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씨래기를 삶으면서

이쁜준서 2012. 2. 12. 12:06

 

설화

찬방이라도 정남향이라 햇살이 가득 들어옵니다.

아껴 두었다 봄에 옥상에 올라가 피면 좋으련만

자꾸만 혼자서 꽃대를 올립니다.

 

 

무청씨래기를 한 엮거리 삶으려 했더니 큰 냄비도 적어서 아예 스텐찜통에 삶았다.

준서할미는 나물을 삶게 되면 나누어 주는 사람에게 씻어서 먹을 수 있게 해서 주게 된다.

묵나물이나 씨래기는 여러번 씻어야 하는데,

한재기 정도씩 따로 따로 수도물을 털어 놓고 씻어야 흙을 말끔하게 씻을 수 있는데,

그것도 여러번을 행궈야 하니

어제 온 텃밭친구에게 이번에는 삶기만 해서 줄테니 내일 가져 가라 했다.

 

 

 

 

씨래기를 삶아서 씻어서 울궈낸다고 담가 놓고 있으면 너무도 기분이 좋다.

씨래기를 깔고 고등어를 얹고, 된장양념에 부글부글 찌져서

받숟가락에 씨래기를 돌돌 말아 얹어 먹을까?

아니면 밥은 한 숟가락 넣고, 씨래기를 고개 뒤로 약간 재끼고 먹을까?

 

무채를 썰어 넣고,

갖은 양념을 넣고 무쳐서

된장 청양고추 넣고 바글바글 끓여서 나물 넣고 비벼서 먹을까?

 

돼지등뼈 사다 씨래기 넣고, 들깨가루 넣고

걸쭉하게 해 먹을까?

 

씨래기 넣고 씨래기 밥을 해 먹을까?

씨래기 넣고 경죽을 끓여 먹을까?

시골에서 초등학생 시절은

저녁은 곡식 아낀다고, 콩나물 한시루 길러서 콩나물 죽을 끓이기나

무청씨래기 넣고 된장 풀어서 나물경죽을 끓여 먹었다.

 

 

큰꽃기린

겨울 찬방에서도 꽃이 핀다.

 

시골에서 겨울에 점심대용으로 고구마 삶고,

아침에 먹었던 식은밥 한덩이 넣고,

김치 쏭쏭 썰어 넣고, 김치밥국을 끓여 먹기도 했지만,

김치밥국은 점심에나 해 먹지

한끼 식사로 죽을 끓일 때는 하지 않았다.

 

쌀 조금 씻어서  콩나물이나 나물을 넣고 죽을 끓였었지.....

 

씨래기가 있어

친구도(텃밭친구) 주고

준서할미도 먹고

씨래기에는 사람의 인정도 묻어 납니다.

 

아주 아주 즐거운 기분이다.

어제 어둑해서 불을 껐기에 밤새 그냥 두었다

조금 전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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