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포만감

이쁜준서 2012. 9. 25. 21:30

 

 

호박 잎

 

준서네에 가서 3주를 있다 왔다.

돌려서 말하자면 준서외할아버지 혼자서 3주를 있었다는 것이기도 하다.

혼자서 시장기만 면할 정도로 먹고 살았으니,

여러 맛으로의 음식에 고팠을 것이라, 바꾸어 가면서 음식을 해 먹고 있다.

이젠 거의 다 해 먹어 보았지만,

딱 이시기에 맛나는 호박잎쌈을 강된장으로 하는 것이나,

맵지 않은 풋고추에 밀가루를 입혀 쪄서 양념장에 묻혀 내는 것은 아직 못 해 먹었다.

 

요즘 건강식으로 이야기 하는 것은,

싱겁게 먹고, 소식하고, 육류고기를 적당하게 먹고, 각종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라 한다.

 

 

 

추석 파란 나물거리

 

 

싱겁게 먹으니 음식 맛이 감해지고

적게 먹는 것은 쇠도녹인다는 젊은 시절도 아니니 적당하게 적게 먹어 지는 것이고,

육류고기는 한번에 먹는 양은 적게, 그러나 자주 먹어 주고, 지방 섭취는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하니

그 또한 실컨 먹어 기분 좋을만큼 먹는 것이 아니고,

각종 채소로 반찬을 하기는 해도,  손 가득 채소 쌈을 얹고, 고기를 얹어 입 크게 벌리고 먹고, 또 먹는 것이 아니고,

그야말로 적당하게 건강식으로 먹고 사는 것은

먹고 싶은 음식을 배 부르게 실컨 먹었을 때 오는 포만감은 없는 것이다.

 

평소 그렇게 먹고 사니,

한번씩 호호 불면서 맵게도 먹고 싶어 지고, 음식맛이 살아 나는 간으로도 먹고 싶어진다.

3주를 혼자 지냈던 준서외할아버지는 늘 배 고픈 것만 면할정도로 먹고 살았으니,

포만감 있게 그런 식사를 하고 싶었을 것이라 싶어,

 

준서네에서 집안에 초상이 나서 부랴부랴 내려 와서 이틀 후에 집에서 아침밥을 처음으로 했는데,

그 아침밥을 콩나물 밥을 했다.

생선찌개도, 생선구이도 했었고, 육고기도 했었고, 각종나물 반찬도 했었는데,

어제는 대목물가 잡기의 일환으로 농산물직거래 장터로 가서 사온 쇠고기, 돼지고기가 좋았다.

쇠고기는 1등급 고기였는데, 용도에 따른 부위별로 사온 고기 중에서 불고기 감으로 사온 것으로

불고기를 했다.

각종 양념 맛이 배어 든 불고기를 준서외할아버지 포만감이 있도록 맛나게 먹더니,

남은 고기로는 숯불로 석쇠에 구워 먹자고 한다.

고기가 특별하게 맛이 있으니 그런 욕심이 생기는 모양이다.

 

준서할미가 살아온 세월 중에는 배 고픈 시절도 있었지만,

육고기를 1년 중에서 설명절에만 동네가 잡아 한 한 몫으로 들인것으로는 떡꾹에 넣고, 쇠고기 국을 끓여 먹었지

지금처럼 살고기를 양념하거나 소금구이로 먹지는 못했었어도,

 

 

 

첫번째 씨 뿌린 거은 새가 흩어 버리고 두번째 씨뿌린 것이 아침, 저녁 쌀쌀하니 잘 크지 않았다.

이젠 이만큼 컸으니 서리 오기 전에 쌈거리가 될 수 있겠다.

 

 

나물 넣고, 된장넣고 쓱쓱 비벼서도,

손 가득 쌈거리 얹고, 보리밥 한 숟가락 얹고 입 크게 벌려 쌈으로 먹었어도,

그 때는 배추 농사를 자연적으로 지었기에 속이 꽉꽉 찬 배추가 아니고, 푸른 겉잎이 많은 배추로 담은 김치를

고추가루 양념도 슬쩍 한 그런 김치였어도, 길이대로 밥 숟가락에 얹어 가면서 먹었어도,

식사를 하고 나면 정말로 기분 좋은 포만감일 때가 많았다.

가을이면 추어탕을 끓여 정말로 포만감있게 먹었지만, 요즘 어디 제대로 된 추어탕을 먹을 수도 없는 것을.

 

 

어찌 생각하면 요즘 사람들은

그 시절과 비교하면,

좋은 옷, 좋은 먹거리, 좋은 집에 산다고 하지만,

좋은 먹거리는 식재료부터가 않되는 것이고, 좋은 옷, 좋은 집에 산다고 해도,

어찌 보면 갇혀 지내는 것 같다.

 

내일은 제대로 양념이 배어 숙성된 불고기를 숯불을 피우 석쇠고기로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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