신을 신었지요.
몇십년이 흘렀지만, 보수동 헌 책방골목은 들어 가는 입구가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헌 책방골목에서 교과서를 팔고, 새학년 교과서를 사기도 했었고,
참고서는 책의 깨끗하기에 따라서 가격이 달랐지요.
민서할머니께서는 [천국의계단] 이란 책을 사셨고, 준서할미는 찾는 책이 없어 못 샀습니다.
부산역에서 민서할머니를 만나 걸어서 보수동 헌 책방 골목으로 가면서
몇십년이 흘러가버려서 그 당시에는 자주 걸었던 길들이
다 낯설었지요.
민서할머니의 설명을 들어도 낯설기만 했습니다.
자갈치 시장 난전
역시나 자갈치 시장은 난전이 자갈치 시장 답습니다.
그날에 제일 헐하고, 또 많이 찾는 어종으로 물건이 준비되지 싶었는데,
제주산 칼치가 아니어도 점심 때 먹어보니 맛이 괜찮은 칼치, 고등어, 조기, 말린가자미등등이 많아 보였습니다.
서울 어디 골목시장에서 생선을 숯불에 구어서 파는 시장을 보았는데,
이렇게 먹음직한 생선을 철판에 기름에 튀기듯 조리 했습니다.
1인당 1만원의 가격으로 2인상에, 3인상에 등등으로 생선을 종류별로 놓아 주었습니다.
우리는 2인이라 열기에 가자미에, 칼치를 주었고,
식사하기에 넉넉한 양이고, 맛도 있었습니다.
암남공원 표 해풍을 맞는 동백꽃입니다.
잎이 윤기 자르르 하고 꽃도 참 이뻤습니다.
바로 바다 언덕에 애기동백나무 입니다.
경사가 심해서 누가 나무를 관리 할 수도 없고, 이 나무 스스로 바다를 보면서
자라고, 월동하고, 꽃피우고를 하는 것인데,
애기 동백이라 더 고왔습니다.
내륙지방에서 동백나무 심어 보는 꽃과는 견줄 수 없는 최상급입니다.
암남공원에서 노루귀이란 작은 봄꽃도 보았지만,
이 아기동백나무에 꽃이 핀것을 본 것만으로도
암남공원 나들이는 한 행복을 가득 채울 수 있었습니다.
암남공원에서 둘레길을 걸으면서 보이는 바다에는 배들이 정박해 있었는데,
눈으로는 잘 보여도, 해무가 있어 선명한 사진을 담지 못했습니다.
일정이 잡혀 있어 저 철다리를 지나가지 못했습니다.
멀리 보이는 다리는 새로 생겼다는 영도다리이지 싶습니다.
예전의 영도다리는 큰배가 지나가면 다리를 들어 올렸어 다리를 들어 올리는 것이 구경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암남공원 볼레길을 걷다 바다로 내려 가는 철계단이 있어 내려 가 보았더니,
어느 지점에는 철교가 바다쪽으로 이어져 있어도 낡아서 더 이상 내려 가지 못했습니다.
저 암벽에 길이 있긴 해도 한 사람도 마음 놓고 가지는 못할 사람은 접근금지 하세요라고
자연이 막아 서는 듯 했지요.
민서할머니 말씀이 또 모르지요.
저 곳을 데크다리를 놓은 길이 생겨 질 수도......
옆으로 덤불처럼 애기동백나무가 보이는 것은
가파른 해안 벼랑이라 사람이 들어가 관리를 할 수 없어서 애기 동백나무가 이렇게 덤불을 이루고 있습니다.
민서할머니께서는 일주일 전에도 부산의 동창님들과 만남이 있어 다녀 가셨었는데,
저가 친정동생 집 장만해서 이사를 한 것이 지난 해 여서
이런 저런 사정으로 진작에 가지 못하다 가게 되어서
사촌 언니가 결혼식 참석차 부산에 온다고 해서 겸사 겸사 간다고 했더니,
와 주셔서,
오후 4시에 서울의 사촌언니와 부산역에서 만나기 전
시간을 민서할머니와 봄 나드리 잘 했습니다.
민서할머니!
맛난 점심도 사 주셨고, 안내도 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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