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몸이 고단하면 먹고 싶은 것들.

이쁜준서 2012. 11. 6. 06:30

 

 

 

몸이 고단하면 외출을 하기 싫습니다.

요즈음은 한번씩 나가서 찬거리를 사다 놓고 잘 나가지 않습니다.

 

오늘은 월요장이라 부르는 요일 장날입니다.

생선은 흔하면 재래시장이나, 요일장날이 싸고, 잘 잡히지 않으면 마트가 쌉니다.

요즈음 제철이 시작 된 피홍합은 요일장이 싱싱하고 쌉니다.

한동안 잡히지 않는다던 생물 오징어는 요즘 잘 잡히는지? 오늘 월요 장에서는 살아 있는 것이

2마리 5,000원 인데 그 크기도 참했습니다.

 

나가면서 일단 은행에 들리고,

페인트가 조금 모자라서 페인트 상회에도 들리고,

토요일 결혼식 참석차 서울 가는 기차표도 여행사에 들려 예매을 하고,

월요시장에 국산콩 콩나물 사러 갔다가, 물오징어도 사고,

오다 재래시장에서 무 한개와 얼갈이 배추를 샀습니다.

재래시장에서 오리 한마리 포를 떠 왔습니다.

오리 고기를 구으면 기름이 많이 나오지만 막상 고기에는 기름기가 적어서 먹고 나면 속에 부담이 없습니다.

 

병원 가는 것이 쉽게 되지 않아 엔간하면 참습니다.

일주일 전에 아플 것 실컷 아펐다가  낫질 않아서 이비인후과에서 3일분 약을 처방 받아 왔는데,

싹 낫지 않고, 기분 나쁠 정도로 순배순배로 아팠는데,  이비인후과 앞을 지나 오는 길이여서

핸드카에 장본 것을 싣고서 들려 왔습니다.

 

밥 맛이 좋을 때는

육고기도, 생선도 맛이 있고, 쌈도 맛이 있고,

몸이 고단하고 밥 맛이 없으면,

예전 자랄 때 엄니께서 해 주신 음식들이 먹고 싶어 집니다.

 

콩나물 밥과 얼갈이 배추 삶아 된장 넣고, 끓이는 그런 것이 입맛에 맞습니다.

시간이 널널할 때엔 고사리 삶고, 도라지 나물도 하고, 미나리 나물도 하고, 콩나물도 하고,

비빔밥이 상큼 합니다.

 

지금 이 시간 정말로 먹고 싶은 것은

가을 논에서 잡아  마당에 솥단지 걸어 놓고, 가을 채소 삶아 넣은 추어탕이고,

민물과 바다물이 만나는 강 하구에서 잡아 온 재첩조개로 끓인 조개국입니다.

준서할미 어린 시절에, 벼를 수확한 뒤 미꾸라지도 잡아 보았고,

강 하구에서 재첩도 잡아 보았습니다.

그 시절에는 오염이 되지 않아서 강 바닥에 앉아서 손을 물 속으로 넣으면

재첩조개가 한 웅큼씩 올라 왔었지요.

 

대나무로 만든 낚시대 들고 바다가로 가서 잡아온 꼬시래기 마당에서 산채로 손질한 회가 먹고 싶습니다.

지금도 울산에 가면 꼬시래기 회 파는 곳이 있다 했습니다.

꼬씨래기 회가 있다 해도, 그 때 그 맛은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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