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발이 시원치 않아서 어쩌다 딱딱한 것의 수준도 못되는 단단한 음식을 먹으면서 동글동글 돌리면서 먹는다.
그러다보니 마른오징어는 먹지 않는데,
준서네에 건어물은 준서할미가 늘 사서 택배로 보내는데,
년말에 온다고 한 말을 듣고는
건오징어가 다 먹었지 싶어서 한축을 준비 해 두었다.
혼자 남아 있을 준서가 찾을까 싶어 한마리 빼 놓고 주었다.
그저께 생땅콩을 궁중팬에 볶았다.
밥을 배부르게 실컨 먹을 때가 별로 없는 사람인데,
시래기 참치 넣고, 된장에 푹 지진 것이 있어 점심을 배 부르게 먹었더니
저녁 생각이 없었다.
땅콩을 몇알 먹다보니
마른오징어 한마리 생각이 났고,
반마리를 구워서 땅콩이랑 먹었더니
오징어의 딱딱함이 훨씬 부드러워졌고,
평소 술을 먹지 않는데도
연꽃을 어찌 어찌 해서 담은 좋은 술이 선물 들어 온 것이 있는데,
그 술이 향이 지긋하긴 한데, 소주보다 도수가 높은 것 같았다.
사기로 된 법주 잔에 한잔 따루고,
술 먹은 정취야 모르지만
어찌 되었던간에 오징어와 땅콩과 혀 끝으로 조금씩 먹는 술은 잘 어울렸다.
사과 한개를 입가심으로 먹는 것으로
저녁 한끼를 때웠다.
왜?
땅콩과 오징어를 먹으면서 술한잔을 먹었을까?
지긋한 연향에 녹았을까?
녹았다 해도 전 같으면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니
아마도 준서할미 나이가 가져온 일탈이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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