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밥 먹여 주나?
전체가 밝은 색인데,
무늬가 또렷이 잡히지 않아서 수동 조절을 해서 찍었더니 색이 어둡게 나왔습니다.
도배일 이틀 째 날이였습니다.
(이번에는 장폭 합지라 광이 넓어서 풀칠을 하고 나면 무게감이 제법 있었습니다.)
줄자로 재어서 막대자로 재단을 하는데,
긴 막대 자로 대면서 어디를 중심으로 대라는 준서외할아버지 말에,
준서외할아버지는 바로 앞이고, 준서할미는 멀어서 반사 된 빛에 세밀한 그림의 선이 보이지 않으니
아까처럼 하트 모양에 대라 하고,
준서할미는 하트가 아니고 돼지코이구만이라 했더니
그래도 긍정으로 생각해서 하트라 하면 더 좋지라 하고,
준서할미는 " 사랑이 밥 먹여 주나?"
준서외할아버지 "사랑이 밥 먹여 주는 것이지...."
그말을 하고는 둘이서 깔깔 웃었지요.
오늘 사진을 찍고 보니, 하트도 보이고, 돼지 얼굴도 보입니다.
도배일 첫날은
준서할미는 이렇게 이렇게 하면 몇 무늬를 띄어서 재단을 해야 한다고 했고,
준서외할아버지는 아니다라 하고는 준서할미 말대로 종이를 재단 한다고 재단을 했던 모양이었습니다.
준서할미 봐라 이렇게 되었잖아라 했더니
당신이 하자는대로 했는데, 그새 잊어버렸나?
치매가?
치매라도 치매 아니라 해야 당신에게 이롭지라 하고는
말을 잘 못 알아 듣는 것은 뭐라고 해요?라 했더니
그것은 바보등신이지....
이번 집일을 하면서
양반도 되고, 왕족후예도 되고,
바보등신도 되고, 치매도 되고,
웬 난데 없는 사랑타령도 하고,
아뭏턴 우스개 소리를 하면서 깔깔 웃으면서 일을 했습니다.
둥근 톱날이 돌아가고, 콤프레샤에 줄을 연결해서 타카를 치는 한번도 하는 것을 본 적도 없는
위험하고, 어려운 일을 하면서 힘은 들었어도,
전문가에게 맡겼던 일들을 우리 부부가 해 내는데 뿌듯함과 재미가 있어서였을 겁니다.
이제 우리 부부가 할 수 있는 일은 2일정도 남았고,
2층집 수리 끝나고, 서울을 거쳐 과천 결혼식에 다녀 온 다음 주에는
내친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거실의 오래 된 몰딩을 할려고 재료를 사다 두었습니다.
어찌 일이 될려니
이웃 친구 남편은 재료를 사다 주시고, 공구들을 빌려 주셨고,
도배지를 사온 도배지 지물포 주인께서는 첫 거래인데 도배지를 선택 주문하고
장판지를 재러 따라 오셔서는
천정지는 비 오는 날 페인트 칠을 못해서 미리 붙여 놓은 것과 석고보드 부친것, 몰딩 한것을 보고 가셨는데,
도배지를 찾으러 갔더니 일을 하러 가셨고,
도배 하는데 꼭 필요한 소소한 도구 2개를 빌려 드려라 했다면서 빌려 주셨습니다.
몸으로 하는 일들도 요즈음은 각종 도구가 필요 합니다.
몸으로 하는 일들은 어느 구석엔가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나이가 들어 여유로워 진 맘이
그 지긋함으로 처음 해 보는 일들도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배워지게 되었습니다.
일을 마치고는 늘 진심으로,
" 당신 수고 했어요. 어찌 일을 그리 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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