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은 예전은 가족이 공동체적인 면이 있었다면, 요즈음은 성인이 되면 한 지붕 밑에 살아도
저녁끼니를 함께 먹는 것이 주말도 어렵게 살아간다.
그나마 성인이 된 자식이 한 지붕 밑에 밤 늦게라도 들어 와 잠을 잔다면 그래도 가족이라는 맘의 교류가 있지만,
대학공부를 한다고 객지로 짐 싸 보내고 나서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졸업하고 직장을 객지에서 갖게 되면
결혼을 시켜 보낸 자식이나 결혼을 하지 않았어도 객지에 혼자 자기가 살고 있는 방 한칸이라도 있다면
자기집이 있어 부모가 계시는 집은 더 이상 자기집이 되지 못한다 싶다.
준서에미는 직장을 객지로 나갔고, 작은 아이은 대학원을 언니 결혼을 하기 전에 함께 살면서 다녔고, 바쁘다 보니
아이들 생일에도 준서할미가 아이들 집으로 가 있게 되던지, 아니면 아이들이 우리집에 와 있는 동안이 아니면 챙기지 않는다.
그냥 전화 한통화도 해 주지 않게 된다.
내 눈 앞에 있을 때만 해준다고 한다.
다 큰 자식들 부모 정에 메여 부담이 되지 말아라고 그리 한다.
자식이고, 딸들이라 그래도 기본적으로 엄마를 생각하는 맘들이 있어, 준서할미 맘을 섭섭하게 하지는 않음이 다행이기도 하고.
준서할미가 허리도, 무릎도 건강하지 못해 많이 아끼면서 살기에 어쩌다 야산을 가지 그 좋아하는 팔공산, 가야산을
무릎을 다친 뒤로는 못 갔다.
그러니 집안 일도 줄이고,
전처럼 몸이 시원치 않아 올해는 김장을 못한 친척집도 김치 한통 나누지 않았다.
김치 한통 들고 가면, 늘 결혼 한 딸네집 두곳, 아들네 집 두곳이 그분 한테는 걱정이라 준서할미더러 김장을 해 달라 하시면
두발로 걸어 간 사람이 요즈음 몸이 시원치 않다고 말 할 수도 없고,
이젠 감당 않되는 일은 끊고 살기로 애써 외면 했다.
상대편에게 잘 해 주는 것도 이젠 생각해야 할 나이대에 들었다.
늘 잘 해 주다 그 사람의 기대에 맞지 않으면 그 사람으로서는 서운 할 것이다.
이래 저래 인정이 메말라져 가는 세월이 씁쓰레한 하루였다.
준서할미가 변할 수 밖에 없는데, 그 변함이 서글퍼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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