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양해를 얻고 담아 온 것입니다.
올 해 일흔 다섯이라 하셨습니다.
와룡산 산 자락 정말로 손바닥만 땅을 일구어
도라지도 심고, 밭가로는 돌나물을 뿌려 키웠고,
보이는 투명 비닐 안에는 돌나물이 들어 있었고,
꺼먼 비닐 안에는 초록으로 보이는 것은
좀 굵은 도라지는 약으로 먹을려고 도라지 밭 손질 하면서 캤다 하셨고
그 속에는 아마도 또 다른 나물이 들어 있을 겁니다.
유모차에 잔뜩 실려 있었는데 작은 계곡이라도 저렇게 물을 뜰 곳이 없는 산이라
이 물병은 어디 생수라도 떠 오십니까? 했더니
유모차가 앞쪽에 이렇게 물병을 얹어야 무게가 맞아 끌기가 좋아 집에서부터 실고 왔지요라 하셨지요.
시장에 팔러 가십니까?
(아니다 말씀은 하지 않으셨고,)
내가 모를 때는 이렇게 나물을 해서 제일 좋은 것을 자식에게 주었는데,
어느 날 우리 동네에 뜯어 보지도 않은 나물봉다리가 쓰래기로 나와 있어서
그 뒤로는 달라 소리 하지 않으면 않주구만이라고.
요즘 젊은 것들 나물이고, 반찬이고 줄 필요가 없지요.란
말씀에 준서할미 맘까지도 얹어졌지요.
이 분의 며느리가 그런다 했습니다.
어머님!
변해셨습니더. 왜 그러세요?
즈그가 달라 하지 않으면 않줍니다. 않주는 것이 맞더구만요.
엄마가 저렇게 손바닥만 땅을 일구어 키워내신 나물들을,
또 내아들이 잘 먹는다 싶어서 만든 반찬을 주면
준서할미 세대는 참으로 귀하고 귀해서
우리 엄니가 농사 지은 것이고,
우리 엄니가 들에서 하나 하나 손가서 해온 들나물이고 싶어
나물을 씻으면서 한 잎이라도 건지고 건졌는데,
변해진 이 세상은
갖고 가도 얼마간 냉장고 두었다 버리는 것이 많고,
쓰래기 나온 것을 보면
바로 버리는 것도 있습니다.
그것도 쓰래기 봉지에 넣어 버리는 것은 덜 보이지만,
봉지도 아까워서 몰래 버리니 보게 됩니다.
어떤 때는 쌀도 조금 변한 것을 포대기채로 버리기도 하고,
상한 밥 솥채로 버리기도 하고,
친구는 이사를 간 학생 방에서
깻잎장아찌가 손도 않댄 듯 하다며서 가져다 먹습니다.
준서할미가 맛을 보았는데, 맛도 있었습니다.
이젠 변 해진 이 세상에서는 즈그 엄니가 만들어 주는 반찬이
맛이 있는 것이 아니고,
매식이 입 맛에 더 맞은 세대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이래도 엄니들이 변했는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