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부추
이번 강원도 여행길에서 여분의 밧데리를 가지고 가지 않아서 사진을 담으면서 귀한 꽃 하나를 만났어도
요리 조리 이쁜 모습을 담지 못했다.
강원도 쪽의 식물은 남쪽에 없는 식물들도 있고,
남쪽에 있으나, 처음으로 만난 식물들도 있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 이번 강원도 여행길의 꽃 사진을 정리해서 포스팅하면서,
작은 컴팩트카메라로 접사가 잘 되어 보았자, 성능 좋은 카메라에 렌즈를 갈아 가면서 찍은 사진에는 댈 것도 못 되는 것을,
접사가 잘 되었다 해도,
그야말로 100보 50보 차이일 뿐이라 싶었다.
결국은 맘의 문제이다.
사진을 담는 그 순간을 내가 즐거웠다면 된 것이다.
블로그 벗님이신 수기님을 봄에 수목원에서 만나 얻은 것이다.
수기님의 고운 맘이 꽃으로 피었다.
고등학교 때 친한 친구가 있었다.
졸업을 하고, 더 친해진 친구인데,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너가 제일로 친한 친구인데, 너 한테는 가스나란 말이 나오질 않는다 했다.
한 10여년 전에 서울에서 친구 아들 결혼식에 모인 친구들이 한 친구의 집으로 모였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친구의 장농문을 열고, 이 옷을 달라는 사람, 가스나야~~~ 라 하면서 서로간 흉허물 없이 이야기 하는 사람....
옛날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 간 듯 했다.
그러나 지금도 친하다고 상대 친구를 막 대하지는 않는다.
나이차가 한참 나서 상대는 준서할미에게 예를 하고, 준서할미는 친구의 딸 이름으로 부르던 친구가
자식 결혼을 시키고, 손주를 보고 나서는
[했어요. 그랬어요. 그래요라고 말을 높이는 쪽으로 변해 간다.]
준서할미는 친정 엄니께 엄하게 자랐고,
초등학교 3년과 중학교를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처럼인 시골에서 자랐기에,
여자로서 지킬 것도 많게 훈육을 받게 자란 것이 준서할미 세대이다.
준서할미에게는 아주 오랜 세월을 보면서 지낸 친구들이 내가 살고 있는 같은 도시에 있다.
그 친구들은 흉허물 없이 지내는 관계는 아니고,
서로를 배려하는 맘으로 지냈기에 주어도, 받아도 부담이 없는 친구가 된것이다.
친구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나누기도 하고,
준서할미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나눔을 받기도 한다.
40여년을 보고 지낸 사이도,
15여년을 보고 지낸 사이도,
10여년을 보고 지낸 사이도 있다.
친구란 10여년의 세월을 넘어서야 진정한 친구가 된다.
사람의 천성이란 변하기 어려워서, 10여년을 지낸 사이가 되어야,
상대의 친구가 분명 허물인데도, 변하지 않는 것을, 배려심으로 껴안을 수 있어야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이다.
그간의 10년 세월이 녹녹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런 세월이 지나야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이다.
'샘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만감 (0) | 2012.09.25 |
---|---|
오랫만에 걷기 운동을 나가고, (0) | 2012.09.23 |
사람 한 분이 가시는 길에 (0) | 2012.09.14 |
준서와 준서에미 (0) | 2012.09.11 |
살아 가는 이야기 (0) | 2012.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