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준서아빠 전화

이쁜준서 2012. 5. 5. 20:48

 

오늘은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바로 다가 오니  세상의 자식들이 한 지붕아래 잠이라도 자는 자식이나,

근거리에 살고 있는 자식이나 카네이션을 사들고 더러는 금일봉이나 선물을 들고 찾아 뵙고 부모님께 드릴 것이다.

준서할미도 아직은 시어머님이 계시니 자식이다.

 

준서할미는 아직까지 카네이션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친정엄니는 부산에 계셔서 어버이 날이라고, 명절이라고 매번 찾아 가 뵙지 못하고 살았고,

한집에 계시는 시어머님도 계시는데, 아이들에게 카네이션 받는 것이 죄송스러워 아이들이 초등학생인 때

엄마는 나중 할머니들이 다 가시고 나면 그 때부터 받겠노라 했었다.

 

준서아빠가[사위] 방금 전 전화를 해 왔다.

명절에, 준서할미 생일에, 날씨가 차거워 지는 어느 날에 전화를 해 오는 사위이다.

수도권에 있고, 준서할미는 지방에 있어, 명절에 오지 말라고 하고, 여름방학에 때 맞추어 여름휴가를 내고

휴가 다녀 오면서 준서를 데려다 주고 1박을 하고 갈뿐이다.

겨울방학에 왔다 간다.

준서를 데려다 놓으러 와서 하루 쯤 묵어 갈 뿐이다.

 

어버이날이 가까워 지고, 준서에미 맘이 헤아려져서 전화를 한 모양이다.

어머니 한번 놀러 오세요.

날 잡아 어느 날 오너라 하시면 휴가내고 가겠습니다.

진중한 사람이라 허투로 말을 하지 않으니 바뻐서 못 오니 죄송한 맘에 하는 말일 것이다.

즈그덜 부부간에 서로를 배려 하면서 살아 가는 것도 좋고,

준서에게는 - [딸바보]- 가 되어 공휴일 잔치 다니고, 돌잔치 다니면서 준서 데리고 다니는 것도 좋고,

준서를 데려다 주거나, 수도권에 볼 일이 있어 들어가면 준서할미 챙기는 맘도 좋고,

그러면 되었는 기라.

 

 

하도 세상이 뭔 날이라면 요란법석을 떨어서 준서할미는 우리가 이렇게 잘 사는가? 싶다.

자식들 즈그 결혼기념일 챙기는 것이야 변해진 세상에서 꼭 해야 할 일이라 치부한다 쳐도

부모님 결혼기념일이라고 금일봉 전해 드리기도 하는 것을 보면 부럽기 보다는 그 자식들이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를

받는 부모가 아실런가? 싶어진다.

요즘 젊은 부부들 부부가 버는 돈이 결코 적은 돈이 아닌데도 나가는 돈이 많아서 늘 부족할 것이다.

일단 어린이집을 4살부터 시작하면 8살 초등학교 입학 할 때까지 4년을 다녀야 하고,

어린이 집에서도 영어학습이다. 특별학습이다 하고 또 내는 돈에다가 현장학습비도 내어야 하고

아마도 요즘 아이 하나 키우는 것이 예전 7남매 8남매 키우는 것보다 돈이 더 들지 싶다.

 

요즘 세상에 딸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 딸바보]라 하던데

준서아빠가 작년부터 그 [딸바보]가 되었다.

준서 키가 많이 컸다면서?

준서 더 이뻐졌다 하던데?

어머니 준서 키도 컸고, 더 이뻐지기도 했고, 준서랑 둘만 있어도 준서가 알아서 다 하니 같이 있어만 주면 됩니다라 했다.

작년만 해도 혹 저하고 둘만 있다 어디라도 다치는 일 생길가봐 맘 조렸는데.... 이젠 괜찮습니다.

 

느그들 바쁜데 도와 주지 못해 미안하다 했더니,

어머니 괜찮습니다. 저희들 잘 있습니다.

준서엄마가 많이 바쁘지만 준서도 잘 있습니다.

한번 놀러 오세요라고.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어,

세상의 자식들이 힘겨운 달이기도 하겠다.

준서할미는 내 눈 앞에 있을 때만 잘한다 말 해두고는  내 딸들, 준서마저도 생일이라도 전화 한통화 하지 않고

지내는 것이 수년 되니, 이젠 딸래미들 생일날도 잊고 지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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