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기차를 타고서

이쁜준서 2011. 12. 18. 10:19

 

 

 

 

서울 목동이란 곳에서 하는 결혼식을 참석하고 왔다.

칠순을 넘기신 시숙두분, 예쉰을 넘긴 시동생, 준서할미 일행은 단촐했다.

목동이란 곳을 처음으로 가는 것이라 서울역에 내려서는 지하철 5호선도 없다 하고 영등포역에서는 지하철을 한번 타고

환승을 해야 한다해서

안산에서 조카가 동서와 함께 광명역으로 나오기로 하고 광명역에서 함께 타고,

그 싹싹한 네비안내양의 고은 음성 지시대로 결혼식장이 있는 지하 3층 주차장에 무사하게 차를 주차시켰다.

서울은 차들이 막히면 시간을 예측할 수 없다더니 우리 결혼식 뿐만이 아니고, 결혼식 시간보다 다들 일찍 온 사람들이 북적였다.

지방과 다른 모습중의 하나였다.

 

수도권에 살고 있는 친척들도 만나고,

결혼식도 마치고, 식사도 마치고 알고 보니 영등포 역은 그리 멀지 않아 택시로도 움직일 수 있는 거리였다.

또 네사람이 택시를 타고 영등포역으로 와 예매 해두었던 무궁화호를 타고 내려 왔다.

영등포 →   평택   성환     천안     전의   조치원   신탄진   대전   옥천   이원   심천   영동   황간   추풍령   김천   구미   사곡   왜관   대구   동대구

거의 4시간이 걸려서 대구역에 도착했다.

역마다 정차하는 것은 아니고, 아주 작은 역은 서지 않았고, 옥천과 이원역사이는 4분여 걸렸는데도 바로 다음역인 이원역에 정차를 했다.

아마도 기차를 이용하는 이용객이 많은 정도에 따른 듯 했다.

 

영등포역에는 10여년 전 가 보았던 곳인데, 그동안 아주 많이 변해 있었다.

넓었는데도 아주 깨끗하게 세련되게 보이지는 않았다.

아마도 지하철 노선이 많이 지나가는 곳이고, KTX도 하루 2번 밖에 서지 않아서 그렇겠거니 했다.

KTX때문에 새로 생긴 광명역등은 참으로 웅장하게 지어져 있고, 

준서할미는 서너번 간 곳이라도 잘 모르니,

일단 2번 게이트가 있는 곳까지 와서는 밖으로 나와 주변을 보면서 마중 나온 동서와 전화 통화를 하고 만났다.

 

KTX는 기차역사를 볼 여유도 없이 몇군데 서지도 않고 달리기만 하는데

무궁화호를 타고 보니, 정차 하는 역이 많아서 찬찬하게 정차한 역을 볼 수 있었다.

큰 역사들은 역사 안에 편의시설도 잘 되어 있고, 안내도 잘 되어 있었다.

프랫트홈을 아주 잘 해 두었다.

열차 한량이 정차하는 곳을 통채로 지붕이 되어 있어 역사에서 빠져 나와 프랫트 홈까지 가는 동안, 또 기차를 탈려고 기다리는 동안

비 하나 맞지 않게 되어 있었고, 기차에 타고 앉아서 기차가 정차해서 사람을 내리고 태우는 동안에

멀리 보이는 전광판에는 지금 정차한 차는 부산으로 가는 무궁화이다등으로 안내를 하고 다시 화면이 바꾸어지면 현재 시간이 나오고

시간이야 각자 가지고 있는 핸드폰을 꺼내 보면 알 수 있지만 무심히 밖을 내다 보다가 아하 몇시쯤이구나를 짐작할 수 있게 해 두었다.

작은 역사 프랫트 홈에는 대합실을 지어 놓은 곳도 있었고,

 

편리하게 에스카레트도, 엘레베이트도 큰 역에는 다 있었다.

화장실에도 화장지까지 잘 갖추어져 있었고,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도 한줄로 서서 사용했었고,

아직도 사용하는 입자에서의 민도는 더 높아져야 함은 보였다.

 

50년대의 조개탄으로 불을 때어 물을 끓여 운전 하던 증기 기관차를 탔었던 시절에는

군대를 보내거나 휴가차 왔다가 다시 귀대 할 때 부산역으로 가족들이 우르를 따라 나갔고,

겨울에는 기차가 난방되지 않아서 그야말로 이별의 부산정거장은 더 서글퍼기도 햇는데,

이젠 열차안의 난방도 잘 되어 외투는 벗어도 안방 같았다.

 

준서 할미는 여행을 할 때,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는 도시이면 기차를 탄다.

왠지 버스는 갇힌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멀미까지 나기에,

기차는 스쳐 지나가는 풍경과 멀리 보이는 경치가 준서할미 맘에 이야기들 만들어 준다.

친구가 없어도 괜찮고, 또한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공감하는 그런 친구가 동행이면 금상첨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