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서가 여름방학에 와 3주를 있었고,
준서와 함께 준서네를 가서 또 3주를 있었고,
초상연락을 받고 온 것이 13일이었고,
이래 저래 일도 있고,
오늘 9월22일 참으로 오랫만에 금호강 둑- 달성습지- 쪽으로 걷기 운동을 나갔다.
여름에 두번이나 풀을 베어 내고 로타리를 치고 비워 두었던 공터는 코스모스 씨를 뿌려
코스모스가 핀 곳도, 이제 곧 피어 날 코스모스 꽃몽오리가 다닥다닥 맺힌 곳이 더 많았다.
이 안개 낀 길은 더 멀리서는 뿌연 안개로 보였던 곳이
걸어서 앞으로 앞으로 나가도 저만치는 또 뿌연 안개로 보였으니
안개 속으로 걷고 있는 것이여서
나중에는 옷에 습기가 배어 들었다.
금호강 둔치에는 태풍 산바 때 물이 차 올랐던 것이
아직도 다 마르지 않고,
사람 발자국도, 고라니 발자국도 어지롭게 찍혀 있고,
둑에서 둔치 쪽으로 내려가는 돌계단 7개까지 물이 차 올랐던 모양이다.
걷기 운동 오가는 길 녹지에 감나무가 있었는데,
아랫쪽까지 감이 참 많이도 달려 있었는데,
긴 감나무 가지는 잡아 당겨서 부러져 풀밭에 던져져 있고,
긴 작대기도 풀밭에 던져져 있고,
높은 곳에는 아직도 감이 참 많이도 달려 있었다.
그래도 가을 열매와 가을 색을 담을 수 있어 다행이다.
친구가 밭에 심어 두었던 콩이 콩깍지는 많이 달렸는데
정작 알이 얼마나 영글지는 모른다.
간장도 넉넉하고 된장도 넉넉하다고,
내년 간장은 콩 5되만 담아야 겠다 했고,
준서할미는 기후가 예전 같지 않아서
된장도 넉넉해도 묵혀 먹으면 되는 것이고,
간장도 묵혀 먹으면 되는 것이라
예년처럼 담글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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