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사람 한 분이 가시는 길에

이쁜준서 2012. 9. 14. 18:32

 

도시생활이나 농촌생활이나

예전 같으면 한마당에 육촌이 난다 할 만큼 가까운 친척인데,

경조사의 큰일이이 있어야

사촌을 만나고, 육촌을 만날 수 있는 작금의 세월이다.

 

종시숙 한분이 돌아 가셔서

장례식장이 있는 병원으로 갔더니,

발인이 하루 뒤인 오늘이었고,

발인식이 05시이기도 했고,

준서할미는 종방간 11동서 중에서 중간쯤 되는데,

칠순을 훌쩍훌쩍 넘기신 위로 두분 형님도

계셔서 남게 되었는데,

 

종질들도, 결혼한 종 질녀들도, 질서들도

오랫만에 보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손님들이 오시는 수부에 양쪽으로 서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상조사에서 나온 두 여자분들께서

손님 상차리고, 손님 상 치우고를 해서

그 부분에서는 별로 거들 일은 없었으나

객지에 나가 있는 조카나 질녀들이

자기 엄마들을 은근히 챙기고,

 

팔순이 내일 모래인 맏 시숙님은 전담으로

그 시숙님 아들들은 즈그들도 대학생 학부형이 되는 정도라

아직 결혼하지 않은 사촌 동생 한 사람 중에서

전담으로 챙겨 드리게 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오랫만에 본 질서들도 세월이 훌쩍훌쩍 지난 모습들이었으나,

숙모님! 숙모님! 하면서 챙기는 모습들에서 그래도 예전 새신랑이던 때는

참으로 참하다 싶었던 모습을 떠 올리기도 했었다.

 

가신 분도 칠순이 넘으신 분이시지만,

조금만 더 살다 가시지 싶은 아까운 연세이시나

 

어찌보면 야박스럽게,

시간으로서 하루가 아니고, 밤으로서 하루가 지나면

입관을 하고,

또 두번째 밤이 지나니,

화장장에서 차례 기다리는 그런 모습이 싫어서

발인식은 05시보다도 빨리 지내고 버스가 출발 할 때가 05시 16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화장장에 가니 화장을 하고,

또 납골당으로 가서 절차대로 모시고,

49제를 지낼 절로 영가를 모시고,

 

그러고는 하마 납골당에서 형편대로 따로 갈 사람은 가고

타고 왔던 차를 타고,

출발했던 장례예식장으로 가고,

가족들만 절로 갔을 것이다.

 

그 중간 중간 가족들은

더 애타게 하는 울음도 있었고,

참석한 온 형제 친척들도 울게 되는 것이 있긴 했지만,

사람 한분이 이 세상 마치고 가시는 길은

그렇게 야박스럽게 끝이 났다.

 

삼가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빕니다.

작금의 세상은

인정이 말랐다 하는데,

마지막 가는 길도 인정으로 보면 야박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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