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짚이 공룡알처럼 말아 놓으면 발효가 되어 소들의 좋은 먹이가 된다 합니다.
딱 요즘 세월을 닮았습니다.
이렇게 콤바인으로 탈곡을 하고 볏짚만 덩그렇게 남은 것만해도 황량한데,
이 볏짚 마저 이 땅에 돌려 주지 않고,
농기계로 공룡알을 만들어서
싹 거두워 버립니다.
추수가 끝나고 볏 짚마저 없는 빈들은 황량하기만 합니다.
딱 이세월의 자식과 부모 같습니다.
우리 엄니의 언니 되시는 큰이모님도 가시고,
그 언니가 가시고 20여년을 더 사시다 우리 엄니도 가시고,
그 두분은 우리 아랫 대에게는 엄하신 분이셨으나 성품은 다르신 분들이셨다.
이모님께서는 불뚝 성질이 있으셨던 분이시라
상대방의 형편을 앞 뒤 배려 하시는 분이아니시라 맞지 않다 싶으면 그 순간 불 같이 화를 내셨고,
여자 이시라도 그 때 형제나 조카들이 너무 억울해서 아니라는 말을 하면
손이 올라가는 남자 같으신 분이셨다.
그러나 마음보가 크신 어른이셔서, 그 어려운 시절에도 동생들을 불러 모아 맛난 음식을 실컨 먹게 해 주시기도 했다.
우리 엄니께서는 남들이 연사배라 할 정도로 정도 많으시고, 싹싹하셨는데도,
우리 자식들에게는 엄하신 분이셨다.
당신의 손자들에게는 그렇지 않으셨지만.
당신들의 부친께서
정직한 사람에게는 머리에 신이 깃든다는 말을 한국말로 그대로 하면 조금은 어패가 있지만,
일본말로 하시는 말을 풀이 하면 그런 것이고,
일본에서 오래 사시면서 5남매 자식들 중 위로 세자식을 결혼 시키고, 해방이 되어 돌아 오신 분이시라
한국에 나와 사시면서도
고약을 만들어 놓으셨다가 동네분들에게 필요 할 때마다 주셨고,
동네분들이 하루 일기는 보시는 분이시라면서, 대소사를 의논하러 오는
기개가 높으신 분이셨다.
당신들의 어머니께서는
들에 일을 끝내고 밤 시간 잠자리에 드셔도 런닝만 입으시지 않으시고 적삼을 그 위에 입고 주무시는
말 수 적으시고 깐깐한 분이시라
그 분들의 훈육을 받으신 분들이시고, 어려운 시절을 살아내신 분들이라 강하셨던 분들이시다.
요즘 지금의 세월은 자식들에게도, 앞 뒤 경위 없이 불뚝성질을 부려서는 않되고,
자식들에게도 자초지종도 들어 주어야 하고, 그 행동들이 맞지 않아도 사랑으로 감싸고 또 감싸야 하고,
유치원, 초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직장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도 많기에,
준서할미 세대가 받았던 엄한 훈육을 할 수 없고, 그저 이해하고 사랑으로 감싸주어야 하니
어른이라고 어디 불뚝성질을 자식들에게도 부릴 수 없는 것이고,
우리 이모님처럼 동생들에게 그런 성질 한번만 부렸다면 다시는 동생들이 발걸음도 하지 않을 것이다.
연사 배 이신 우리 엄니도 자식들 훈육은 정직을 강조 하시고, 엄 하셨는데,
준서할미도 3층 집에서 친척분들이 왔다 가시면 꼭 대문까지 내려가서 인사하게 했을 정도로
사람의 도리를 가르쳤지만,
즈그가 성인이 되어 사는 지금은 어찌 살아 내고 있는지를 모른다.
준서가 올 여름방학 때 와서는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경어를 곧 잘 사용했다.
경어가 어떤 것인지?(경어이란 말의 뜻이 아니고, 그 때 그 때의 사용하는 경어의 말)
잘 몰랐는데, 이젠 경어를 많이 알아 졌다고 했다.
자랄 때 엄하게 훈육을 받은 우리 아이들도,
어찌 밖에서 행동하는지는 모른다.
몇일전 독감예방 주사를 맞고 오는 길
도로변의 녹지의 모습입니다.
이 낙엽이 있는 곳이 다 양지였어도, 다 음지였어도
사진을 찍지 않았을 겁니다.
곧 수분이 마르면 바람에 사방으로 날리겠지요.
경노당의 어른들께서 하시는 말씀인
아직 핏물기 남아 있을 때..... 란
인생이라면 딱 그 때 모습입니다.
어른이 불뚝성질을 부릴 수 있었던 그 세월이 그립다.
길가에 침 뱉는다고 야단을 친 30대가 고등학생 집단에게 맞아 죽는 그런 사회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
어른만 실종 된 것이 아니고,
정의도 실종 된 사회에 우리가 발만 담근 것이 아니고,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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